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레알 마드리드 팬들이 원했던 것이다."
킬리안 음바페(26)가 꿈꾸던 레알 마드리드 데뷔전부터 데뷔골을 뽑아내며 극찬을 받았다. 동료들과 공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깨끗이 씻어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15일(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스타디온 나로도비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아탈란타에 2-0 승리를 거뒀다.
UEFA 슈퍼컵은 직전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팀과 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팀이 단판으로 맞붙는 대회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승리로 2년 만에 UEFA 슈퍼컵 정상에 오르면서 통산 6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는 바르셀로나, AC 밀란를 넘어 역대 최다 우승 신기록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4-3-3 포메이션을 택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음바페-호드리구, 주드 벨링엄-오렐리앵 추아메니-페데리코 발베르데, 페를랑 멘디-안토니오 뤼디거-에데르 밀리탕-다니 카르바할, 티보 쿠르투아가 선발로 나섰다.
아탈란타는 3-4-1-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아데몰라 루크먼-샤를 더케텔라러, 마리오 파샬리치, 마테오 루제리-마르턴 더론-에데르송-다비데 자파코스타, 세아드 콜라시나츠-이삭 히엔-베라트 짐시티, 후안 무소가 먼저 출격했다.
음바페를 위한 경기이자 '갈락티코 3기'의 화려한 출범식이었다. 그는 올여름 파리 생제르맹(PSG)과 7년 동행을 마무리했고, 자유계약 신분으로 레알 마드리드와 5년 계약을 맺었다. 드디어 어릴 적부터 '드림 클럽'이었던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게 된 음바페다.
이제는 레알 마드리드의 9번이 된 음바페. 그는 지난달 입단식에서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과 함께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뻐했고, 경기장을 돌며 팬들과 첫 인사를 나눴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지네딘 지단도 경기장을 찾아 축하를 보냈다.
음바페는 유창한 스페인어로 "여기에 있다니 믿을 수 없다. 난 여러 해 동안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잠을 청했고, 오늘 내 꿈은 이뤄졌다. 정말 행복하다. 먼저 첫날부터 나를 믿어주신 페레스 회장님께 감사드린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매우 어려웠지만, 우리가 이겼다. 드디어 레알 마드리드 선수가 됐다"라며 "우리 가족은 행복하고, 어머니는 울고 계신다. 믿을 수 없는 날이다. 이 클럽과 엠블럼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라고 감격했다.
이날 음바페는 15년 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의 레알 마드리드 입단식을 오마주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우상인 호날두가 했던 대로 "하나 둘 셋, 알라 마드리드!"라고 외치며 구름 관중의 환호 속에 경기장을 떠났다.
그리고 음바페는 아탈란타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겪은 데다가 팀 훈련을 시작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곧바로 출격했다.
음바페는 전반 15분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첫 슈팅을 날렸다. 그는 전반 15분 발베르데가 올려준 낮은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공은 아탈란타 수비벽에 걸렸다.
음바페의 데뷔골은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그는 팀이 발베르데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23분 평생 잊지 못할 골을 터트렸다. 벨링엄이 박스 왼쪽에서 수비 사이로 공을 건넸다. 좁은 공간이었지만, 음바페는 패스를 그대로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가른 뒤 특유의 '팔짱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할 일을 다한 음바페는 후반 38분 브라힘 디아스와 교체됐고, 관중들의 기립박수 속에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레알 마드리드는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고, 슈퍼컵 통산 6번째 우승을 추가했다. 음바페도 동료들과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음바페는 '모비스타'와 인터뷰에서 "정말 멋진 밤이었다. 난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이 유니폼과 함께, 이 엠블럼과 함께, 이 팬들을 위해 뛰는 것. 내게는 선물이다"라며 기뻐했다. 물론 능숙한 스페인어로 한 말이었다.
이어 그는 "트로피를 따내는 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마드리드에서) 항상 이겨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나는 공격수로서 데뷔전에서 결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매우 기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기에 뛰는 기쁨이다"라고 덧붙였다.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목표를 묻는 말에 "우리는 레알 마드리드에 있다. 우리에게 한계란 없다. 내게 한계는 없다"라며 "만약 내가 50골을 넣을 수 있다면 (목표는) 50골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팀으로서 이기고 발전하는 것이다. 우리는 팀으로서 승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힘줘 말했다.
비니시우스, 벨링엄과 함께 뜻깊은 데뷔골을 만들어낸 음바페다. 그는 "둘 다 훌륭한 선수다. 하지만 여기 우리는 모든 포지션에서 최고다. 난 우리 팀에 있는 모든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어서 행복하다. 우리는 꼭 발전할 것이고, 나부터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오늘은 긍정적인 한 걸음이다"라고 전했다.
리오 퍼디난드는 음바페를 극찬했다. 그는 "음바페의 득점은 모든 레알 마드리드 팬들이 원했던 것"이라며 "그들은 거의 틀림없이 세계 최고의 선수를 팀에 추가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젊은 선수들이 정말 많기 때문에 굶주려 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퍼디난드는 음바페와 벨링엄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했다. 그는 "음바페는 이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아무리 지금까지 잘해왔다지만, 레알 마드리드에서 잘한 건 아니었다. 많은 선수들 앞에서 증명해야 할 게 많다"라면서도 "상대는 음바페와 비니시우스에게 수비를 두 명씩 붙여야 한다. 그러면 벨링엄에게 더 많은 공간이 생길 것이다. 다른 팀들엔 좋은 신호가 아니다"라고 짚었다.
경기 MVP를 차지한 벨링엄도 음바페의 합류에 환하게 웃었다. 그는 "음바페는 훌륭하다. 너무 날카롭다. 기술 퀄리티가 정말 높고, 훌륭한 팀 동료다. 그에게 공을 돌린다"라며 "이제 난 음바페와 함께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그의 속도와 실력, 공 없을 때 움직임, 리더로서 소통하는 방식을 볼 수 있게 됐다. 음바페는 여기에 온 지 오래된 것 같다. 딱 들어맞는다"라고 기뻐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음바페가 팀에 잘 녹아들었다고 칭찬했다. 그는 "음바페는 정말 잘했고, 팀에 잘 적응했다. 그는 비시니우스나 벨링엄과 잘 어울렸다"라며 "음바페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 공간이 생기면 호드리구와 비니시우스, 음바페는 정말 위협적이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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