돈 아끼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크랙'을 놓쳤다.
토트넘 홋스퍼 소식을 주로 다루는 영국 '스퍼스 웹'은 25일(이하 한국시간) "해리 레드냅 전 토트넘 감독이 그가 놓친 월드 클래스 선수들에 관해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최근 'ESPN'과 인터뷰를 진행한 해리 레드냅 감독은 그가 이끌던 시절 토트넘의 이적시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고 2009-2010시즌 루카 모드리치, 가레스 베일을 발굴해 토트넘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로 이끌었다.
레드냅 감독은 "나와 토트넘이 놓친 최고의 선수는 단연코 에당 아자르다. 그를 영입했어야 했다. 그를 만나보고 싶었지만, 당시 토트넘은 돈을 쓰지 않았다. 아직 아자르가 최고 주가를 올리기 전이다. 훨씬 저렴하고 어린 선수였다"라며 토트넘이 돈을 아껴 '유망주' 시절의 아자르를 영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레알 마드리드로 향하기 전 아자르는 '프리미어리그의 제왕'이었다. 2012-2013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아자르는 공식전 352경기에 출전, 110골 92도움을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프리미어리그 우승 2회(2014-2015, 2016-2017), FA컵 우승 1회(2017-2018), UEFA 유로파리그 우승 2회(2012-2013, 2018-2019) 등 총 6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자르가 첼시에서 뛰는 동안 수많은 감독이 거쳐갔지만, 아자르는 늘 첼시의 주인공이었고 전술의 핵심이었다.
래드냅 감독은 "토트넘에서 뛰었다면 아자르는 기회를 잡았을 것이다. 당시 우린 리그 2위였으며 만약 그가 있었다면 그 해 우리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토트넘이 돈을 아끼다 월드 클래스 선수를 놓친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스퍼스 웹은 "과거 토트넘은 잭 그릴리시, 윌리안 등 거대한 선수들을 놓쳤으며 더 최근엔 루이스 디아스도 놓쳤다. 레드냅이 말한 아자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재능 있는 윙어 중 한 명이었다"라고 되짚었다.
만약 토트넘이 레드냅의 말을 귀기울여 듣고 그의 영입에 성공했다면 손흥민과 양쪽 측면에서 합을 이뤘을 수도,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했을 수도, 또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 자체가 안 이뤄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 한 명의 선수가 생각난다. 바로 김민재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을 이끌던 시절 김민재 영입을 시도했다. 지난해 2월 AS 로마를 이끌고 SSC 나폴리와 맞대결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무리뉴 감독은 "난 나폴리 선수 한 명에 관해 할 말이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토트넘에 있을 때 난 김민재 영입을 원했고 그와 영상통화도 진행했다. 그런데 토트넘이 날 도와주지 않았다"라고 폭로했다.
무리뉴 감독은 "김민재가 베이징에서 활약했을 때다. 그의 이적료는 1,000만 유로(한화 약 147억 원)였다. 토트넘은 500만 유로(약 74억 원)만 제시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700만 유로(약 103억 원) 근처에서 이적이 성사될 수 있었다. 그런데 토트넘은 돈을 아꼈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이렇게 돈을 아끼다 놓친 김민재는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에는 기복 없는 수비 실력으로 팀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역사적으로 강력한 수비수들을 배출해왔던 이탈리아 무대에서 실력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이 주관하는 202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도 김민재의 이름이 나왔다. 발롱도르 순위에서 22위에 김민재가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 최종 후보 30인 중 유일한 아시아 국적이었던 그는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나폴리에서 '월드 클래스 수비수'가 된 김민재는 2023-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독일 거함'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무리뉴가 영입하려던 당시보다 6배 뛴 약 4,200만 유로(약 618억 원)로 알려져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