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거기(한국)서 뭐해? 외국 나와!”
NBA에 도전하는 이현중(23, 오사카)이 KBL 챔피언 최준용(30, KCC)에게 뼈가 있는 축하메시지를 건넸다.
부산 KCC는 5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수원 KT를 88-70으로 꺾고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전주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KCC는 ‘5번 시드 첫 우승+21세기 부산 연고팀 첫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창조했다. 5차전 21점을 넣은 허웅이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새로운 KBL 챔피언이 탄생한 시점에 일본프로농구 B리그에서 뛰는 한국선수들도 정규리그 최종전을 마쳤다. 오사카 이현중은 3점슛 6개 포함, 20점을 폭발시키며 시마네와 최종전을 74-67 승리로 장식했다. 이현중은 경기 MVP에 선정됐다.
비슷한 시각에 미카와의 이대성은 지구 선두 삼원 네오피닉스(46승 14패)와 최종전에서 17점을 올리며 79-72 승리를 이끌었다. 미카와(36승 24패)는 중부지구 2위를 차지하며 자력으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센다이의 양재민 역시 군마와 최종전에서 24분간 17점, 5리바운드를 쏟아내며 98-79 대승을 이끌었다. 27승 33패의 센다이는 동부지구 6위로 시즌을 마쳤다. 나가사키의 장민국은 9득점을 하면서 교토전에서 82-65 승리에 기여했다. 한 경기를 남긴 나가사키(26승 33패)는 서부지구 6위다.
기자가 이현중과 인터뷰를 하는 시점에서 KBL 챔프 5차전 2쿼터가 진행 중이었다. KCC에는 이현중과 국가대표팀에서 친해진 최준용이 있다. KCC가 우승한다면 어떤 축하메시지를 보내고 싶은지 물었다.
이현중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그는 “난 항상 형에게 자극을 준다. MVP 타서 올라오면 ‘형 거기(한국)서 뭐해?’ 이런다. 외국 나오라고 장난식으로 말한다”고 전했다.
최준용이 KBL 우승에 만족하지 말고 자신처럼 해외리그에 도전해보라는 이현중의 의미심장한 메시지였다. 최준용이 활약하기에 KBL이 좁다는 최고의 칭찬이다.
실제로 최준용은 이대성과 함께 일본프로농구에 도전해볼 생각도 있었다. 지난 비시즌 최준용과 KCC가 계약하기 전 몇몇 일본팀이 최준용에게 관심을 보였다. 최준용이 막판 KCC에 극적으로 합류하면서 ‘슈퍼팀’을 결성해 해외진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대성은 일본프로농구 진출 기자회견서 “최준용, 같이 해외간다더니 어떻게 됐나요?”라며 웃기도 했다.
2m 신장에 슛, 드리블, 패스 다 되는 최준용은 국내서 적수가 없다. 외국선수들도 가장 유니크한 한국선수로 최준용을 꼽는다. 선수로서 전성기에 접어든 최준용이지만 해외진출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여자프로농구 박지수와 박지현은 과감하게 해외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국내서 뛰면 안정된 환경과 고액연봉이 보장되지만 실력향상을 위해 우물안을 벗어났다. 남자프로농구에서는 이대성을 제외하면 KBL을 평정하고 해외에 나가보겠다는 선수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제도적으로도 한국가스공사처럼 대승적 차원에서 FA 신분이었던 이대성의 해외진출을 보장해주기는 쉽지 않다.
이현중은 “(최준용) 형이 안 다치게 마무리하고 원하는 우승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KCC의 우승을 예언했다. 최준용은 5차전서 교체선수로 나서고도 17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의 전천후 활약을 했다.
최준용은 SK 시절에 이어 KCC에서도 주역으로 다시 한 번 우승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과연 최준용은 전성기가 끝나기 전에 해외진출을 도전해볼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