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데뷔골' 3번 키커 이동경이 PK 찬 이유는? "원래는 욕심 없었는데..."[김천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7.15 05: 11

이동경(27, 김천상무)이 귀중한 '입대 후 첫 공격포인트'를 신고했다.
김천상무는 14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3라운드에서 전북현대를 4-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김천은 3경기 만에 승리하며 12승 7무 4패(승점 43)로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2위 울산(승점 42)을 1점 차로 제쳤다.

반면 전북은 직전 라운드 김두현 체제 첫 승을 거두며 반등하는가 싶었지만, 박진섭의 퇴장 악재로 무너지며 고개를 떨궜다. 4승 8무 11패(승점 20)로 11위에 머물렀다.
김천은 전반 30분 이동경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리고 전반 35분 박진섭이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점했다. 몰아치던 김천은 후반 24분 김대원의 추가골, 추가시간 박상혁과 맹성웅의 연속골로 골 폭죽을 터트리며 대승을 완성했다.
김천 데뷔골을 기록한 이동경은 경기 후 "비도 오고 날씨도 안 좋았는데 많은 팬분들이 찾아와주셨다. 전북을 상대로 큰 점수 차로 이길 수 있어 굉장히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사실 이동경은 페널티킥 1번 키커가 아니었다. 그는 "원래는 나도 그렇게 차고 싶은 욕심이 없었다. 페널티킥을 담당하는 (유)강현이 형이나 (김)대원이가 있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기회가 아니면 빨리 골을 넣기 힘들 것 같아서 잘 얘기했다. 강현이 형이 양보해 주셔서 득점할 수 있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울산에서 함께했던 원두재와 김민준은 15일 전역한다. 이동경은 둘 이야기가 나오자 "그냥 날 보면 웃더라. 사실 별다른 말은 없었다. 부대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해줬다. 군 생활을 하면서 1년 반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에 대한 답도 많이 들었다. 놀리지만은 않았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며 웃었다.
이동경은 대표팀 욕심에 대해선 "축구선수로서 당연히 꿈을 가져야 한다. 국가대표 선수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다. 내가 뭔가 특별함이 있어야 감독님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노력이 더 필요하다"라고 다짐했다.
어떤 특별함을 길러야 할까. 이동경은 "2선 선수들을 보면 각자만의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배울 점이 많다. 그런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슈팅에서 내가 확률을 높인다면 감독님 선택의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전반기 울산 시절 퍼포먼스를 생각하면 아직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동경은 "5주 반이라는 기간 동안 훈련을 아예 못 했다. 모든 몸 상태가 리셋되는 느낌을 받았다. 신체적으로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주말엔 경기를 많이 챙겨보면서 머리로라도 흐름을 따라가려 했다. 또 날씨가 굉장히 무더워서 컨디션 측면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라고 밝혔다.
울산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천이다. 이동경은 비결을 묻자 "기존 선임분들이 워낙 잘해줬다. 좋은 기운을 이어가기 위해 모두가 더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더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강등권이라면 조급하거나 힘들 수 있었는데 감사하다"라며 "어제 울산 경기도 봤다. 강팀을 이기려면 어떻게든 승리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나도 울산을 많이 응원하고 있다. 항상 잘 되길 바라는 팬의 마음으로 보고 있다. 두 팀이 끝까지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만약 마지막까지 김천과 울산이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인다면 이동경으로는 마음이 복잡할 터.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쉰 후 "어찌 됐건 선수로서 경기장에 나가면 당연히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게 본분에 맞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딸을 두고 훈련소에 입소했던 이동경이다. 그는 "아내에게 굉장히 감사하다. 휴대폰을 받아서 연락하면 정말 힘들어했다. 혼자 있기 때문에. 내가 축구에 집중할 수 있게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경기장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해준다. 나도 그런 부분에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동경은 이날 득점포를 가동하며 오랜만에 아내에게 세레머니를 바칠 수 있었다. 그는 어떤 심정이었는지 묻자 "조금 홀가분했다. 골을 넣거나 하면 스스로도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 굉장히 좋은 신호라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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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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