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을 떠나는 '아이콘'을 위한 초대형 카드섹션이 준비됐고 '아이콘'은 맥주 8만 잔으로 답했다.
독일 '스포르트1'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마르코 로이스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작별 인사를 나눴다. 득점, 승리와 함께 팬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마르코 로이스는 18일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34라운드 최종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다름슈타트 98의 맞대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로이스의 맹활약에 힘입은 도르트문트는 4-0으로 대승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도르트문트는 승점 63점(18승 9무 7패)을 기록, 리그 5위로 시즌을 마쳤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다름슈타트는 리그 최하위(승점 17점)로 마무리, 강등됐다.
도르트문트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카림 아데예미-마르코 로이스-제이든 산초가 공격 2선에 섰다. 엠레 잔-마르셀 자비처가 중원을 맡았고 이안 마트센-니코 슐로터벡-마츠 훔멜스-율리안 뤼에르손이 포백을 세웠다. 골문은 그레고어 코벨이 지켰다.
전반 11분 도르트문트가 골문을 두드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산초가 비어 있던 로이스에게 패스했고 로이스는 그대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크로스바를 때렸다.
도르트문트의 선제골은 전반 30분 터졌다. 마트센이 전진하면서 로이스와 공을 주고받았고 박스 앞 측면에서 로이스의 패스를 받은 마트센은 그대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을 2-0으로 앞선 채 마친 도르트문트는 후반 27분 율리안 브란트, 후반 43분 터진 도니얼 말런의 연속골로 4-0 대승을 거뒀다.
이 경기 로이스는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섰다. 함께 선발로 나선 이들 중 주장 엠레 잔이 있었지만, 주장 완장은 로이스의 팔에 채워졌다. 로이스는 시즌 개막 직전 주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바 있으나 그의 마지막 홈경기에서 구단은 로이스에게 완장을 채웠다. 도르트문트의 홈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로이스에 대한 예우였다.
로이스는 지난 2012-2013시즌 묀헨글라트바흐를 떠나 도르트문트로 돌아온 뒤 줄곧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로이스는 화려한 드리블 능력과 적재적소에 찔러넣는 패스, 수려한 외모 등 '슈퍼스타'로서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췄다. 특히 박스 안에서 논스톱으로 마무리하는 슈팅은 그의 전매특허다.
도르트문트에서 첫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은 로이스는 한 시즌 만에 유럽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고 맨체스터 시티,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 빅클럽들은 그를 영입 대상으로 점찍었다.
2012-2013시즌 도르트문트로 돌아온 뒤 수많은 이별을 경험했다. 마리오 괴체,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일카이 귄도안, 헨릭 미키타리안, 우스만 뎀벨레와 오바메양, 제이든 산초, 주드 벨링엄까지 우승 트로피를 위해 팀을 떠났다.
로이스는 10여 년의 세월 동안 도르트문트에서 뛰며 팀을 대표하는 선수를 넘어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수많은 이적설에도 불구하고 그는 늘 도르트문트에서 새 시즌을 맞이했다.
앞서 3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구단과 로이스는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로이스와의 특별한 시간은 여름에 끝을 맺는다. 도르트문트의 오랜 리더 로이스는 이번 시즌 후 종료되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 그는 2012년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은 뒤 오늘날 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충성심을 보여줬다"라고 알렸다.
도르트문트는 "어린 시절부터 총 21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낸 그는 구단에서의 시간을 마치고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라고 덧붙였다.
팀의 상징이 된 '아이콘'과 함께하는 마지막 홈경기, 팬들은 대형 카드섹션을 준비했다. 경기 시작 전 24,545명이 들어찬 남쪽 스탠드엔 커다란 '숫자 11'이 등장했다. 로이스의 등번호 11번을 표시한 것. 숫자 11 밑엔 "Danke Marco!(고마워 마르코!)"라고 적힌 현수막이 등장했다.
팬들의 인사를 접한 로이스는 홈 마지막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교체로 빠져나가기 전까지 약 82분간 뛰면서 슈팅 5회와 기회창출 6회, 패스 성공률 93%(51/55)를 기록했고 상대 박스 내 터치 7회, 파이널 써드 지역 공 투입 3회를 올렸다.
뛰어난 실력을 그대로 보여준 로이스는 홈팬들에게 또 다른 선물을 남겼다. 바로 시원한 맥주 한 잔이다. 스카이 스포츠는 "경기가 끝난 뒤 도르트문트는 구단 공식 소셜 미디어에 사진 한 장을 남겼다. 로이스가 손으로 적은 메모였다. 해당 메모엔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작별의 맥주는 제가 살게요. 당신의 마르코가'라고 적혀 있다"라고 알렸다.
매체는 "로이스가 산 맥주는 경기장 전체에 배포됐다. 구단에서 판매하는 맥주 가격은 4.9유로(한화 약 7,220원)라는 것을 생각할 때 로이스가 계산한 맥주 금액은 무려 10만 유로(한화 약 1억 4,730만 원)를 넘는다"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 종료 후 로이스는 "오랫동안 계획돼 있었다"라고 밝히며 오래전부터 팬들에게 맥주 한 잔을 선물할 것을 계획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