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리버풀전 완패에도 불구하고 에릭 텐 하흐(54) 감독과 동행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텐 하흐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 홈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1-2로 진 브라이튼전에 이어 2연패를 기록한 맨유는 승점 3으로 14위까지 내려 앉았다. 홈 팬들 앞에서 당한 허망한 굴욕패였다. 팬들은 당장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지 언론에서도 3경기 만에 경질 이야기가 나왔다. 무엇보다 네덜란드 리그서부터 라이벌로 비교되던 아르네 슬롯 감독과 맞대결이었고 클럽간 숙명의 라이벌 대결이란 점에서도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었다.
새로운 구단주인 짐 랫클리프 경도 낙심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랫클리프 경이 실망한 듯 턱을 괴고 앉아 있다가 끝내 자신의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좌절하는 모습이 잡힌 것이다.
하지만 3일 영국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맨유 수뇌부는 텐 하흐 감독에게 부진한 팀의 경기력을 개선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했다.
이 매체는 "올여름 새 선수 영입에 1억 7500만 파운드(약 3081억 원) 이상을 쏟아부은 랫클리프 경이 인내심을 갖고 새로운 선수단에 적응할 시간을 줄 준비가 돼 있는 듯하다"고 강조했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 시즌을 마친 후 경질되는 분위기였다. FA컵 우승에도 불구하고 시즌 내내 보여준 여러 논란이 텐 하흐 감독을 밀어내는 분위기였다. 성적도 리그 8위에 머물렀고 구단 최다인 14패를 기록하는 수모도 겪었다.
텐 하흐 감독 후임도 여럿 거론됐다. 그 중 토마스 투헬 감독은 맨유와 대화를 나눴다고 텐 하흐 감독이 인정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을 재신임했다. 오히려 1년 연장 조항까지 삽입해 2026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오마르 베라다 신임 CEO는 리버풀과 경기 전 텐 하흐 감독과 계약을 이어간 것에 대해 "전에도 말했듯이 우리는 그 결정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텐 하흐 감독은 우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번 이적 시장에서 우리는 그와 매우 긴밀하게 협력했다"며 "우리는 그가 팀에서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포츠 디렉터 댄 애쉬워스 역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제가 말한 것을 반복하는 것뿐이다. 지난 8주 동안 에릭과 함께 일하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고 텐 하흐 감독를 지지했다.
이어 "내 역할은 운영이든, 선수 영입이든, 의료 지원이든, 심리적 지원이든, 훈련장 흐름 관리이든, 그가 가능한 한 많은 일을 덜어줘서 그가 훈련장과 경기 전술 계획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는 맨유의 성공을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경기 후 팬들에게 야유를 받은 텐 하흐 감독은 "난 해리 포터가 아니다.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 패배는 우리와 팬들에게 아프다. 이제 시즌 세 번째 경기를 치렀다. 시즌 끝에 우리는 큰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담담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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