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본인만 모르는 토트넘 홋스퍼 레전드다. 손흥민(32)이 토트넘 역사상 최고의 7번과 최고의 윙어를 휩쓸었다.
손흥민은 이견이 없는 토트넘의 전설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2015-2016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고, 다소 아쉬움을 남긴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프리미어리그(PL) 대표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다. 첫 시즌을 제외하면 무려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10골-10도움' 클럽에도 4차례나 가입했다.
손흥민의 가장 큰 무기는 빠른 발을 활용한 뒷공간 침투와 양발을 사용한 치명적인 마무리 능력. 최고 하이라이트는 역시 2021-2022시즌 득점왕이었다. 손흥민은 당시 리그에서만 23골 7도움을 터트리며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가 유럽 5대리그 득점왕을 거머쥐는 새 역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토트넘의 142년 역사에도 여러 발자취를 남겼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64골을 터트리면서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엔 토트넘 통산 400경기 출전, PL 통산 3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까지 쌓았다. 토트넘 역사상 400경기 출전 기록을 쓴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14명, 그중 비유럽 국적 선수는 손흥민 한 명뿐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아직도 '토트넘 전설' 이야기만 나오면 손사래를 친다. 영국 'BBC'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의 전설이 되고 싶어 한다. 주장인 그는 구단 전설로 기억되고 싶다면서도 아직은 그렇게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라며 손흥민과 단독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어떤 유산을 남기고 싶냐는 질문에 "전설이다. 10년 동안 한 팀에서 뛰는 건 좋은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일관적이어야 하고 클럽에 무언가 돌려줘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난 아직도 내가 이 팀의 전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토트넘과 함께 무언가 우승하고 싶다고 말한 적 있다. 그렇게 되면 전설이라고 불리면서 매우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난 트로피를 얻기 위해 토트넘에 합류했다. 우리가 특별한 시즌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결코 만족이란 없는 손흥민이다. 그는 "난 내가 어디까지 도달해야 할지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있다. 만약 10골을 말했는데 6경기에서 10골을 넣어서 목표가 끝난다고 생각해 보라. 난 내가 할 수 있는 한 많이 밀어붙이고 싶다. 절대로 충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라며 "팀과 개인 모든 면에서 최대한 높은 곳으로 가고 싶다. 그러면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은 겸손하지만, 이미 토트넘하면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 손흥민이다. 영국 '기브 미 스포츠'도 토트넘 역대 최고의 7번으로 손흥민을 선정했다. 매체는 꾸준함, 공격 포인트, 수비수들에게 얼마나 악몽이었는지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다.
1882년 창단 이후 수많은 선수들이 토트넘 7번으로 활약한 만큼 쟁쟁한 이름들이 여럿 있었다. 토트넘과 함께 FA컵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일궈낸 오스발도 아르딜레스와 폭발적인 속도를 자랑했던 애런 레넌,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드필더로 꼽히는 글렌 호들 등이 명단에 올랐다.
손흥민은 이들을 모두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기브 미 스포츠는 "토트넘의 현 주장 손흥민이 역대 최고의 7번으로 꼽혔다. 그는 2015년 불과 2200만 파운드(약 386억 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에 도착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프리미어리그(PL) 최고 수준 윙어 중 한 명이 됐다"라며 "손흥민은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5위(162골)를 차지했고, 여러 차례 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2020년 푸스카스 상과 2021-2022시즌 PL 득점왕을 손에 넣었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단 하나 옥에 티는 바로 무관이다. 매체는 "손흥민에게 빠진 건 팀 트로피뿐이다. 그는 두 번의 결승전에서 패배했다. 토트넘 입단 이후 세계 정상급 클럽들이 손흥민을 영입하고 싶어 했지만, 그는 매 경기 유명한 등번호 7번을 달고 팀에 항상 충성을 다했다"라며 손흥민의 충성심을 언급했다.
기브 미 스포츠가 뽑은 토트넘 역대 최고의 윙어도 손흥민의 차지였다. 매체는 "토트넘은 수년간 수많은 윙어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가레스 베일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기 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라며 득점과 꾸준함, 임팩트를 기준으로 순위를 선정했다.
손흥민은 여기서도 가장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기브 미 스포츠는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역대 최고의 윙어로 평가돼 왔다. 그는 2015년 불과 220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합류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심지어는 1년 만에 이적을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PL 최고 수준의 윙어 중 한 명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매체는 "손흥민은 구단 역대 최고 득점자 순위에서 5위에 올라 있으며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특히 2020년 푸스카스 상과 2021-2022 PL 골든 부트를 수상했다"라며 "손흥민이 지난 9년간 보여준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충성심이다. 그가 폼을 찾기 시작하자마자 세계 최고 클럽들이 그의 사인을 원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매주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충실했다"라고 강조했다.
또 한 명의 월드클래스 윙어 베일은 손흥민에게 밀려 2위에 자리했다. 그는 2007년부터 2013년, 그리고 2020-2021시즌 임대로 토트넘에서 활약했다. 토트넘 통산 기록은 237경기 71골 53도움. 베일은 2013년 무려 1억 100만 유로(약 1490억 원)의 이적료로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토트넘 측면을 책임졌다.
폭발적인 속도와 강력한 왼발 킥을 자랑했던 베일. 기브 미 스포츠는 "베일은 소개가 필요 없다. 그는 발이 빠른 왼쪽 수비수에서 역사에 남을 위대한 윙어 중 한 명으로 변신했다. 그는 일관성 없는 토트넘을 등에 업고 활약하며 많은 이들의 롤모델이 됐다. 특히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를 제친 뒤 왼쪽 상단 구석으로 왼발 슈팅을 꽂아넣는 게 인상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베일은 2013년 전 세계 이적료 신기록을 세우며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그가 2010년 인터 밀란 원정에서 수비수 마이콘을 제치고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경기다. 당시 베일은 역사에 남을 수비수 중 한 명을 괴롭혔다. 그의 화려한 경력을 예고하는 활약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손흥민은 2024년 8월 28일자로 토트넘에서 만 9년을 꽉 채웠다. 토트넘도 공식 소셜 미디어에 "손흥민의 9년"이라는 멘트와 함께 9년 전 사진을 오마주한 사진을 공유하며 손흥민의 입단 9주년을 기념했다.
■ 기브 미 스포츠 선정 토트넘 역대 최고의 윙어 9명
1. 손흥민(2015~)
2. 베일(2017~2013, 2020-2021)
3. 클리프 존스(1958~1968)
4. 다비드 지놀라(1997~2000)
5. 크리스 와들(1985~1989)
6. 테리 다이슨(1955~1965)
7. 테리 메드윈(1956~1963)
8. 토니 갤빈(1978~1987)
9. 애런 레넌(2005~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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