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염정아가 영화 '크로스' 뒷이야기와 작품 이야기를 전했다.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 주역배우 염정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크로스’(감독 이명훈)는 아내에게 과거를 숨긴 채 베테랑 주부로 살아가는 전직 요원 ‘강무’와 남편의 비밀을 오해한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이 거대한 사건에 함께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락 액션 영화다.
이날 염정화는 작품 참여 계기에 대해 "작품 대본을 오래전에 받았었다. 그때는 바로 촬영을 들어갈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생각만 하고 있다가, 2022년에 사나이픽처스에서 제작을 하신다고 하고, 황정민 선배님이 하신다는 이야기와 함께 대본이 왔다. 그때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드디어 만들어지는구나! 하고 흔쾌히 출연하게 되었다"라며 "캐릭터들이 전형적인 캐릭터에서 젠더 체인지가 되었는데, 그 부분이 되게 매력적이었다. 기존에 생각하던 거랑 다 바뀌어져 있네. 여자가 일을 해서 남편을 먹여 살리는 부분도 그렇고, 반전도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개봉되는 소감에 대해서는 "넷플릭스 공개 영화는 처음이다. 그래서 기대와 설렘이 좀 컸었다. 전 세계 동시에 오픈이 된다는 게. 성적도 전 세계 8위라더라. 더 잘됐으면 좋겠지만, 최종 목표까지는 생각을 안 해봤다. 오늘도 오는 길에 누가 8 위한 걸 캡처해서 보내주셨는데, 심장이 벌렁거리는 거다"라며 "반응도 맨날 본다. 근데 어디 들어가서 뭘 봐야 하는지를 잘 몰라서, 사람들이 캡처해 주면 그걸 본다. 인스타는 잘 못 찾겠고, 트위터에서도 보고. 제가 본 좋은 평은, 황정민 선배와 잘 어울린다. 또 다른 작품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하더라"라고 말했다.
극 중 전직 사격 국가대표이자 강력범 때려잡는 에이스 형사 ‘미선’ 역을 맡은 염정아는 "제가 코믹한 역할도 하고 중성적인 역할을 많이 하긴 했는데, 미선이 같은 캐릭터는 처음이었던 거 같다"라며 "저는 시나리오에 그려진 미선대로, 제가 느끼는 대로 표현하고 싶었다. 외형적인 것은 보이시하게 보이고 싶어서 쇼트커트를 했고, 의상도 바지 위주로 입었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베테랑 형사로서 목소리 톤도 낮게 나오고, 툭툭 뱉는 대사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특히 선배로 나왔던 정만식 씨는 극 중 비록 제가 후배이지만 계급으로는 윗사람이라 명령조의 말투를 써보려고 노력했다"라며 연기 비하인드를 전했다.
액션 연기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그는 "액션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건 아닌데, 작품이 좋아서 했었다. 어떻게 나왔을까 걱정했는데, 꽤 근사하게 나온 것 같더라. 현장에서 시키는 대로 구르고, 쏘고, 잘했던 거 같다. 많이 도와주셨다. 파주에 있는 액션스쿨에 가서도 총 잡는 법 등을 배웠다. 아무래도 제가 액션을 다 하긴 하지만, 큰 그림에서는 대역분들이 해주시는 부분이 많아서 카메라가 저에게 들어왔을 때 그럴듯한 표정을 해야 했다. 표정도 액션의 하나라 생각해서, 그런 것도 많이 신경을 썼다"라며 "그리고 제가 예전에 ‘H’라는 영화에서 형사 역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총에 대한 것을 많이 배웠다. 다시 찍으니까 자세 같은 게 다시 기억나더라. 무술 감독님이 하라는 대로, 잡아주는 대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밀수'서의 수중 액션 등, 이어진 작품에서의 액션 연기에 대해 "연달아 하다 보니 액션에 대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물론 아직도 몸치인 것 같긴 하다. '언니네 산지직송'에서 애들하고 뛰어보니 뛰어지지도 않고, 박자도 못 맞추는데, 작품 촬영을 하면 이상하게 되더라. 이건 내가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구나, 싶구나"라고 전해기도. 공들인 액션 장면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황정민 씨와 처음 둘이 손을 잡고 합심하고 공격을 했던 장면이다. 복도에서 모두 다 쏴 죽이고, 서로 총을 돌려가며 크로스하며 공격했던 그 장면. 그리고 전혜진 씨와 여자 둘이 했던 장면도 정말 잘 찍고 싶었다"라고 부연했다.
극 중 남편으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황정민과의 케미도 놓칠 수 없었다. 황정민은 잘 나가던 요원 시절의 과거를 숨긴 베테랑 주부 ‘강무’ 역으로 분해 아내를 알뜰살뜰 내조하는 남편으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 가운데, 염정아와 황정민은 다정다감한 주부 9단 남편 ‘강무’와 와일드하고 터프한 아내 ‘미선’으로 완벽 변신해 색다른 부부 케미를 보여줬다.
