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의 투헬...11년만의 우승 좌절에도 뮌헨 선수단, "감독님 제발 남아주세요"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4.05.14 11: 44

"우리는 감독으로부터 많이 배웠다".
바이에른 뮌헨은 13일 0시 30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33라운드에서 VfL 볼프스부르크를 2-0으로 꺾었다. 이제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2위를 확정할 수 있는 바이에른 뮌헨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는 오는 18일 TSG 1899 호펜하임 원정 경기다.
김민재를 선발로 내세운 뮌헨은 초반부터 거칠게 몰아쳤다. 선제골은 뮌헨의 몫이었다. 전반 4분 데이비스가 직접 공을 몰고 전진한 뒤 우측 공간으로 패스했다. 이를 받은 즈보나레크가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노렸고, 공은 골대를 때린 뒤 골문 안으로 향했다. 

뮌헨은 빠르게 추가 골까지 맛봤다. 전반 13분 사라고사가 왼쪽 측면을 빠른 속도로 돌파한 뒤 크로스를 올렸다. 머리 맞고 떨어진 공을 뮐러가 뒤로 내줬고 이를 고레츠카가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 골망을 흔들었다.
김민재가 실력을 보여줬다. 그는 정확한 판단으로 공을 사전에 차단하고, 좋은 전진패스를 찔러넣으면서 팀 공격에 속도를 더했다. 후반 27분엔 빠른 커버와 몸싸움으로 공을 뺏어내며 우파메카노의 패스 미스로 발생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단단한 수비력을 뽐냈지만, 김민재는 예상보다 빠르게 임무를 마쳤다. 부상으로 쓰러진 것. 후반 27분 수비 과정에서 뒷발이 상대 공격수에게 깔리며 꺾였고 공을 옆줄로 걷어낸 뒤 제자리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다.
김민재는 곧바로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교체 아웃됐다. 경기는 뮌헨의 2-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아직 정확한 부상 정도는 알 수 없지만, 오는 18일 호펜하임과 시즌 최종전에 뛰지 못하고 이대로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독일 '빌트'는 "왼쪽 발목에 경미한 부상"이라며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재에겐 여느 때보다 길고 힘들었던 시즌이다. SSC 나폴리를 떠나 뮌헨으로 이적한 직후 뮌헨의 주전 수비수로 떠올랐고 다른 수비 파트너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차례로 부상당하며 제대도 된 휴식 없이 연달아 경기에 나섰다. 
시즌 도중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클린스만호'의 일원으로 AFC 아시안컵 카타르를 치르기도 했다. 대표팀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김민재는 전반기와는 다른 시즌 후반기를 맞이했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된 에릭 다이어가 김민재와 본격적인 주전 경쟁을 펼쳤고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가끔 찾아오는 선발 기회에서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평소 보기 힘들었던 실수가 터져나왔고 평소 튀어나가 공격적으로 수비하던 습관은 독이 돼 돌아왔다.
특히 지난 1일 치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레알 마드리드와 맞대결에서는 결정적인 실수를 두 번 저지르며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2-2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이후 뮌헨은 2차전에서 1-2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 경기와 관련해 투헬 뮌헨 감독은 공개 인터뷰에서 김민재의 실수를 콕 집어 언급해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가 되자 달랐다. 레알전 직후 비판 이후 다시 김민재를 감쌌던 투헬 감독은 다시 선수 보호에 나섰다.
실제로 시즌 중반 부진하면서 선수들과 충돌하던 투헬 감독은 상황이 개선되자 이성을 되찾았다. 여러 선수들과 다시 소통하면서 다시 라커룸 장악에 나서기도 했다. 이로 인해서 뮌헨은 레알과 UCL 4강서 접전을 펼칠 수도 있었다.
여기에 때마침 뮌헨의 후임 감독 선임이 지지부진하고 있다. 1순위이던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 선임이 무산되고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컴백도 거부당했다. 여기에 랄프 랑닉 오스트리아 감독한테도 거절당하면서 사실상 감독 선임이 중단된 상태다.
이런 이유로 투헬 감독의 잔류설이 제기됐으나 감독 본인과 뮌헨 측이 모두 부인하기도 했다. 단 뮌헨 선수들은 UCL 4강이라는 성과를 이룬 투헬 감독을 신뢰하고 있다. 직접 몇몇 선수들이 나서 투헬 감독의 잔류를 요청할 계획이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토마스 투헬이 정말 바이에른 뮌헨에 남을까? 이제 선수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라면서 "아직 그는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공식적인 작별 인사를 전하지 않았다. 주장단 마뉴엘 노이어와 토마스 뮐러가 투헬 감독의 잔류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커룸 상황이 늘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은 투헬 감독과 코칭 스태프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졸트 뢰브, 아르노 미셸, 앤서니 배리로 구성된 코치진은 선수단 대부분에게 매우 인기 있는 인물들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노이어-뮐러에 더해서 여러 선수들도 투헬 감독의 잔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 스포츠는 "주장단을 제외하고 리로이 자네,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자말 무시알라와 같은 선수들도 투헬 감독과 계속 함께하길 원한다"라고 팀내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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