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젠지를 국제전의 조연으로 보면 안될 것 같다. LCK 1번 시드 젠지가 LPL 1번 시드 빌리빌리게이밍(BLG)를 꺾고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중국을 대표하는 LOL 프로팀 BLG와 그동안 지긋지긋하게 이어오던 악연을 끊는 귀중한 승리로 아울러 LCK에 다가오는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추가 시드를 선사하는 최고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젠지는 16일 오후 중국 청두 파이낸셜 시티 공연 예술 센터에서 벌어진 ‘2024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브래킷 스테이지 승자조 결승 BLG와 경기에서 1세트를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쵸비' 정지훈과 '캐니언' 김건부가 함께 미드-정글 특급 캐리력을 발휘하면서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젠지는 악몽처럼 쫓아다니던 '국제전의 젠지는 약하다'는 평가를 스스로 극복하면서 결승전 선착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올렸다. 아울러 LCK에 롤드컵 추가 시드를 확보, 다가오는 롤드컵은 LCK 4팀이 출전하게 됐다.
BLG의 미드 집중 견제에 한타 집중력에 유리하게 풀어가던 1세트를 내줬던 젠지는 2세트부터 대대적인 반격으로 경기 흐름을 자신들쪽으로 돌렸다.
‘쵸비’ 정지훈과 ‘캐니언’ 김건부의 시그니처 카드인 요네와 니달리를 모두 꺼내들면서 BLG에 제대로 한 방을 날리고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BLG가 1세트와 마찬가지로 미드 5밴 전략을 꺼내들었지만, 젠지는 ‘쵸비’ 정지훈에게 요네를 쥐어주면서 허를 찔렀다. 여기에 ‘기인’ 김기인의 크산테와 ‘캐니언’ 김건부 니달리 등 선수들에게 히든 챔프를 쥐어주면서 필승 의지를 다졌다.
'캐니언' 김건부의 손에서 킬을 올리면서 스노우볼을 굴린 젠지는 '쵸비'가 '나이트' 줘딩의 코르키를 압도하면서 2세트를 만회하고 심리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다.
흐름을 탄 젠지의 기세는 3세트와 4세트에서도 계속됐다. 3세트에서도 '쵸비' 정지훈과 '캐니언' 김건부의 특급 캐리는 멈추지 않았다. 니달리를 잡은 김건부와 흐웨이를 쥔 정지훈이 초중반과 중후반을 책임지면서 세트스코어를 2-1로 뒤집었다.
벼랑 끝으로 몰린 BLG가 초반부터 악착같이 달라붙으면서 반격에 나섰지만, 젠지는 드래곤 한타에서 상대 진영을 붕괴시키는 대승으로 단숨에 주도권을 틀어쥐면서 기세를 탔다. 연달아 오브젝트 주도권을 바탕으로 스노우볼을 굴린 젠지는 바론 버프를 놓쳤지만, 드래곤의 영혼을 완성하면서 우위를 내주지 않았다.
극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후반에서도 젠지는 바론 둥지 한타에서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대승을 거두면서 결승행의 마침표를 찍었다. /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