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오면 계속 뛰고 싶다".
이재성(36세, 무앙통 유나이티드)이 태국 프로축구에서 'K리거 수비수'로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지난 16일 태국 프로축구 결승전에서 무앙통 유나이티드는 BG빠툼 유나이티드 FC에 0-1로 패해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 명의 퇴장과 경기가 90분을 넘긴 후, 추가 시간 1분 남은 상황에서 결정적인 골을 내주며 패했다.
그러나 7년 만에 결승전에 진출하여 준우승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이 배경에는 이재성의 활약이 있었다. 팀의 준우승을 이끌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 이재성을 만나 그간 경험과 계획에 대해 나눴다.
■ 다음은 이재성과 일문일답.
- 태국 리그 재도전의 계기.
▲ 과거 2021년에 태국 무대에 진출했지만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아, 다시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재활과 복귀를 반복하며 은퇴를 고민하던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그런데 이적 시장 마감 직전에 기회가 찾아와, 매니지먼트 회사의 지원 덕분에 극적으로 이적할 수 있었다. 이 힘든 과정을 거쳐 다시 도전한 무대에서 원하는 결과를 이루어내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 태국 리그의 환경과 적응은 어땠는지.
▲ 영어를 잘하는 편도 아니고 팀에서도 영어를 할 수 있는 동료, 그렇지 않은 동료가 있어서 처음에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팀원들이 적극적이고 서로 먼저 도움을 주려는 분위기여서 적응하는데 수월했다. 또한 처음이 아닌 두번째 경험이라는 점에서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 이번 시즌을 어떻게 보냈는지.
▲태국 리그에 재도전하면서, 젊은 선수들보다 더 많이 뛰고 빌드업에서 우위적인 면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팀에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 무앙통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가기 전에는 팀이 10위였지만, 12경기에서 10승 1무 1패를 기록했고, 7년 만에 리그 컵 결승전에 진출했다. 경기를 계속 뛰면서 컨디션도 회복했고 제 자신에 대한 확신이 더 생긴 한 해였다.
- K리그에서 15번을 달고 뛰었지만 이번에는 40번을 달게되었다.
▲ K리그에서 대부분을 15번을 달고 뛰었기 때문에 15번을 선호했다. 하지만 무앙통에는 이미 15번의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40번을 배정받았다. 하지만 40번을 달고 경기가 잘 풀리면서 이 번호에 긍정적인 기운을 느꼈다. 그래서 이제 40이라는 숫자가 나쁘지 않게 느껴졌고, 평행 이론처럼 40살까지 축구를 계속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 2024년 타이리그 컵 결승전을 떠올리며.
▲ 결승전 진출은 7년 만에 거둔 성과로, 비록 준우승이었지만 매우 좋은 성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상대 팀인 BG 파툼 유나이티드는 ACL에 자주 출전하고 우승 경험도 많은 상위권 팀이었지만, 그들과의 경기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느꼈다.
태국 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의 역할이 중요한데, 우리 팀의 주요 득점원인 윌리안 포프 선수가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출전하지 했다.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 더욱 아쉬웠다.
- 앞으로의 목표는
▲ 앞으로 한국이든 태국이든 어디서든 축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계속해서 뛰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여전히 축구를 사랑하고 있으며, 지금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축구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정말로 축구를 할 수 없다고 느낄 때까지는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이재성은 2009년 수원 삼성 입단을 시작으로 울산 현대,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 전북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 랏차부리, 충남아산을 거친 베테랑 센터백이다. 지난 2월 무앙통에 합류하였으며 올 시즌 총 12경기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DJ 매니지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