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엄마’ 정원복이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집 상태로 충격을 안겼으나, 청소 전문팀의 도움으로 10년 치 짐을 정리한 뒤 소중한 딸을 위해 ‘새 출발’을 다짐했다.
지난 1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4(이하 ‘고딩엄빠4’)’ 39회에서는 ‘청소년 엄마’ 정원복이 출연해, 미혼모로 출산한 만 10세 딸을 열심히 키우고 있는 ‘초긍정 라이프’를 공개했다. 특히 “나만의 방이 갖고 싶다”는 딸의 소원을 뒤늦게 알게 된 정원복은 제작진과 청소 전문팀의 도움으로 발 디딜 틈 없는 ‘원룸’을 대대적으로 정리했으며, 방송 후에도 “정돈된 상태를 잘 유지 중”이라고 밝혀 시청자들을 안도케 했다. 이날 방송은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2.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두 모녀를 향한 안방의 따뜻한 관심을 반영했다.
먼저 정원복이 청소년 엄마가 된 사연이 재연드라마를 통해 그려졌다. 재연드라마에서 정원복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가 편찮으시고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서 4남매가 모두 보육 시설에 맡겨졌다”며 “학교에서도 ‘보육원 출신’이라고 놀림을 받았고 왕따까지 당했다”고 털어놨다. 보육원 퇴소 후엔 정착지원금 300만 원을 받았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데다 집 보증금이었던 100만 원마저 사기당해 힘들었다고. 그러다 한 남자를 소개받아 연애를 시작했지만 정원복은 “남자친구가 정착지원금을 빌려 달라고 계속 애원해 마지못해 빌려줬는데, 이후 ‘잠수 이별’을 당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설상가상으로 임신 사실까지 알게 된 정원복은 수소문 끝에 친오빠를 찾아 이같은 상황을 알렸다. 친오빠는 자신도 넉넉지 않은 형편임에도 여동생에게 선뜻 돈을 건네며 도움을 줬다.
재연드라마가 끝나자, 정원복이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했다. 정원복은 스튜디오 출연진과 인사를 한 뒤, “친오빠가 출연을 권유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며 “전 지금 너무 행복한데, 다른 사람은 아니라고 한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일상을 공개했다. 8평 남짓의 작은 임대주택에서 만 10세 딸 다은이와 살고 있는 정원복은 아침 알람이 울리자 벌떡 일어나 딸의 등교 준비를 도왔다. 그런데 원룸인 정원복의 집은 잡동사니가 가득차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바퀴벌레가 수시로 출몰할 정도로 위생 상태가 최악이었다. 무엇보다 열 살인 딸이 공부할 책상조차 없어서, 딸은 좁은 바닥에서 그림을 그리다 등교했다. 혼자 남은 정원복은 청소를 하겠다며 모처럼 일어섰지만, 청소를 대충 하더니 이내 드러누워 낮잠을 잤다.
얼마 후, 정원복의 친오빠가 간식을 사들고 방문했다. 친오빠는 너저분한 집 상태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언제까지 집에만 있을 거야? 일을 안 한 지가 10년은 되어가지 않냐?”라고 다그쳤다. 정원복은 “딸을 낳고 몸이 안 좋아져 그렇다. 지금 먹고 있는 약이 많다”며 엄청난 양의 약을 내밀어 보였다. 하지만 정원복은 당뇨약을 복용 중인 상황인데도 딸기 스무디로 약을 삼키는 것은 물론 초코빵으로 입가심을 했다. 친오빠가 돌아가자 정원복은 외출 준비를 한 뒤, 코인노래방으로 갔다. 이후 자신의 유튜브에 올릴 노래 영상을 촬영했다. 알고 보니 정원복은 “유튜브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으로 8년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왔다고. 그러나 원대한 꿈과 달리 정원복의 유튜브 영상을 본 스튜디오 출연진들은 “끈기는 있는 것 같은데, 방향성과 전략이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저녁이 되자 정원복은 “배가 고프다”는 딸을 위해 친오빠에게 연락해 뷔페 식당에서 만났다. 한바탕 식사를 마친 뒤, 딸은 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정원복은 친오빠에게 “가족끼리 다 같이 모여 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하지만 친오빠는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뭐라도 일을 해야 하지 않겠어?”라고 직언했다. 정원복이 침묵을 지키는 사이, 친구를 만나러 간 다은이는 “넌 책상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좋겠다”며 친구를 부러워했다. 일찍 철이 든 다은이는 그동안 엄마에게 이런 속내를 꺼내보이지 않았지만 이날은 집에 돌아가서 “내 방을 가지고 싶다”는 소망을 엄마에게 털어놨다. 정원복은 “넓은 집으로 가려면 엄마가 일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다은이 옆에 있어줄 수가 없다. 그래도 괜찮아?”라고 물었다. 다은이는 씩씩하게 “괜찮다”라고 답했고, 정원복은 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미안함에 눈물을 쏟았다.
며칠 뒤, 정원복은 제작진이 지원해준 청소 전문팀의 도움으로 대대적인 집 정리에 나섰다. 청소 전문팀은 “다른 집들에 비해 5배 정도 심각한 편”이라고 혀를 내둘렀지만, 일사분란하게 10년간 쌓인 방대한 짐들을 치웠고, 정원복은 “추억이 깃든 물건들이라 버리기 싫다”고 고집 부리다 딸을 위해 많은 짐들을 걷어냈다.
드디어 정원복 모녀는 대공사를 끝낸 집에 들어갔는데, 딸은 180도 달라진 깨끗한 집 상태에 기뻐해 팔짝팔짝 뛰었다. 특히 “내 방을 갖고 싶다”는 자신의 바람을 실현시켜준 작은 텐트가 놓여 있자, “여기가 내 방이야”라며 ‘찐 행복’을 만끽했다. 딸의 미소를 본 정원복은 “앞으로 열심히 일해서 딸에게 좋은 침대를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스튜디오 출연진들 또한 “환경이 변하니 일할 의욕도 생긴 것 같다”며 두 모녀를 응원했다. 얼마 후, 정원복은 ‘고딩엄빠4’ 제작진에 “현재도 청결한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알렸고, 박미선은 “지금의 청결 상태를 앞으로도 잘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딸 다은이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엄마에게 고마운 게 엄청 많다. 앞으로도 엄마의 평생 친구가 될 것”이라고 다짐해 훈훈함을 안겼다. /kangsj@osen.co.kr
[사진] MBN ‘고딩엄빠4’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