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주장 완델손(35)이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포항 스틸러스는 4일 오후 4시 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 1 2024 11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와 맞붙는다.
어느덧 시즌 10경기를 치른 양 팀이다. 분위기는 정반대다. 포항은 6승 3무 1패(승점 21)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전북은 2승 4무 4패(승점 10)로 8위까지 처져 있다.
포항은 패배를 잊은 지 오래 됐다. 개막전에선 울산 HD에 0-1로 패했지만, 이후로 리그 9경기 무패를 질주하며 1위까지 뛰어올랐다. 한 경기 덜 치른 울산(승점 20)에 바짝 추격당하고 있긴 하지만, 지금 기세라면 무서울 게 없다.
무엇보다 공수 밸런스가 완벽하다. 포항은 17골로 울산(21골)에 이어 팀 득점 2위를 달리고 있고, 수비에서도 최소 실점(8실점)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강원전에서 완델손과 신광훈, 한찬희, 백성동 등 주축 선수들 체력 안배까지 마쳤기에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팬들도 경기 시작 전부터 스틸야드를 가득 메우고 있다. 포항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온라인으로만 티켓이 10000장 넘게 판매됐다. 아직 매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뜨거운 분위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포항 선수단이 버스에서 내려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길도 팬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선수들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기 위해 한참 전부터 줄 지어 기다렸다. 기다린 보람은 있었다. 포항 선수들은 팬들과 열심히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남다른 팬서비스를 보여줬다.
특히 주장 완델손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그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과 사진을 찍고, 유니폼에 사인을 했다. 마지막이라고 말하면서도 다시 발길을 멈추다 보니 출근하는 데만 10분 가까이 걸렸다. 사실상 미니 팬미팅이나 다름없었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완델손은 팬서비스 이야기를 꺼내자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많은 팬분들이 내 이름을 외쳐주신다. 나도 어렸을 때 누군가의 팬이었다. 팬들의 입장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내가 빠르게 들어가서 준비해야 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팬들이 불러주시면 최대한 많이 소통하려고 노력한다"라며 미소 지었다.
아직 킥오프까지는 1시간이 남아있었지만, 완델손이 피치 위에 나타나자 관중석에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마치 스틸야드의 왕처럼 보였다.
완델손은 "팬분들이 이렇게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그러다 보니 나도 팬서비스를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팬서비스도 경기장 안에서 좋은 모습도 노력하고 있다. 포항에서 오래 뛰다 보니 그런 것 같다"라며 "내가 스틸야드의 왕은 아니다"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포항은 완델손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팬들과 눈을 맞추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신입생' 조르지도 허리 숙여 어린이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완델손은 '포항만의 문화'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다른 팀은 어떤 분위기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포항만의 문화이지 않을까 싶다. 포항은 항상 팬들과 가까이 지내는 분위기가 있다. 팬분들이 정말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기 때문에 선수들도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완델손은 "모든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보내주신 응원과 사랑에 감사드린다. 어디로 원정을 떠나든, 주말이든 평일이든 먼 곳까지 따라와 주셔서 감사하다. 좋은 모습과 좋은 결과로 보답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 생각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라며 포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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