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0시즌 연속 득점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토트넘은 29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손흥민의 10시즌 연속 득점을 축하한다! 토트넘 홋스퍼의 자랑스러운 주장, 손흥민 선수가 10시즌 연속으로 EPL 득점을 달성했다"라며 손흥민의 10시즌 연속 득점 기록을 조명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단 한 번도 팀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프리미어리그(PL) 대표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다. 첫 시즌을 제외하면 무려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10골-10도움' 클럽에도 4차례나 가입했다.
흥민의 가장 큰 무기는 빠른 발을 활용한 뒷공간 침투와 양발을 사용한 치명적인 마무리 능력. 최고 하이라이트는 역시 2021-2022시즌 득점왕이었다. 손흥민은 당시 리그에서만 23골 7도움을 터트리며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가 유럽 5대리그 득점왕을 거머쥐는 새 역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토트넘의 142년 역사에도 여러 발자취를 남겼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64골을 터트리면서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엔 토트넘 통산 400경기 출전, PL 통산 3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까지 쌓았다. 토트넘 역사상 400경기 출전 기록을 쓴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14명, 그중 비유럽 국적 선수는 손흥민 한 명뿐이다.
어느덧 토트넘 10년 차에 접어든 손흥민. 그는 지난 28일 토트넘 입단 9주년을 맞았다. 토트넘도 공식 소셜 미디어에 "손흥민의 9년"이라는 멘트와 함께 9년 전 사진을 오마주한 사진을 공유하며 손흥민과 함께한 9년을 기념했다.
손흥민은 지난 24일 에버튼전까지 포함해 토트넘 통산 410경기 164골 84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부터는 주장 완장까지 차고 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토트넘 역사상 최초의 비유럽 국적 주장으로서 경기장 안팎에서 리더로 활약 중이다.
이제는 토트넘에서도 두 번째 고참이 된 손흥민이다. 그보다 오래 토트넘에 머무른 선수는 벤 데이비스 단 한 명뿐이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에릭 다이어와 위고 요리스까지 지난 시즌 팀을 떠났다.
손흥민과 함께 'DESK 라인'을 구성했던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델리 알리,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도 모두 차례로 토트넘과 동행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손흥민만큼은 꿋꿋이 남아 토트넘을 지키고 있다.
영국 '기브 미 스포츠'도 손흥민의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매체는 손흥민을 토트넘 역대 최고의 7번과 역대 최고의 윙어로 뽑으면면서 충성심을 근거로 들었다.
기브 미 스포츠는 "토트넘의 현 주장 손흥민이 역대 최고의 7번으로 꼽혔다. 그는 2015년 불과 2200만 파운드(약 386억 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에 도착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프리미어리그(PL) 최고 수준 윙어 중 한 명이 됐다"라며 "손흥민은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5위(162골)를 차지했고, 여러 차례 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2020년 푸스카스 상과 2021-2022시즌 PL 득점왕을 손에 넣었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단 하나 옥에 티는 바로 무관이다. 매체는 "손흥민에게 빠진 건 팀 트로피뿐이다. 그는 두 번의 결승전에서 패배했다. 토트넘 입단 이후 세계 정상급 클럽들이 손흥민을 영입하고 싶어 했지만, 그는 매 경기 유명한 등번호 7번을 달고 팀에 항상 충성을 다했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 GOAT(Greatest of all time) 윙어 역시 손흥민의 몫이었다. 기브 미 스포츠는 "손흥민은 역대 최고의 윙어로 평가돼 왔다. 그는 2015년 불과 220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합류했다.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고, 1년 만에 이적을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PL 최고 윙어가 됐다"라며 "손흥민이 9년간 보여준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충성심이다. 그가 폼을 찾기 시작하자마자 세계 최고 클럽들이 그의 사인을 원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매주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충실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 전설'이라는 말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영국 'BBC'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의 전설이 되고 싶어 한다. 주장인 그는 구단 전설로 기억되고 싶다면서도 아직은 그렇게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라며 손흥민과 단독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어떤 유산을 남기고 싶냐는 질문에 "전설이다. 10년 동안 한 팀에서 뛰는 건 좋은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일관적이어야 하고 클럽에 무언가 돌려줘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난 아직도 내가 이 팀의 전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토트넘과 함께 무언가 우승하고 싶다고 말한 적 있다. 그렇게 되면 전설이라고 불리면서 매우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난 트로피를 얻기 위해 토트넘에 합류했다. 우리가 특별한 시즌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결코 만족이란 없는 손흥민이다. 그는 "난 내가 어디까지 도달할지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있다. 만약 10골을 말했는데 6경기에서 10골을 넣어서 목표가 끝난다고 생각해 보라. 내가 할 수 있는 한 많이 밀어붙이고 싶다. 절대로 충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라며 "팀과 개인 모든 면에서 최대한 높이 가고 싶다. 그러면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번째 시즌에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레스터 시티와 PL 2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터트리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손흥민은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25분 성실한 압박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 골키퍼 조던 픽포드의 공을 뺏어내며 추가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후반 32분 역습 상황에서도 반 더 벤의 미친 질주에 이은 패스를 받은 뒤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대승에 방점을 찍었다.
경기장 위에서도 누구보다 헌신적인 손흥민이다. 토트넘 감독 출신 팀 셔우드는 "알고 있겠지만, 토트넘은 최전방 선수들부터 공격적으로 압박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손흥민만큼은 아니다. 그의 공격성을 보라. 픽포드는 발에서 그렇게 공을 떼놓을 시간이 없다는 걸 알아야 했다. 그는 마땅한 대가를 치렀다"라며 손흥민의 성실한 압박에 박수를 보냈다.
실제로 손흥민은 지난 5월 국제스포츠연구센터 축구연구소(CIES) 선정 전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수비에 가담하는 공격수로 선정됐다. 그는 수비가담거리 지수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고, 압박횟수 지수에서도 88.6점을 받으며 전체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이 득점 외에도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2경기 동안 파이널 서드에서 공 소유권을 6번이나 되찾아 오며 PL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더 부트 룸'은 "손흥민은 득점 1위 엘링 홀란에 두 골 뒤지고 있지만, 다른 상위권 선수들을 넘어서는 점도 있다. 에버튼전에서도 분명히 보였다. 손흥민은 30대가 훌쩍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효 슈팅률 75%를 기록하며 주춤할 기미가 없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홋스퍼, BBC, 프리미어리그, 기브 미 스포츠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