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28,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빅리그 입성이 다시 한번 미뤄지게 될까.
세르비아 '텔레그래프'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우리는 황인범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즈베즈다와 함께하기 위해 마라카나(홈구장 애칭)에 남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라고 보도했다.
즈베즈다는 29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디온 라이코 마티치에서 열린 2024-2025 UCL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FK 보되/글림트(노르웨이)를 2-0으로 눌렀다.
이로써 즈베즈다는 1차전 1-2 패배를 뒤집으며 합계 3-2로 역전, UCL 본선 진출을 일궈냈다. 전반 26분 브루노 두아르테가 페널티킥 선제골을 터트렸고, 후반 14분 코너킥 공격에서 우로시 스파이치가 헤더 득점으로 2-0을 만들었다. 즈베즈다는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UCL 티켓을 손에 넣었다.
'국가대표 듀오' 황인범과 설영우도 선발 출전해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둘은 나란히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공수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황인범은 슈팅 2회, 기회 창출 3회, 드리블 성공 2회 등을 기록하며 축구 통계 매체 '풋몹' 기준 평점 8.1점을 받았다. 설영우도 기회 창출 1회, 태클 성공 2회, 가로채기 1회 등으로 평점 7.9점을 기록했다.
모든 걸 쏟아부은 황인범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경기장에 그대로 쓰러졌다. 그는 홈 팬들 앞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안 그래도 온갖 이적설에 휩싸이고 있는 황인범이기에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게다가 황인범은 경기를 마친 뒤 "내가 즈베즈다에 남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적시장 마감까지 아직 3일이 남아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겠다"라며 "난 이 곳에 온 뒤로 최선을 다해 왔다. 만약 남게 된다면 계속해서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 지금은 축구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하루만 시간을 달라"라며 이적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러나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황인범은 즈베즈다에 잔류할 예정이다. 매체는 "큰 축하 행사가 끝난 뒤 즈베즈다 팬들은 아주 좋아하는 선수 중 한 명이자 최고의 선수 황인범의 말을 듣고 약간 걱정했다"라며 "하지만 즈베즈다 보드진이 빠르게 움직였다. 황인범은 확실히 마라카나에 남을 것이다. 이번 시즌 즈베즈다와함께 UCL에서 뛰고 싶다는 그의 소망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황인범은 즈베즈다에서 최소한 전반기를 보낸 뒤 다음 이적시장을 노리게 된다. 그는 꾸준히 빅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밝혀 왔지만, 마땅한 제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황인범은 지난해 여름 즈베즈다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전 소속팀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와 갈등을 겪은 끝에 즈베즈다로 향했다. 빅리그 러브콜을 받기도 했으나 이적료 협상에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즈베즈다가 지불한 금액은 550만 유로(약 81억 원)에 달했다.
황인범은 세르비아 리그에서도 실력을 증명했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찬 그는 공식전 35경기에서 6골 7도움을 올렸고, 꿈에 그리던 UCL 무대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1골 1도움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 덕분에 즈베즈다는 리그와 세르비아컵을 동반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세르비아 리그 MVP까지 거머쥔 황인범.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프랑스 AS 모나코와 OGC 니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레알 베티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팀 등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번에야말로 빅리그 입성이 현실이 되는가 싶었으나 지금으로선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1000만 유로(약 148억 원) 수준으로 알려진 바이아웃 조항이 끝내 걸림돌이 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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