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지져스!". 불사의 히어로 데드풀과 울버린은 마블을 구할 수 있을까.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배우 휴 잭맨, 라이언 레이놀즈가 '마블 구세주'로 꼽히는 부담감과 소회를 밝혔다.
4일 오전 서울시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에서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작품의 주연 휴 잭맨, 라이언 레이놀즈와 작품을 연출한 숀 레비 감독이 참석해 국내 취재진과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히어로 생활에서 은퇴한 후, 평범한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던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이 예상치 못한 거대한 위기를 맞아 모든 면에서 상극인 울버린(휴 잭맨)을 찾아가게 되며 펼쳐지는 도파민 폭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데드풀과 울버린의 만남이자 동시에 이들이 속한 '엑스맨' 시리즈가 MCU 세계관 안에 들어오는 작품으로 기대를 더하고 있다.
휴 잭맨은 "여러분들이 아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예전에 서울의 친선대사였던 적이 있다. 그 임기가 언제 끝나는지는 모르겠는데 지금까지도 서울의 친선대사인 것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돌아오게 돼 기쁘다. 특히나 이번 영화를 갖고, 더욱이 제가 25년이나 진심을 담아 연기한 이 배역이 등장하는 영화를 제 가장 친한 친구 2명인 라이언, 숀과 함께 오게 돼 기쁘다. 제가 울버린을 다시 연기할 줄 몰랐는데 진심을 담아 연기했다. 이렇게까지 연기하면서 행복한 적이 없었다. 울버린이 등장하는 영화 중 가장 사랑스러운 영화이기도 하다. 데드풀과 함께 하기도 해서 더욱 기쁘다"라고 말했다.
휴 잭맨은 박경림의 의상을 보고 "멋지다"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데드풀을 반영한 붉은 슈트였다. 이에 박경림은 "2009년 임명되셨더라. 저희에겐 영원한 홍보대사다"라고 화답했다. 라이언 레이놀즈 역시 데드풀을 연상케 하는 박경림의 의상에 감탄했고, "그렇게 안 도와주셔도 될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라이언은 "데드풀 첫 개봉까지 10년이 걸렸다. 2편도 개봉했을 때에 다시 한번 그 사랑을 두배로 늘리는 계기였다. 지난 6년동안 제 친구들과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데드풀과 울버린이 함께 참여하는 과정도 쉽지는 않았다. 마블과 MCU와 '엑스맨' 세계관을 합치는 데 의미도 있었다. 이 시리즈를 통해 확신이 있으면 밀고 나가야 한다는 확신을 얻었다. 저희가 친한 친구라고는 하지만 할리우드 배우 분들이 많이 방문을 하실 텐데 친하다고는 해도 실제로 친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런데 실제로 저희는 매일 만나서 노는 친구들이다. 제 형제들 만큼이나 혹은 더 친하다. 실제 이웃이기도 하다. 그리고 '데드풀과 울버린'은 팬들이 오랫동안, 10년 이상 꿈꿔온 만남일 뿐 아니라 저희도 그만큼 오랫동안 원해온 일이다 보니 저희에게도 축복이고 영광이다"라고 평했다.
숀 레비 감독 역시 "저희 모두가 상징적인 히어로들을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받아들여오고 있었다. 그 캐릭터를 액션도 있고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는 스토리에 등장시켜서 여름에 만난다는 건 어떤 감독에게도 크나큰 영광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작품에 대한 기대감과 별개로 외부적인 환경에 대한 평가는 아쉬움도 있었다. '어벤져스'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던 마블의 작품들이 연달아 흥행 면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둬왔기 때문. 이에 '데드풀과 울버린'이 마블의 구세주처럼 여겨지는 상황. 배우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라이언은 "전혀 부담 없다"라며 "매일같이 일하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떤 뒤 "장난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숀 레비 감독님과 처음 스크립트를 쓰고 있을 때도 뉴욕의 한 아파트에서 대본을 쓰고있는데 그 때 '마블 지져스!'라는 말을 쓰기도 했다. 데드풀이 혼자 망상한다는 차원에서 쓴 거지 마블을 구하겠다고 쓴 것은 아니었다. 저희도 마블이 예전보다 많은 인기를 얻지 못해 '리셋'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저희보다는 외부적인 요인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마블 지져스' 대사가 진짜 마블을 구하려는 의도냐고 물어보더라. 그렇지만 그런 의도가 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저희가 영화를 만들 때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있었다. 즐거움과 대담함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전 세계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저희가 봤을 때 스토리텔링의 가장 큰 마법은 즐거움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관객 분들께 즐거움을 드리고 싶었다. 저희에게도 세 명이 같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게 굉장히 즐거운 일이다. 항상 친구이면서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저희의 열정과 우정이 저희의 관계로 드러는 것 같다. 경쟁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서포트하고 싶어하고 있다"라고 했다.
