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도 세월은 거스를 수 없는 모양이다. 이제는 호날두도 은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9일(이하 한국시간) "킨은 호날두에게 경고를 보냈다. 그는 언제 자신의 선수 커리어가 끝났다고 깨달았던 정확한 순간을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호날두가 뛰고 있는 포르투갈 대표팀은 지난 6일 독일 함부르크의 함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8강전을 치러 승부차기 끝에 프랑스에 무릎 꿇었다. 120분 싸움 끝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했다.
호날두는 이날도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이번 대회 포르투갈이 치른 5경기에서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두 선발로 나섰다. 심지어는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태였던 조지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꿋꿋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른 주축 선수들은 대거 휴식을 취했으나 호날두만은 예외였다.
그래서였을까. 호날두는 이날 120분을 모두 뛰고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빅 찬스 미스 1회, 유효 슈팅 1회, 기회 창출 0회, 드리블 성공 0회, 크로스 0회에 그치며 침묵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호날두에게 경기 최저 평점인 6.1점을 매겼다.
결국 포르투갈은 이번에도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3경기 연속 0골에 그쳤다. 그나마 수비에서도 무실점으로 버티며 승부차기까지 끌고 간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연장전에 투입된 주앙 펠릭스가 실축하면서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호날두는 슬로베니아전과 달리 탈락에도 눈물 흘리지 않았다. 그는 지난 경기 연장 전반 페널티킥을 놓친 뒤 눈물을 펑펑 쏟았지으나 이날은 씁쓸히 하늘만 바라봤고 울고 있는 동료 페페를 위로했다.
이로써 호날두는 자신의 유로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앞서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이번 유로는 내 마지막 유로 대회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마지막 대회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며 고개를 떨궜다.
최악의 부진이었다. 호날두는 5경기 슈팅 23개로 8강 기준 대회 최다 슈팅을 기록하고도 0골에 그쳤다. 기대 득점(xG)은 총 3.47골. 하지만 페널티킥까지 놓치며 침묵을 깨지 못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는 다시 한번 실패로 막을 내렸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그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지만, 결과적으론 벤치로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옳았다.
경기 후 호날두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영국 '가디언'은 "특히 호날두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으며, 포르투갈은 여전히 그에게 의존했다. 이는 결국 팀을 망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라며 "포르투갈 선수들은 펠릭스를 위로하며 단결을 보여줬다. 그러나 호날두는 위로 없이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팀이 여전히 호날두의 그림자에 묶여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라고 꼬집었다.
프랑스 저널리스트 다니엘 리올로는 호날두를 투명인간 취급했다. 그는 "호날두가 포르투갈을 망쳤다. 그가 국민 레전드인 건 이해한다. 하지만 그는 최근 몇 년간 기여한 바가 없다"라며 "포르투갈은 마치 10명이 싸우는 것 같았다. 호날두의 이런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진짜 걱정되는 건 그가 대표팀 은퇴 의사가 없다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맨유 선배 킨도 비판 행렬에 동참했다. 그는 "호날두는 휴식을 취하고 대표팀에서 물러나야 한다. 만약 그가 여전히 소속팀에서 잘 뛰고 있다면, 월드컵쯤 다시 살펴보면 된다"라며 "황혼기가 왔을 때 다른 선수들을 위해 물러나는 결단도 내려야 한다. 아니면 동료 발목을 잡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난 셀틱 시절 훈련장에서 은퇴해야 할 때라는 걸 깨달았다. 훈련에 대한 사랑을 잃으면 이제 시간이 끝났다는 뜻"이라며 조언을 남겼다.
한편 호날두는 2026년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까지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드리안 무투는 그가 아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주니어(14)와 함께 뛰고 싶은 마음에 은퇴를 미루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부진을 고려하면 쉽진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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