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 스포'로 고통 받았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더 인플루언서'가 결국 오킹의 상금 3억 원 지급을 취소했다. 일부 여성 출연자들의 선정성 논란이 불거지더니 끝마무리도 웃지 못했다.
넷플릭스 측은 21일 오후 "작품 공개 전에 관련 내용을 비밀로 유지하는 것은 창작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노고와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작품이 의도한 재미를 시청자에게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중요한 장치다. 이는 작품의 성공을 바라는 모든 제작진과 출연진 간의 약속이기도 하다"며 "따라서, 프로그램의 신뢰도와 출연자 간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출연 계약 상의 비밀 유지 의무를 저버린 '더 인플루언서' 우승자에게는 상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며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8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첫 오픈된 '더 인플루언서'는 영향력이 곧 몸값이 되는 대한민국 인플루언서 77인 중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찾기 위해 경쟁하는 소셜 생존 서바이벌 예능이다. 장근석, 이사배, 빠니보틀, 오킹, 진용진, 심으뜸, 대도서관, 시아지우, 과즙세연 등 한류 배우부터 1세대 유튜버, 2700만 팔로워를 거느린 틱톡커가 등장해 큰 화제를 모았다.
'최종 우승자에게는 상금 3억 원을 지급한다'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지만, 공개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킹이 우승했다'라는 스포일러가 퍼져 논란이 됐다.
앞서 오킹은 지난 2월 스포츠 플랫폼 회사 위너즈 코인의 '스캠 코인'(가상화폐 사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오킹과 스캠 코인 사건으로 폭로전을 벌인 위너즈 전 대표 A씨는 올해 5월 개인 SNS에 "오킹이 '더 인플루언서'에서 우승했다고 얘기했다"고 털어놔 인터넷상에 빠르게 확산됐고, 예비 시청자들은 작품을 보기 전에 결정적인 스포를 듣게 됐다.
'생존 서바이벌 예능'에서 최종 우승자 1인이 미리 알려졌으니, 이는 드라마나 영화의 결말을 스포 당한 것과 다름 없었다. 이에 넷플릭스 측은 상금 3억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며, "(오킹이) 출연 계약 상의 비밀 유지 의무를 저버렸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오킹은 구독자 210만 명을 보유한 '오킹TV'의 인기 크리에이터로 6년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스캠 코인 논란으로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몇 차례 해명을 내놨지만, 부정적인 여론을 돌리지 못했고, 급기야 5월 27일 진행한 생방송에선 극단적인 멘트를 내뱉고,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승 스포' 오킹 때문에 한 차례 타격을 받은 '더 인플루언서'. 1회 공개 직후에는 여자 BJ들의 '벗방'(벗는 방송)과 맥락 없는 어그로 끌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2라운드 라이브 방송 미션은 과즙세연이 남성을 앉혀두고 몸매를 밀착해 섹시 댄스를 췄는데, 아프리카TV 못지 않은 수위를 보여줬다. 이어 표은지는 라이브 룩북을 빙자한 속옷 패션쇼가 '15세 이상 관람가'임에도 19금을 방불케 했다.
또한 3라운드 '피드 사진 제작'에선 마이부가 얼굴도 없는 가슴 클로즈업으로 모두를 경악케 했고, 과즙세연 역시 파트너 준우를 변태로 오해할만한 설정샷으로 어그로 끌기를 멈추지 않았다.
'더 인플루언서'는 지난 13일 모든 회차가 공개되면서 종영했지만, 마지막까지 논란과 구설수의 연속이었다.
/ hsjss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오킹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