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HD를 맡은 김판곤(55) 감독의 열정은 대단했다.
울산은 10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개최된 ‘2024 하나은행 K리그1 26라운드’에서 대구FC를 1-0으로 이겼다. 승점 45점의 울산은 한 경기 덜 치른 포항(승점 44점)을 4위로 밀어내고 3위에 등극했다. 선두 강원(승점 47점)과 2점 차이다. 대구(5승9무12패)는 8경기 연속 이기지 못했다.
김판곤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꺼냈다. 주민규, 강윤구가 투톱으로 나서고 루빅손, 정우영, 고승범, 엄원상의 중원이었다. 이명재, 김영권 김기희, 윤일록의 포백에 골키퍼는 조현우였다.
대구는 3-4-3으로 맞섰다. 세징야, 이탈로, 정치인 스리톱에 장성원, 요시노, 박세진, 고재현 중원이었다. 카이오, 김진혁, 고명석의 수비에 수문장은 오승훈이었다.
울산은 전반전 점유율 59%를 쥐고 공격을 주도했다. 대구는 역습으로 반격했다. 전반전 유효슈팅수에서 6-6으로 팽팽했다.
울산은 골운이 있었다. 전반 30분 우측면을 돌파한 고승범이 낮고 빠른 크로스를 날렸다. 공이 고명석의 몸에 맞고 자책골이 되는 행운이 따랐다. 울산이 1-0 리드를 잡았다.
후반전 김판곤 감독은 강윤구와 주민규를 빼고 아타루와 야고를 투입해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26분 상대 태클에 넘어진 엄원상이 김민준과 교대했다.
조현우는 고비 때마다 선방으로 대구의 동점골을 막았다. 세징야가 위협적인 슈팅을 수차례 날렸지만 골대를 빗나갔다. 결국 조현우의 선방으로 울산이 한 골차 승리를 지켰다.
데뷔전에 나선 김판곤 감독은 무더운 날씨에도 정장차림으로 선수들을 지휘했다. 그는 쿨링브레이크에서도 쩌렁쩌렁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선수들을 계속 독려했다. 열이 오르자 겉옷을 벗고 계속 지휘했다. 50대 중반 노장으로 보기 어려운 열정이었다.
김판곤 감독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울산에서 현역 선수로 뛰었다. 1996년 울산의 첫 리그 우승을 뛰었던 산증인이다. 그는 지난 20여 년 동안 국내외 클럽을 비롯해 홍콩, 말레이시아대표팀 등을 지도했다. 특히 말레이시아대표팀에서도 박항서 감독 못지 않은 성과를 내 동아시아에 한국축구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울산은 홍명보 감독이 갑자기 시즌 중 자리를 비우며 김판곤 감독을 영입했다. 김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K리그1 3연속 우승과 코리아컵 우승, AFC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까지 목표로 하겠다”며 야심찬 계획을 전했다.
데뷔전 승리로 김판곤 감독은 일단 첫 단추를 잘 꿰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