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 전설의 뒤를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가 부임할까.
영국 '디 애슬레틱'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루드 반 니스텔로이(48)가 번리와 협상을 시작했다. 이 클럽의 새 감독이 될 유력한 후보"라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바이에른 뮌헨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뱅상 콤파니 감독과 2027년 6월 30일까지 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뮌헨의 '감독찾기'는 난항이었다. 이미 지난 2월 투헬 감독과 결별이 정해졌지만, 좀처럼 다음 사령탑을 구하지 못했다. 사비 알론소, 율리안 나겔스만, 랄프 랑닉, 한지 플릭,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 등 여러 감독을 노렸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투헬 감독에게 잔류를 요청하기까지 했으나 이마저도 실패했다.
뮌헨의 선택은 콤파니였다.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활약했던 콤파니는 지도자로도 재능을 뽐냈다. 그는 2022-2023시즌 번리를 이끌고 챔피언십(2부 리그) 우승을 일궈냈고, 1년 동안 '이달의 감독상'도 4번이나 수상했다.
패기로운 콤파니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챔피언십 보여줬던 적극적인 압박과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했지만, 한계에 다다랐다. 프리미어리그의 벽은 높았고 번리는 승점 24(5승 9무 24패) 19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한 시즌 만에 강등되고 말았다.
번리의 뜻은 명확했다.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콤파니 감독을 끝까지 믿으면서 팀의 기본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 강등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수동적인 수비 축구'에서 벗어나자는게 그들의 의도였다.
번리의 변화 선언에도 불구하고 바이에른 뮌헨은 콤파니 감독에게 접근했고 끝내 콤파니를 사령탑에 앉혔다. 프리미어리그 강등팀 감독이 '독일 1강' 뮌헨 사령탑에 부임하는, 좀처럼 믿기 힘든 일이 현실에서 이뤄졌다.
하루 아침에 감독을 빼앗긴 번리엔 비상이 걸렸다. 구단의 장기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멤버였던 콤파니가 없어진 것. 번리는 지난달 31일 구단 성명을 통해 "콤파니 감독의 이탈 후 우린 감독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며 공식 입장을 냈다.
번리는 "정식 감독 부임 전까진 마이크 잭슨의 도움을 받아 크레이그 벨라미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 적절한 시기가 된다면 감독 선임에 대해 다시 공지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당시 디 애슬레틱의 보도에 따르면 콤파니 감독은 번리의 강등을 막아내지 못한 뒤 팬들에게 "함께 뭉치자. 좋은 날은 다시 올 것이다"라고 말하며 희망과 구단의 발전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런데 마이크를 잡았던 콤파니는 이제 뮌헨 감독이 됐다.
영국 'BBC'는 "아무도 콤파니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그를 향한 번리 팬들의 섭섭한 감정도 이해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BBC는 "콤파니는 바이에른 뮌헨으로부터 연락받고 24시간도 되지 않아 번리의 프로잭트를 내팽개쳤다"라고 덧붙였다.
새 감독을 찾아나선 번리, 처음엔 프랭크 램파드 감독과 접촉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반 니스텔로이가 더 유력한 후보로 보인다.
반 니스텔로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활약했던 전설적인 공격수다. 네덜란드 국적의 반 니스텔로이는 지난 1998년 PSV 에인트호번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PSV 시절 반 니스텔로이는 공식전 90경기에서 77골을 몰아치는 괴물 같은 득점력으로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2001-2002시즌 맨유로 이적했다.
등번호 10번을 달고 활약한 반 니스텔로이는 데뷔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 8경기 연속 득점 기록을 세우면서 23골을 기록, 공식전 49경기에서 36골을 쏟아부었고 2002-2003시즌엔 리그에서 25골을 기록, 득점왕에 올랐다.
맨유에서 활약하는 동안 219경기에 출전, 150골을 기록한 반 니스텔로이는 이 기간 UEFA 올해의 공격수, 올해의 팀,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3회, 챔피언스리그 도움왕 1회 등 수많은 개인 상을 수여받았다. 맨유 역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1회를 포함해 총 4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반 니스텔로이는 2006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 2010년까지 활약했으며 이후로는 함부르크 SV에서 손흥민과 짧게나마 함께했다. 맨유에선 박지성, 함부르크에선 어린 손흥민과 친분을 보인 것으로도 유명한 반 니스텔로이다.
2012년 말라가 CF에서 은퇴한 반 니스텔로이는 2013년 PSV U-17팀에서 코치직을 시작,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네덜란드 대표팀 코치를 거쳤고 PSV U-19팀 감독으로 경험을 쌓은 뒤 2022-2023시즌 PSV 1군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PSV 지휘봉을 잡은 반 니스텔로이 감독은 2022-2023시즌 팀을 리그 2위로 이끌었고 네덜란드 FA컵(KNVB 베이커)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구단 수뇌부와 잦은 마찰로 지난해 5월 공식적으로 사임했다.
디 애슬레틱은 "반 니스텔로이는 번리가 고려 중인 여러 후보 중 한 명이다. 콤파니 감독의 이적 이후 임시 감독을 맡은 크레이그 벨라미 부감독, 스콧 파커, 카를로스 코베란 감독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램파드 역시 후보였으나 현재 그의 부임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전했다.
이어 "반 니스텔로이는 PSV를 이끌고 국내 컵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시즌 종료 직전 구단 지원의 부족을 이유로 사임했다. 지난 5월 반 니스텔로이는 자신이 선수로 생활했던 3개 리그(프리미어리그, 라리가, 분데스리가)에서 감독을 경험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