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는 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8강전에서 브라질과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코파 최다 우승국(15회)' 우루과이는 준결승에 진출하며 우승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우루과이의 다음 상대는 콜롬비아다. 4강 대진 반대편에서는 아르헨티나와 캐나다가 맞붙는다.
주심이 좀처럼 경고를 꺼내지 않으면서 경기가 과열되기 시작했다. 전반 16분엔 로날드 아라우호가 고의적으로 엔드릭 어깨를 가격하면서 한 차례 신경전이 벌어졌다. 슈팅보다 선수가 쓰러지는 횟수가 많았다. 어쩌다 나오는 슈팅도 결정력이 모자랐다.
우루과이에 부상 악재가 발생했다. 전반 31분 로날드 아라우호 발을 쭉 뻗어 크로스를 막으려다가 갑자기 쓰러져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았다. 별다른 접촉은 없었지만,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그는 호세 히메네스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양 팀이 한 차례씩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전반 35분 누네스가 우측에서 날아온 택배 크로스에 머리를 갖다 댔다. 수비 방해도 없는 완벽한 프리 헤더였지만, 공은 높이 뜨고 말았다. 브라질도 곧바로 반격에 나서면서 하피냐가 일대일 기회를 맞았으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다.
대형 변수가 터졌다. 후반 25분 난데스가 호드리구의 돌파를 무리하게 저지하려다 위험한 반칙을 저질렀다. 발목을 강하게 가격하는 깊은 태클이었다. 주심은 처음엔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비디오 판독(VAR) 후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했다.
양 팀이 나란히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10명이 된 우루과이는 후반 33분 펠리스트리와 누네스를 불러들이고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 기예르모 바렐라를 넣으며 공격 숫자를 줄였다. 그러자 브라질은 5분 뒤 하피냐, 파케타, 고메스를 대신해 더글라스 루이스, 사비우, 안드레아스 페레이라를 한꺼번에 투입했다.
하지만 끝까지 골은 나오지 않았다. 반칙만 41개에 달했던 경기는 0-0으로 막을 내렸다. 우루과이가 26개, 브라질이 15개의 반칙을 기록했다. 약 2분마다 휘슬이 불렸던 셈. 경기는 연장전 없이 곧바로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시작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밀리탕의 슈팅이 로셰트에게 막히면서 우루과이가 앞서 나갔다. 3번 키커 루이스의 슈팅도 골대를 때리고 나갔다. 알리송이 4번 히메네스의 슈팅을 막아내며 마지막 희망을 살리긴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마지막 키커 우가르테가 깔끔하게 골망을 가르며 우루과이의 승리에 방점을 찍었다.
한편 소속팀인 토트넘 '주장' 손흥민을 향한 인종 차별로 물의를 빚었던 벤탕쿠르도 이날 나섰다. 그는 2022년 겨울 이적 시장서 토트넘에 입단한 이후 지난 시즌까지 통산 67경기에 나서 7골 7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토트넘 주장'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대형사고'를 쳤다.
인종차별 논란을 낳은 상황은 이러했다. 앞서 15일 우루과이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한 벤탄쿠르는 진행자로부터 한국 선수 유니폼을 부탁받았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 유니폼을 원한다는 뜻이었다. 벤탄쿠르도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는 맞장구를 치면서 함께 웃었다. 아시아인 모두가 비슷하게 생겼다는,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논란이 일자 벤탄쿠르는 지난 6월 15일 1차 사과문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6월 20일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다는 것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벤탄쿠르의 사과, 손흥민의 사과 수용과 관계없이 영국축구협회(FA)에서 벤탄쿠르에게 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징계 가능성이 나오자마자 벤탄쿠르는 재차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6월 22일 "인터뷰에서 손흥민을 언급했던 것에 대해 난 그와 대화를 나눴고 우린 깊은 우정을 바탕으로 이 일이 단지 불행한 오해였다는 것을 서로 이해했다"라며 "모든 것은 명확해졌고, 해결됐다. 내 발언으로 기분 나빴던 분들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는 정확히 했다. 벤탄쿠르는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난 손흥민만 언급했을 뿐 다른 누구도 언급한 적 없다. 누구를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모욕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모두에게 큰 존경을 표한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뒤늦게 "구단 내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상황서 토트넘은 당초 7월말에 1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 투어가 예정됐던 상황. 벤탄쿠르의 발언으로 인해서 한국 팬들에게 야유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서 우루과이가 4강에 진출하면서 벤탄쿠르는 한국 투어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4강전에 속해진 이상 일정이 더욱 지연되면서 개인 휴가까지 고려하면 자연스럽게 벤탄쿠르는 한국행을 피하면서 인종 차별 논란을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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