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의중은 뭘까. 정말 1년 뒤면 손흥민(32)을 '잔인하게' 정리하고 현금을 챙기려는 생각일까.
올여름 토트넘 팬들의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캡틴' 손흥민의 재계약이다. 영국 현지에서도 매일 그의 계약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2025년 6월이면 계약이 만료된다. 자연스레 지난 시즌부터 재계약 관련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일 때도 토트넘이 손흥민의 미래를 확보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화제를 모았다.
당초 토트넘과 장기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다. 토트넘과 손흥민 모두 새로운 계약에 낙관적이며 이미 협상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시즌을 마친 뒤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리그 17골 10도움을 기록한 만큼 아무도 의심을 품지 않았다.
다만 시즌이 끝나니 분위기가 달라졌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토트넘은 재계약 대신 손흥민의 계약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려는 계획이다. 우선 1년 더 붙잡아 둔 뒤 천천히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예상치 못한 소식에 반응이 뜨거웠다. 토트넘이 냉철한 판단을 내렸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팬들 사이에선 손흥민과 언제 결별할지 모른다는 불안함도 커졌다.
이제는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새로운 계약서를 건네는 대신 1년만 연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 손흥민이 어느덧 만 32세를 앞둔 만큼 그의 미래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무리 손흥민이라도 30대 중반에 접어들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도 사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일단 1년을 더 지켜본 뒤 그때 선택을 내리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풋볼 인사이더' 역시 "손흥민이 토트넘과 계약에 합의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토트넘은 그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연장으로 그를 2026년까지 묶어둘 수 있게 된다. 그에 따라 토트넘은 앞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이 손흥민 현금화를 계획하고 있다는 예측도 커지고 있다. 토트넘에서 수비수로 활약했던 앨런 허튼은 손흥민의 계약이 끝나도록 두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하며 향후 손흥민을 판매할 때 그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허튼은 "토트넘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계약에서 그 조항(1년 연장 옵션)을 넣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가서 그 옵션을 발동할 것이다. 일어나고 있다. 100%"라며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정말 중요한 존재다. (옵션을 발동하면) 두 시즌을 얻게 된다. 만약 누군가 그를 영입하려 한다면 토트넘은 그의 가치에 맞다고 느끼는 이적료를 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에버튼 CEO였던 키스 위니스는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행을 점쳤다. 그는 "손흥민에겐 사우디 이적이 가장 큰 옵션일 것이다. 토트넘도 사우디가 가장 많은 큰돈을 쥐어줄 것이란 사실을 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재계약을 제시해도 2년 정도이며 파격적인 연봉 인상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팀 토크'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매체는 "토트넘은 2025년에 손흥민을 '잔인하게' 매각할 수도 있다"라며 "손흥민을 사우디 측에 판매해 상당한 이적료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는 매력적일 수 있다. 손흥민 본인도 은퇴가 1년 더 가까워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동에서 말년을 보내며 연봉을 받는 일에 더욱 적극적일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미 올여름에도 사우디가 손흥민을 노린다는 이야기가 들려온 바 있다. 사우디 국부 펀드(PIF)를 등에 업은 알 이티하드가 손흥민을 영입 명단에 올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알 이티하드의 1번 타깃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지만, 살라 영입이 어려울 시 손흥민으로 눈을 돌릴 계획이라는 얘기였다.
물론 손흥민은 사우디행을 원하지 않는다. 알 이티하드는 1년 전에도 그에게 접근했다가 실패한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은 "사우디에 가고 싶었으면 지금 여기 없었을 것이다. 난 축구를 사랑한다. 돈도 중요하지만, PL에서 뛰는 건 꿈이었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라며 이적설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토트넘으로서는 손흥민을 팔 생각이라면 사우디에 판매하는 게 최고다. 이적료를 가장 많이 챙길 수 있을 뿐더러 혹시나 적으로 만날 일도 없다. 아직은 모두 추측에 불과하지만, 토트넘이 새로운 계약을 주저하고 있는 만큼 터무니 없는 시나리오도 아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대로는 '메가 재계약'이나 '레전드 대우'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 언론이 지적한 대로 1년이 더 흐르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쪽은 손흥민이 아닌 토트넘이 된다. 돈에 민감하기로 유명한 다니엘 레비 회장이 다시 한번 '레비다운' 선택을 내릴 수 있다. 팀 토크도 "손흥민은 내년 이맘때 33세가 될 예정이다. 그는 엘리트 수준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나이대 선수에게 장기 계약은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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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홋스퍼, 스코어 90, 원풋볼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