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에게 한국축구 발전보다 개인의 명예가 우선인 걸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행보가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파리를 방문해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을 만났다. 정 회장은 9월 한국에서 진행되는 FIFA 홈리스 월드컵에 대해 면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인판티노 회장은 7일 SNS에 정몽규 회장이 자서전을 선물한 사진을 올렸다. 인판티노는 “파리 FIFA 사무실에서 정몽규 회장과 다시 만나 정말 반가웠다. 정몽규 회장과 KFA에 그동안 멋진 일일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렸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이 여자축구와 남자축구의 강국으로 남아있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인판티노는 “정몽규 회장이 자서전 ‘축구의 시대’ 한 권을 공유해 줬다. 감사하다. 직접 쓴 글을 읽게 돼 영광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할 것”이라며 인증샷까지 찍어서 올렸다.
하지만 축구팬들은 분노하고 있다. 남자축구는 무려 40년 만에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축구협회가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전 감독을 A대표팀 임시감독으로 선임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행정을 펼친 것이 진출 실패의 일부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고심해도 시간이 모자랄 정 회장이 개인의 치적을 자랑하기 위해 인판티노 회장에게 책을 선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 회장의 자서전은 한글로 발간돼 인판티노 회장이 읽을 수도 없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선임 후폭풍도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와해됐고 한국축구의 공정성과 시스템이 붕괴됐다. 이런 와중에 정 회장이 인판티노 회장을 만나 축구협회장 4선 의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는 말이 나온다.
축구팬들은 “아주 비싼 냄비받침을 선물했다”, “FIFA 회장에게 자랑하려고 책을 썼나”, “한국어로 된 책을 선물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FIFA 회장이 아닌 본인의 인증샷을 위해 책을 선물했을 것”이라며 정 회장을 비판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