더불어 숀 레비 감독은 "이 영화는 '우정'에 관한 영화다. 시작은 '혐관'일 수 있지만"이라고 거들었다. 이어 라이언은 "아직 못 보신 부분들에 정말 많은 놀라운 장면들이 있을 거다. 마블이 영화를 보면서 데드풀이 울버린에게 말하는 건지, 라이언이 휴에게 말하는지 확실치 않은 순간이 있을 거다. 4의 벽을 허무는 것 같은 그런 순간이 굉장히 재미있을 거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휴 잭맨 또한 "그런 부담과 기대치를 알고 있다. 그런데 약속할 수 있는 건 저희 세 사람 만큼 저희에게 기대치가 높은 사람이 없다는 거다. 제가 울버린을 25년째 하고 10번째 울버린이 나오는 작품인데 라이언이 작업을 하면서 최고의 울버린을 만드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래서 제가 시나리오를 읽을 때 울버린을 나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울버린에 대해 너무나 많은 생각을 기울였다는 걸 알았다. 이번엔 더욱 특별한 울버린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잔인한 액션으로 인해 한국의 청소년 관람불가에 해당하는 'R등급'을 받아온 것으로 유명한 '데드풀' 시리즈, 시청 등급 면에서 청정구역인 디즈니 안으로 들어온 '데드풀과 울버린'에서는 R등급을 어떻게 살렸을까.
숀 레비 감독은 "저는 사실 시청등급에 관해서는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디즈니 안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을 안 했다. 저는 데드풀의 팬이고 로건의 팬이다. 마블과 디즈니 모두 이 영화가 기존의 디즈니와 다르고 최초의 청불영화가 될 것을 알고 데드풀의 톤을 유지하라고 해줬다. MCU 안에서 노는 게 재미있었다. 큰 샌드박스 같았다. 이 영화에 흐르는 피는 데드풀의 DNA다"라고 털어놨다.
라이언 또한 "영화를 청불로 만들자 생각하고 쓴 것은 아니었다. 스토리가 제일 중요했다. 디즈니 전에는 팍스였다. 데드풀과 로건 모두. 저희는 이 스토리를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게 제일 중요했다. 그래야 제가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데드풀과 울버린이 일부러 충격을 주기 위해 청불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제 9살짜리 딸과 79세 모친도 작품을 보셨는데 즐겁게 보셨다. 골수 팬들도 작품을 좋아해줬다. 그래서 일부러 쇼킹하려는 것도 아니지만 디즈니에 일부러 맞추려고 하지도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마케팅의 대가로 알려진 라이언은 휴 잭맨의 서울 친선대사에 대해 "'친선대사 어쩌구'는 아닌 것 같다. 저라면 데드풀과 울버린을 군대 최전선에 두겠다. 아주 좋은 파이터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국방력을 더욱 과시하지 않을까 싶다. 저희는 쇼만 있고 별로인데 군인들이 얼마나 잘하는지를 극대화해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을 캐나다와 합병하는 건 어떨까 생각해봤다. 캐나다를 가져가시면 더욱 좋을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작품의 팬들 사이 데드풀과 울버린의 우정을 넘어선 로맨스에 대한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상황. 이에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다만 휴 잭맨은 "그렇게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니 너무 기쁘다. 흥미롭다.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긴 한데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도 맞다"라고 답했다. 이에 라이언 레이놀즈가 "그런데 울버린의 로맨스란 상대의 얼굴을 때리면서 클로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자, 휴 잭맨 역시 "맞다. 저 역시도 라이언의 팬이다. 너무 좋은 친구고 마케팅 천재"라고 화답했다.
실제 라이언 레이놀즈는 딸과의 시간을 포기할 정도로 '데드풀과 울버린' 작업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휴 잭맨이 "라이언 레이놀즈가 좋은 아빠인지는 모르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을 정도. 라이언 레이놀즈는 "제 딸이 9살인데 촬영 마치고 딸이 데드풀 영화를 다시 하면 이혼하겠다는 표현을 했다. 6년 동안 데드풀을 안 했다가 한 거라 전혀 불평 불판이 있는 건 아니지만 너무 일을 많이 하면 집에 있는 시간이 없어서 딸이 그런 얘기를 한 것 같다. 제 딸이 집 떠나서 일만하면 이제 끝이라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오는 24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민경훈 기자,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