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 규현이 대극장 뮤지컬 배우로 완벽하게 성장했다. 아이돌 이미지도, 예능 이미지도 대극장 무대 위에선 뮤지컬 배우 규현로만 오롯이 남아 있다.
규현은 현재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10주년 기념 공연을 진행 중이다. 이는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 탄탄한 서사와 풍성한 음악은 물론 중 주요 인물 모두가 1인 2역을 맡아 인생 연기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 최초 대극장 라이선스 해외 진출과 함께 전석 매진을 기록한 웰메이드 흥행작이다.
2021년 네 번째 시즌에서 빅터로 합류했던 규현이 다시 한번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경력자인 만큼 연기와 노래는 물이 올랐다. 규현은 생명 창조에 목숨을 건 빅터로 완벽 변신해 강렬한 카리스마와 폭발하는 감정 연기를 펼치고 있다. 앙리 역의 배우들과 환상 호흡을 자랑하며 인간의 이기심과 생명의 본질에 대한 메시지를 객석에 던지고 있다.
깐깐한 뮤지컬 팬들도 사로잡은 규현이다. 슈퍼주니어로 데뷔한 지 18년이 넘었지만 가요 발성은 온데간데 없이 대극장 지붕을 뚫는 성량과 가창력으로 관객들을 홀리고 있다. 매회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 또한 일품이다. 아이돌과 예능인 이미지가 큰 규현이지만 무대 위에서 만큼은 베테랑 뮤지컬 배우만 존재한다.
규현은 2010년 뮤지컬 ‘삼총사’를 시작으로 '그날들', '베르테르', '모차르트!’, ‘웃는남자’, ‘팬텀’,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 다양한 작품을 거치며 어엿한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슈퍼주니어에서는 메인 보컬, 예능에서는 다양한 캐릭터 소화와 독설 MC로 큰 사랑 받던 그가 ‘믿고 보는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을 하나 더 추가한 셈이다.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규현은 “처음 ‘삼총사’를 했을 때 저는 ‘슈퍼주니어 걔’ 정도도 아니었다. 그냥 대중에게 전 모르는 사람이었다. 연습도 지하철 타고 다니며 했다. 하지만 뮤지컬 쪽에서 제안이 오니 감사한 기회라 정말 열심히 했다. 또 하다 보니 뮤지컬이 재밌더라. 다른 누군가가 돼서 연기하고 노래하는 게 재밌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에 대해 “그래서 제일 먼저 연습실에 가고 선배들 물 떠다 드리고 했다. 아이돌 가수 연차 생각없이 뮤지컬 연차처럼 행동했다. 편견이 생긴 이유도 있겠지만 색안경을 벗어주셨으면. 이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제대로 보고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자신했던 바다.
그랬던 규현이 아이돌 출신 장벽을 뛰어넘어 어느새 뮤지컬 데뷔 14주년을 맞이했다. 막강한 티켓 파워를 가진 대극장 배우로 성장해 뮤지컬계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