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빗방울도 팬심을 막을 순 없었다. '황소' 황희찬(28, 울버햄튼 원더러스)이 휴식을 반납하고 팬들과 축구로 소통했다.
황희찬은 22일 오후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첫 자체 행사인 '2024 황희찬 풋볼페스티벌'을 진행했다. 시즌을 마치고 휴식 중인 그는 팬들과 직접 만나 추억을 만들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였지만, 많은 인파가 황희찬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주최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부천시 잔디광장을 찾은 팬들은 2000여명에 달한다.
황희찬은 퍼붓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린이 팬들과 깜짝 풋살을 즐겼고, 이후로도 짧은 인터뷰를 시작으로 1:1돌파 대결, 원포인트 레슨 등 여러 이벤트를 진행했다. '절친' 백승호와 이진현, '래퍼' 밀릭이 황희찬과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말 그대로 남녀노소 팬들이 황희찬의 실물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공식적인 행사 시작은 3시였지만, 2시가 되기 전부터 우의를 입은 팬들로 북적였다.
기다리던 황희찬이 등장하자 잔디광장이 들썩였다. 전광판에 그의 얼굴이 등장하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중간중간 "황희찬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어린이 팬들의 앳된 목소리도 들렸다. 특히 여성 팬들이 많은 모습이었다.
부천아트센터 내에는 황희찬 갤러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유년기를 보낸 까치울초등학교부터 포항제철고, 울버햄튼, 국가대표 유니폼과 축구화 등 황희찬의 발자취가 가득했다. 한쪽에는 그의 연대기와 매력 가득한 화보 사진들도 전시됐다.
잊을 수 없는 장면도 여럿 있었다. 황희찬이 A매치 데뷔골을 넣은 장면, 2022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인 역전골을 터트리며 '알라얀의 기적'을 썼던 장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를 완벽히 제치고 넣었던 '반다이크 그 골' 등 팬들이라면 알 수밖에 없는 추억들로 가득했다. 관람을 마친 이들은 정성스레 방명록을 남기며 팬심을 전달했다.
취재진과 만난 황희찬은 "비가 오는데도 이렇게 많이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내가 자라고 좋아하는 부천시에서 이렇게 큰 페스티벌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많은 시민 여러분, 팬분들과 좋은 시간을 나눌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같이 즐겨주시고 좋은 추억 가지고 가시길 바란다. 감사하다"라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직접 자기 갤러리를 둘러 보고 온 황희찬은 "방금 봤다. 너무 잘 돼 있더라. 까치울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내 모든 하이라이트 골과 유니폼, 축구화들. 그런 순간이 담겨 있다"라며 "다들 한번 꼭 구경해보시면 좋겠다. 다 너무 좋았던 추억의 장소였다"라고 말했다.
화보 사진 이야기가 나오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본인 의사가 반영된 전시냐는 물음에 "나도 사진을 보면서 '내가 맞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내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렇게 잘 준비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나도 오늘 처음 봤는데 멋있게 잘 돼 있어서 좋았다"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황희찬은 앞으로도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당연히 이렇게 팬분들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내가 축구를 더 잘해야 한다. 일단 축구를 더 잘하는 데 더 집중을 하겠다. 또 이렇게 시간이 날 때는 최대한 팬분들과 소통하고 즐기는 추억을 만들고 싶다"라고 다음 만남을 예고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