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가 ‘라디오쇼’에서 나영석 PD와의 비교에 대해 '가브리엘'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으로 겸손한 우문현답을 내놨다.
28일 오전 방송된 KBS 라디오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약칭 라디오쇼)’에는 김태호 PD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는 DJ 박명수의 진행에 맞춰 ‘라디오쇼’ 청취자들에게 근황을 밝혔다.
김태호 PD와 박명수는 과거 MBC 간판 예능 ‘무한도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들은 최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신규 예능 ’My name is 가브리엘(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약칭 가브리엘)’에서 연출자와 출연자로 다시 만나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가브리엘’은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세계 80억 인구 중 한 명의 이름으로 72시간 동안 '실제 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프로그램이다. 공교롭게도 2회인 오늘(28일)부터 나영석 PD의 tvN 신규 예능 ‘서진이네2’가 첫 방송을 시작하는 바. 공교롭게도 ‘가브리엘’과 ‘서진이네2’는 동시간대 경쟁을 펼치게 됐다.
자연스레 나영석 PD와 김태호 PD의 경쟁이 이목을 끌고 있는 상황. 김태호 PD는 "저희야 너무 감사하다. 금요일 시간대 예능이 된다는 걸 몸소 보여주셨다. TV를 점점 안 보는 분들이 늘고 있는데 금요일 황금 상권을 만들어두신 나 PD님 덕분에 예능이 된 것"이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특히 그는 "일주일에 콘텐츠가 130개 가까이 되는데 그 안에서 10위 안에 들기도 쉽지 않다. 저는 예전에 종편 생기기 전에 시작한 PD들이다 보니 그 때는 경쟁이 익숙했다면, 지금은 저희 시간대에 OTT 특히 티빙에 들어가면 야구가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청자 분들 선택권이 늘어났기 때문에 저는 예능 PD 분들이 선택할 게 많은 시간대에 대해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동시간대 경쟁에 졌다고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게 말이 안 된다. 작은 콘텐츠를 키워보자고 회사를 나온 것이기 때문에 ‘지구마불’도 시즌3를 계획하고 있다. 그래서 ‘가브리엘’도 작은 시작의 씨앗"이라고 강조했다.
박명수는 “제가 김태호라면 다른 시간 좋은 때 가면 더 나올 거라고 애기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그 시간대에 하겠다고 한 이유가 뭐냐”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김태호 PD는 “그런 경력은 20년이 넘다 보니 한 회 반응으로 움츠러들고 흔들리는 건 아니다. 하여튼 맷집은 좀 세졌다. 저희에게 제일 중요한 건 이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제일 중요하다. 시즌1을 잘 마무리 하고 데이터를 활용해서 시즌2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김태호 PD는 나영석 PD에 대해 “정말 대단하시다. 저도 이런 질문 계속 받는데 해도해도 계속 질문받는 걸 보면 단단하게 예능에 대해서 계속해서 새로운 것도 제시하시고 본인의 메시지도 명확하게 제시하면서 끌고 가시는 힘은 최고인 것 같다. 사석에서 인사 몇 번 나눈 것 같다. 저 퇴사 전에 만나서 커피 한 잔 했다. 눈싸움을 왜 하냐, 저는 같이 있으면 기에서 죽어하지 않나. 박명수님 한테도 그렇고. 뒷담화 전문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애 예능 같은 트렌드 예능 제작 생각은 없을까. 김태호 PD는 “하고 싶다. 그런데 제가 연애 예능을 한다고 할 때 기대감이 있을까 싶다. 젊은 후배 PD가 선입견 없이 한다고 하는 거랑 제가 하는 거랑 다를 것 같다. 실제로 작년에 저희 1년차 신입사원이 낸 기획안이 연애 데이트 예능이었다. 그런데 아직 어리기도 하고 여러 판단 끝에 제작을 미루자고 했다. 그런데 몇개월 뒤에 타사에서 거의 똑같은 기획안이 나오더라. 그래서 후배한테 사과했다. 감없는 어른들이 평가한 게 잘못된 것 같다고. 우리가 너를 믿고 했어도 좋았을 텐데. 그래서 후배한테 바로 사과했다”라고 밝혔다.
그만큼 ‘뚝심의 고수’로 평가받는 김태호 PD. 그는 MBC 시절 수십억 영입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한 일화로 유명했다. 그는 “나중에 더 큰 딜이 들어올 거라 생각한 것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런데 그 때 당시만 해도 ‘무한도전’ 자체가 너무 재밌었다. 그 시기 자체는 ‘무한도전’이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고 다음에 어떤 방향으로 갈지 고민이 깊었다. 2013년 전후였다. 그 때 제가 자리를 비우자니 타격이 크고, 조금만 더 하면 반등할 것 같은 타이밍이었다. 그 때는 모든 집중을 프로그램에 쏟고 싶었다. 갈등도 조금 있었다. 그런데 뒤에 뭔가 더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MBC 부사장 실로 호출됐던 일화에 대해 그는 “나영석 PD님 연봉이 얼마다 기사가 났는데 갑자기 바로 부사장실에서 오라고 전화가 왔다. 저도 기대를 하고 갔다. ‘10년 넘게 애를 썼으니 고민해볼게’라고 하실 줄 알았는데 ‘흔들리지 마!’였다. 저도 MBC에서 매년 성과에 대해서 인센티브도 받고 했기 때문에 크게 불만은 없었다”라고 했다.
그 정도로 '무한도전'을 연출한 김태호 PD의 파급력은 지금도 인정받고 있다. 이에 박명수 역시 ‘무한도전’에 대해 인생작으로 밝힌 바. 우주여행 아이템이 결국 성사가 안 된 것에 대해 김태호 PD는 “2013년인가 2014년에 한 글로벌 제작 회사와 10개국이 동시에 추진해서 한국 대표로 ‘무한도전’이 들어가고 달나라까진 아니지만 성층권까지 다녀오는 걸 공동 포맷으로 진행하는 걸 준비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러시아에 훈련도 가지 않았나. 그런데 무산됐다. 지금도 아직까지는 불안하지 않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모든 사람 이름으로 예약을 할 수 없으니까 유재석님 더해서 한 명 정도만 후보로 뒀다. 끈기나 체력에 유재석님이 제일이었기 때문에”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태호 PD는 “80억 중에 한 명이라고 하면 저희가 다 포함될 거다. 우리의 삶은 누구나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박명수 님이 그렇게 눈가가 촉촉해지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시사에서 진심이라고 느꼈다. 진짜 그 날씨가 더웠다. 낮에 한번도 화장실을 안 간 게 땀으로 흘려서 그런 거다. 지켜봐주시면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실 수 있을 거다. 도파민도 있지만 아주 터지진 않는다. 삶 안에서 나를 비춰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보니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가브리엘'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가브리엘'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