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 팬들이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선수들의 잠을 방해하기 위해 성대한 불꽃쇼를 펼쳤다. 하지만 돈만 날린 헛수고였다.
'풋볼 트윗', '홋스퍼리포츠' 등 축구 관련 각종 소셜 미디어(SNS)는 14일(한국시간) 아스날 팬들이 현지시간으로 새벽 2시 맨시티 선수들이 묵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호텔 앞에서 요란한 불꽃놀이를 벌였다면서 2개의 영상을 공개했다.
SNS에 퍼진 2개의 영상에는 성대하고 요란한 불꽃놀이가 맨시티 숙소인 매리어트 호텔 앞 밤하늘을 수놓았다. 특히 첫 15초짜리 영상에는 아스날 팬들으로 알려진 복면 쓴 이들이 불꽂놀이 작업에 나서는 모습이 담겼다.
카메라를 든 이는 뿜어져 나오는 불꽃 앞에서 자랑스러운 듯 주먹을 들어보이기도 했다. 마치 맨시티 선수들이 이 불꽃놀이와 소음 때문에 잠을 설칠 것이라고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맨시티 선수들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그 호텔에 정작 맨시티 선수들이 없었다. 맨시티 선수들은 경기 당일 아침 맨체스터에서 출발해 런던에 도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결국 아스날 팬들은 헛돈만 날린 셈이 됐다.
아스날은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이 간절하다. 37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 86(27승 5무 5패)을 쌓은 아스날은 오는 20일 에버튼과 리그 최종전만 남겨 두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가까워진 아스날이다. 아스날은 지난 2003-2004시즌 우승 이후 20년 만에 우승을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맨시티에 우승을 넘기며 준우승에 머문 아스날이다.
하지만 아스날은 최종전을 이겨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2위 맨시티 때문이다. 맨시티는 승점 85로 아스날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더구나 15일 토트넘, 20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두 경기를 남기고 있어 역전 우승도 가능한 상태다.
만약 맨시티가 두 경기 중 한 경기를 패하면 몰라도 두 경기 모두 이긴다면 아스날의 우승은 불가능하게 된다. 아스날은 북런던 라이벌인 앙숙 토트넘이 맨시티를 꺾어주길 바라고 있다. 이런 바람이 불꽃쇼라는 생각으로 이어진 셈이다.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 팬이 보면 고마울 수도 있는 행동이다. 토트넘 역시 맨시티를 상대로 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힘겹긴 하지만 막판 뒤집기로 4위 자리를 노릴 수 있는 토트넘이다. 프리미어리그 4위는 클럽 최고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만 5위는 한 단계 낮은 유로파리그에 나서야 한다.
승점 63인 토트넘은 두 경기를 남긴 가운데 4위 아스톤 빌라(승점 68)를 5점 차로 추격 중이다. 맨시티전을 이긴 뒤 최종전인 셰필드 유나이티드전까지 승리한 후 빌라가 최종전에서 패하길 기도해야 한다. 빌라는 최종전 상대는 크리스탈 팰리스다.
일단 아스날 팬들의 맨시티 선수들의 컨디션을 떨어뜨리기 위한 작전을 실패했다. 그러나 토트넘의 승리를 앙숙인 아스날 팬들이 그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는 점은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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