이에 염정아는 "(황정민 씨가) 연기 잘하시는 거야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받았던 감동이 있었다. 아무래도 액션 장면이 많은 현장인데 여자배우들이 많다 보니, 미리 가서 안전한지, 괜찮은지를 다 체크해보시더라. 워낙 현장에 일찍 오시기도 하고. 감동을 많이 했었다"라면서 "보통 선배님들이 후배들 많이 챙기는 편이긴 하지만, 배려심에 놀랐다. 내 연기도 해야 하는데, 이걸 미리 해놓고 다 챙겨놓고, 어떻게 다 하지? 싶을 정도로 다 보고 계시더라. 그래서 저는 편하게 제 연기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또한 "영화로 보니까 저희 둘이 잘 어울리더라. 그림체가 약간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라며 서로의 케미를 평가하며 "여유가 있고, 멋있는 척을 안 하더라. 이건 멋있는 컷이니까 멋있게 해야지, 하지 않고, 뒤에서 느슨하게 액션을 하시는 게 너무 멋있더라. 그래서 ‘나도 그렇게 해야지’ 싶었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염정아는 "사실 저는 예를 들면 같이 여행을 갔는데, 사람들과 앉아서 이야기하는 데 저는 상을 치우려고 움직이는 편이다. 그럼 사람들이 너무 불편해하더라. 그 정도로 움직이는 스타일이긴 하다. 근데 정민 선배님이 더하더라"라며 "처음에는 많이 놀랐다. 분명 제가 (촬영장) 콜이 먼저였는데, 벌써 와계시고, 분장 다 하고 돌아다니신다고 해서, ‘내가 더 일찍 와야 했나?’ 싶더라. 한편으로는 ‘나는 후배들이랑 할 때 너무 일찍 가지 말아야지’ 싶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더불어 극 중 강무와 미선의 전사에 관해 묻자, "저희끼리 전사를 생각해 보긴 했었다. 실제 장면으로 만들어볼지 생각도 해서 구체적인 이야기도 나왔었다"라며 "제가 무슨 일을 하다가, 우연히 사고나는 걸 봤는데, 너무 멋진 남자가 나와서 저를 구해줬는데, 그게 강무였다. 제 눈에는 거의 정우성처럼 보였을 거다. 완전 콩깍지가 씌어서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되었다, 는 생각을 해보았다"라고 웃었다.
영화 '크로스'는 물론, 최근 공개되고 있는 디즈니+ 시리즈 '노 웨이 아웃'을 포함해 염정아는 파격적인 연기와 신선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엄정화는 "아무래도 이미 30대 초반쯤에 스스로 도회적인 이미지에 대한 생각을 무너트린 것 같다. 제한적인 역할에 오는 것에 대해서 ‘이거라도 어디야’, ‘내가 하나라도 잘하는 게 있으면 되지!’ 했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여러 역할 제안이 와서 하게 되었던 거 같다"라며 "'노 웨이 아웃'도 그렇고, '크로스'도 그렇고 저는 그냥 하고 싶어서, 재미있으니까 했다. 내가 안 해보던 걸 하는 게 재미있어서 도전하는 거였다. 혹시나 ‘너는 이거 안 어울리는데 왜 했어?’라는 반응이 있을까 봐 공개되었을 때는 조마조마한 마음이 있었다. 그러니까 자꾸 반응들도 찾아보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예능에서도 염정아의 존재감은 빛나고 있다. 최근 tvN '언니네 산지직송'을 통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그는 "너무 좋다 정말로. ‘웬일이야’ 하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 멤버들도 너무 행복해하고 있다. 반응이 좋은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너무 힘들긴 하다. 살도 엄청나게 탔다. 피부가 회복이 안 되고 있다. 하지만 후회는 안 한다. 또 저하고 맞는 것 같다. 놀기만 하면 재미없는데 일도 하고, 밥도 하고, 놀기도 하고, 청소도 하고"라고 웃었다.
이어 "예능이든 작품이든, 각오는 항상 똑같은 거 같다.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자,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하자는 주의"라며 "사실 예능도, 영화도, 드라마도 그동안 꾸준히 해왔던 게 갑자기 공개되어서 그렇지, 저는 지금은 한가하게 지내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연기가 너무 하고 싶다. 좋은 작품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중"이라고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올해로 데뷔 34년 차 배우가 된 염정아는 "현장도 편리해지고 있다. 딱 정해진 시간만 촬영하고 있는데, ‘나 때는’ 3일씩 밤새고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요즘엔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점점 편해지고 있다. 어쨌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는 건 똑같은 일인 것 같다"라고 지난날을 돌아보며 "시간이 너무 빠르다 싶다. 언제 이렇게 됐지? 싶고. 사실 34년이라고 하면 되게 어마어마한 것 같지 않나. 제가 저를 봤을 때는 잘 모르겠다. 내가 뭘 그렇게 했지? 싶고, 빠르게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다만 선배님들보다 후배들이 어디를 가도 더 많기는 하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그는 "저는 배우 외에 다른 직업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다른 일을 하는 저는 상상이 안 되고, 안 되었으면 그냥 가정주부이지 않았을까"라면서 "현장에 있던, 집에 있던, 최선을 다하고, 여기에 있을 땐 이걸 열심히 하고, 이런 식으로 일과 일상의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 저에겐 지금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 모든 배우분이 롤모델이고, 그분들처럼 되고 싶다. 그냥 저는 오랫동안 일했으면 좋겠다. 계속 이렇게 현장에서 후배들과 동료들과 일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라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염정아는 영화 '크로스'에 대해 "집에서 편하게 보실 수 있는 영화고, 아이들하고 보셔도 된다. 무해한 영화니까, 재미있기도 하고, 코미디도, 액션도 있는 영화다. 시간 되시면 꼭 보시길 바란다"라며 시청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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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