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드왕’ 카이우 보할류(31∙브라질)가 마침내 UFC 미들급(83.9kg) 톱5까지 올라왔다.
UFC 미들급 랭킹 12위 보할류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캐노니어 vs 보할류’ 메인 이벤트에서 5위 ‘킬러 고릴라’ 재러드 캐노니어(40∙미국)를 만장일치 판정(49-45, 49-45, 48-46)으로 물리쳤다.
UFC를 접수하러 너드가 왔다. 너드는 지능은 높지만 사회성이 부족한 외톨이를 뜻한다. 보할류는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팀 파이팅 너드를 이끌고 UFC에서 활약한다. 별명 그대로 상대 스타일을 철저히 분석해 영리하게 싸운다.
고릴라 사냥의 비결은 카프킥이었다. 캐노니어는 강한 펀치를 내기 위해 앞다리에 체중을 많이 싣기 때문에 먼저 카프킥으로 다리를 공략했다. 거친 훅이 나오면 뒤로 물러나면서 피하고 잽과 레그킥으로 점수를 쌓아갔다.
결정타는 윈투 콤비네이션이었다. 보할류는 3라운드에 왼손잡이 자세에서의 원투로 캐노니어의 다리를 흔들리게 만들었다. 5라운드에는 원투로 KO에 가까운 녹다운이 터졌다. 캐노니어는 의식을 잃은 듯 쓰러졌다가 바닥에 부딪히며 다시 정신을 차렸다.
보할류는 그라운드 앤 파운드를 쏟아 붓고, 암트라이앵글 초크를 시도하며 피니시를 노렸다. 하지만 캐노니어가 끝까지 버텨내면서 경기는 보할류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됐다.
보할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뿔테 안경을 끼고 “이 안경을 보는 사람들은 모두 두려워해야 할 거다. 우리 파이팅 너드가 UFC를 접수하러 왔다”고 큰소리쳤다.
보할류가 원하는 건 타이틀샷이다. 그는 “드리퀴스 뒤 플레시, 넌 이미 스트릭랜드와 아데산야를 이겼다. 여기로 와라 아님 내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가겠다”고 챔피언을 도발했다.
타이틀샷 전망이 밝진 않다. 데이나 화이트(55∙미국) UFC 최고경영자(CEO)는 전 챔피언 션 스트릭랜드(33∙미국)가 다음 타이틀샷을 받게 될 거라고 공언했다. 드리퀴스 뒤 플레시(30∙남아공)는 지난 1월 스트릭랜드와 접전 끝에 승리하며 UFC 미들급 챔피언에 올랐다.
다른 경쟁자들도 많다. 전 챔피언 겸 현 랭킹 3위 로버트 휘태커 대 13승 무패 함자트 치마예프 승자, 4위 나수르딘 이마보프 대 7위 브렌던 앨런 승자도 충분한 명분이 있다.
보할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경기는 새로운 챔피언이 도래했단 걸 보여준단 마음가짐으로 준비했다”며 “내가 다음 타이틀 도전권을 얻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다음 도전자를 논할 때 내 이름이 언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선 미들급 피니시 신기록이 수립됐다. 제럴드 머샤트(36∙미국)는 에드먼 샤바지안(26∙미국)을 2라운드 4분 12초 암트라이앵글 초크 서브미션으로 잠재우며 UFC 미들급 12번째 피니시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전 UFC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49∙브라질)의 11피니시를 12년 만에 넘어섰다.
두 명의 디 얼티밋 파이터(TUF) 우승자 또한 등장했다. TUF 시즌 32 페더급(65.8kg) 결승에선 마이롱 산토스(24∙브라질)가 칸 오플리를 2라운드 1분 30초 왼손 훅에 이은 그라운드 앤 파운드로 KO승을 거두고 UFC와 계약했다. 미들급 결승에선 라이언 로더(33∙미국)가 로버트 발렌틴(29∙스위스)를 그라운드 엘보로 꺾고 UFC에 진출했다.
한편 이날 오프닝 경기에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우슈 산타 60kg급 금메달리스트 ‘조커’ 왕충(32∙중국)이 화려하게 UFC에 데뷔했다. 왕충은 원투 펀치로 경기 시작 1분 2초 만에 빅토리아 레오나르도(34∙미국)의 의식을 끊어버렸다.
왕충은 우슈 산타뿐 아니라 다양한 타격 무술의 고수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2015년 킥복싱 무대에서 전 UFC 여성 플라이급(56.7kg) 챔피언 발렌티나 셰브첸코(36∙키르기스스탄/페루)를 꺾었고, 2019년에는 복싱 세계 선수권 대회 60kg급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 10bird@osen.co.kr
[사진] U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