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의 강호' 멕시코가 또 조별리그에서 무너졌다. 이번엔 월드컵도 아니고 코파 아메리카 무대이기에 더욱 충격적이다.
멕시코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에콰도르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베네수엘라는 자메이카를 3-0으로 꺾었다. 그 덕분에 3전 전승으로 조 1위에 오르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자메이카는 3패로 탈락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남은 건 조 2위에게 주어지는 8강행 티켓 하나. 승부를 가리지 못한 멕시코와 에콰도르는 나란히 1승 1무 1패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하지만 승자는 에콰도르였다. 에콰도르(골득실 +1)는 골득실에서 멕시코(골득실 0)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며 8강에 올라갔다. 이로써 멕시코는 토너먼트 무대도 밟지 못하고 쓸쓸히 짐을 싸게 됐다.
이번 코파 대회는 남미 10개국과 멕시코를 포함한 북중미 6개국이 참여한 아메리카 대륙의 축제다. 4개 조 각 1, 2위 팀이 8강에 진출해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멕시코도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멕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에 달하는 전통의 북중미 강호다. 북중미에서는 개최국 미국(11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FIFA 랭킹을 자랑한다.
당연히 많은 이들이 멕시코의 무난한 8강행을 점쳤다.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라지만, FIFA 랭킹은 각각 54위와 30위다. 전력 면에서도 멕시코가 B조에서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멕시코는 첫 경기에서 자메이카를 1-0으로 잡아냈지만, 2차전 베네수엘라를 만나 0-1로 패했다. 그리고 무조건 승리해야 했던 에콰도르전에서 0-0으로 비기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3경기에서 고작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멕시코는 월드컵 무대에서도 오랫동안 토너먼트 단골 손님이었다. 1994 미국 월드컵부터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7회 연속 16강 진출을 일궈낸 바 있다.
특히 멕시코는 2018년 월드컵에서 독일을 잡아내기도 했다. 당시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스웨덴에 패했지만, 독일과 한국을 연달아 잡아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게다가 최종전에서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꺾어준 덕분에 조 2위로 16강행을 일궈냈다.
하지만 멕시코 축구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멕시코는 카타르에서도 아르헨티나와 폴란드에 밀려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44년 만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자 역대 월드컵 최저 순위 마감(22위)이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썼다. 그리고 이번엔 코파에서도 조기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한편 멕시코를 울리고 8강에 올라간 에콰도르는 A조 1위 아르헨티나와 준결승 진출을 두고 맞붙는다. 두 팀은 오는 5일 맞대결을 펼친다. B조 1위 베네수엘라는 오는 6일 A조 2위 캐나다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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