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다. 아스날 팬들이 ‘라이벌팀 에이스’ 손흥민(32, 토트넘)을 격하게 응원한다.
토트넘은 15일 새벽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홈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개최되는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상대한다.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걸렸다. 승점 63점의 토트넘은 리그 5위다. 4위 아스톤 빌라(승점 68점)가 14일 리버풀과 3-3으로 비기면서 토트넘이 4위가 될 수 있는 희박한 가능성은 남아있다. 토트넘이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고 아스톤 빌라가 크리스탈 팰리스와 최종전서 패하면 된다.
아스날과 맨시티는 리그 우승이 걸려 있다. 아스날이 승점 86점으로 선두고 맨시티가 85점으로 바짝 쫓고 있다. 만약 토트넘이 맨시티를 잡아준다면 아스날 우승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아스날은 15위 에버튼과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맨시티의 최종전은 9위 웨스트햄이다.
‘북런던 더비’의 주인공 토트넘과 아스날은 철천지 원수지간이다. 토트넘 선수들은 크리스마스에 트리 장식도 빨간색으로 하지 않는다. 빨간색 스포츠카도 타지 않는 불문율이 있다. 아스날 팬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스날 팬들이 손흥민을 응원하고 나섰다. 아스날 팬들은 “쏘니 제발 두 골만 넣어줘”, “쏘니 맨시티에 강했잖아?”, “아스날 팬이지만 오늘은 토트넘 응원한다!”며 손흥민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대로 토트넘 팬들은 “아스날 우승을 보느니 차라리 맨시티에게 일부러 패하는 것이 낫다”면서 손흥민에게 “골을 넣지 말라”고 주문하고 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맨시티에게 일부러 패하라는 팬들의 성화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나도 라이벌 관계를 이해한다. 셀틱 시절 레인저스와 세계최대 라이벌이었다. 그러나 라이벌 아스날 우승을 저지하기 위해 맨시티에게 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