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오리지널 예능 ‘눈떠보니 OOO’가 'N차 인생'이라는 상상을 현실로 바꾸며, 첫 방송부터 차별화된 재미를 뽐냈다.
지난 9일 밤 9시에 첫 방송된 ENA 신규 오리지널 예능 ‘눈떠보니 OOO’(연출 안제민)은 어느 날 갑자기 OOO의 삶을 살게 된 스타들의 우당탕탕 리얼 일상 생존기. '눈떠보니 OOO' 1회에서는 2MC 조세호-이창섭의 재치 있는 진행으로, 게스트 김동현과 권은비 각각의 N차 인생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먼저 공개된 것은 '하노이 인력거꾼'이 된 김동현의 이야기였는데, N차 인생에 로그인하는 과정부터 마치 웹툰의 한 장면 같은 엉뚱한 상상력이 돋보였다.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다가 의문의 캠코더를 발견한 김동현은 격투기 강연 영상 촬영에 매진하고, 초크 기술을 시연하다 기절해 버린다. 그러나 그가 눈을 뜨자마자 마주한 것은 다름 아닌 대낮의 하노이 한복판이었다. 캠코더가 현생과 N차 인생을 연결하는 매개체였던 것. 급기야 김동현은 씨클로(인력거) 선배 '럼형'에 의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호객을 시작해 웃음을 자아냈다.
문자 그대로 눈떠보니 하노이 인력거꾼이 된 김동현은 의외로 폭풍 적응력을 뽐냈다. 인력거 업무가 의외로 고수익이라는 사실에 솔깃한 김동현은 손님에게 팁을 받는 방법을 고안하는가 하면, 현지화를 완벽히 끝낸 발음으로 "헬로 씨클로"를 외치고, 급기야 "내가 남대문에서 장사를 해봐서 딱 보면 탈지 안 탈지 느낌이 온다"라며 손님 유치에 관상학까지 동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본격적인 운행을 시작한 김동현은 상상을 초월하는 하노이 교통상황 속에서 쫄보가 되는가 하면, 오르막길에서 다리가 풀려버린 탓에 파이터 자존심을 내려놓고 인력거를 손으로 밀어 웃음을 더했다. 나아가 팁을 받기 위해 다리를 바들바들 떨며 퍼포먼스도 펼쳐보았으나,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 보는 이들을 배꼽 잡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인력거 선배 럼형과의 케미도 돋보였다. 럼형은 자꾸만 어리광을 부리는 김동현에게 "쓸데없이 몸만 좋다"라며 핀잔을 주다가도 자신의 손님을 김동현에게 양보하고, 인력거꾼들의 쉼터로 데려가 시원한 음료수를 사주는 등 살뜰히 챙기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김동현이 일과를 마치고 럼형과 함께 인력거꾼들의 숙소로 향하며 영상이 종료됐는데, 김동현은 "이게 N차 인생의 메인 이벤트"라고 귀띔해 차주 방송을 기대하게 했다.
한편 생고생의 연속이었던 김동현과 달리, 권은비는 마치 대만 청춘 드라마 속 주인공 같은 N차 인생을 만났다. 행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차 안에서 '상견니' 주제곡을 듣다 잠이 든 권은비는 별안간 타이베이 장경 예술 고등학교의 공연예술학과 졸업반 학생이 되어있었다.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상황에 멘붕을 겪던 것도 잠시, 권은비는 한국말을 하는 친구 예영을 만나자마자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다시 찾아온 학창 시절을 만끽했다. 특히 현생에서 못 해봤던 걸 다 해보기로 마음먹은 권은비는 친구들에게 "혹시 내가 우리 반 애랑 사귀고 있었냐?"라고 질문 세례를 하며 이성 친구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여 폭소를 자아냈다.
그도 잠시, 권은비에게 실제로 핑크빛 설렘이 찾아와 보는 이의 과몰입을 불러왔다. 권은비가 수업 시간에 현지어로 적힌 쪽지를 받고 짝사랑남의 존재를 눈치채는가 하면, 선생님께 쪽지를 들켜 버린 권은비가 곤경에 처하자 짝사랑남이 손을 들고 나서며 드라마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 더욱이 그 남학생은 반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는 몽슈에였고, 권은비 역시 '그 아이가 조금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며 동요하는 마음을 내비쳐 설렘이 폭발했다. 나아가 졸업사진을 찍던 도중 몽슈에가 남학생 무리에서 빠져나와 은근슬쩍 권은비의 곁으로 다가오고, 알고 보니 몽슈에가 건넸던 쪽지 역시 '졸업사진을 같이 찍어도 될까?'라는 내용이었음이 공개돼 설렘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처럼 학생으로 돌아가 꿈 같은 하루를 보낸 권은비는 "대만 권은비의 삶도 좋은 것 같다"라면서 혹시나 잠을 자면 다시 현생으로 돌아가게 될까 봐 걱정하며 잘까 말까 고민을 하기도 했다. 이에 보는 이의 향수와 로망을 자극하는 권은비의 N차 인생에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증이 고조된다.
이처럼 '눈떠보니 OOO' 첫 회는 OOO에 들어갈 수 있는 단어 수 만큼이나 무한한 N차 인생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방송이었다. 랜덤 인생 뽑기가 선사하는 예측불가능한 재미, 마치 각기 다른 장르를 보는 듯한 N차 인생들의 다채로운 매력, 나아가 각 나라의 로컬 라이프를 생생하게 엿보는 즐거움은 향후 '눈떠보니 OOO'이 그려낼 또 다른 N차 인생에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더불어 2MC 조세호와 이창섭은 첫 호흡임에도 불구하고 유려한 진행력과 재치 있는 입담을 폭발시키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특히 이창섭은 "눈떠보면 차은우가 되고 싶다. 한 번이라도 차은우의 얼굴로 다른 사람들의 선망 어린 눈빛을 받아보고 싶다"라며 사심 가득한 로망을 드러내는가 하면 "김동현 형님이 뽑기만 잘했어도 여고생이 되는 건데"라며 신박한 발상의 전환을 꾀하는 등 입만 열면 폭소를 유발해 '예능 대세'의 진가를 드러냈다. 또한 조세호는 특유의 과몰입으로 웃음을 자아냈는데, 권은비의 고교 로맨스에 푹 빠진 조세호가 새신랑의 본분을 잊고 자신의 연애사를 회상하다가 "예비 신부님이 첫 키스냐?"라는 질문에 다시금 정신줄을 부여잡고 "옙"이라고 단언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배꼽 잡게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첫 방송부터 신박하고 명랑한 재미를 선사하며 N차 시청하고픈 예능으로 우뚝 선 ENA 오리지널 예능 '눈떠보니 OOO'은 매주 목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