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잘하기로 소문난 맛집 피어엑스의 새로운 애칭 ‘박치기 공룡’이 무색했다. 필승 플랜이었던 다이브가 이날 만큼은 속수무책으로 꼬이면서 결국 초반 구도가 망가지고 말았다.
눕는 조합으로 꾸린 상대가 초반부터 스노우볼을 굴리는 결과는 당연히 완패였다. 1승, 단 한 세트의 승리가 요원할 때 당한 0-2 셧아웃 패배에 류상욱 감독은 침통할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남았다. 바로 T1을 상대로 승리할 경우 플레이오프 자력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 ‘류’ 류상욱 감독은 오는 17일 T1전에서 첫 번째 목표인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를 힘주어 밝혔다.
지난 15일 한화생명과 2라운드 경기를 0-2로 패하고 만난 류상욱 피어엑스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중요한 경기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진 거 같아 많이 아쉽다”면서 “전체적으로 라인전 단계부터 많이 힘들었던게 가장 크다고 본다. 우리 라이너들의 체급이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유독 좀 사고가 좀 많이 났다. 그런 점들에서 많이 밀리면서 허무하게 졌다”고 경기 패인을 포함한 총평을 전했다.
빠르게 스노우볼을 굴려야 하는 상황에서 후반 밸류 픽인 상대에게 주도권을 허용한 까닭을 묻자 “알고는 있지는 사실 인터뷰에서 자세하게 말씀드리기는 힘들다. 빨리 무너진 이유는 전체적으로 상대 조합 보다 우리 조합이 안 좋아, 자신 있는 구도를 못 만들었던 것 같다. 이런 점들을 빨리 개선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씁쓸해했다.
2라운드 5승을 거두면서 기세를 탈 때만 해도 피어엑스에게 가까이는 플레이오프,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선발전까지 불가능해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조금도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경쟁 상대인 광동의 남은 경기가 디알엑스전 이라는 감안하면 남은 답은 마지막 정규시즌 경기를 이겨 자력으로 티켓을 거머쥐는 방법 뿐이다.
“(T1전은) 오늘 같은 경기력은 좀 안 보여드리고 싶다. 최대한 열심히 준비해 우리 플레이를 잘 한다면 이전에 보여드렸던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T1전이 마지막 경기인데 열심히 준비해서 자력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류상욱의 각오 처럼 피어엑스가 벼랑 끝 위기에서 스스로 살아나 풍성한 수확을 향해 나아갈 건지, 아니면 그대로 2024시즌의 마침표를 찍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