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과 함께 하는 훈련을 손꼽아 기다려온 양민혁(18, 강원)이 드디어 같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훈련에 나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3일 오후 7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훈련 2일차를 맞았다.
지난 2일 훈련에 임한 선수는 K리그에서 활약하는 12명을 포함한 총 19명으로 2일 새벽 소속팀에서 경기를 치른 김민재, 이강인를 비롯해 손흥민, 황희찬, 황인범, 설영우, 이한범 등 해외파는 뒤늦게 합류, 3일부터 훈련에 나섰다.
이날 훈련에 앞서 대한축구협회(KFA)는 "오늘 소집 선수 도착 일정에 따라 선수단 전체 미팅을 진행한 후 훈련 출발 예정"이라고 공지했으나 홍명보 감독은 일정을 바꿨다. 일부 해외파 선수들의 입국과 소집이 늦어지면서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미팅을 4일로 미룬 것.
황인범을 끝으로 26명 전체 선수가 모인 이날 선수들과 코치진, 홍명보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짧은 미팅을 마친 뒤 곧바로 훈련에 돌입했다.
새 얼굴이 4명이나 뽑힌 이번 대표팀이다. 홍명보 감독은 강원의 K리그1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공격수 양민혁과 우측 풀백 황문기를 처음으로 발탁했다. 또 센터백 이한범(미트윌란)과 2004년생 풀백 최우진(인천)도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이름은 역시 양민혁이다. 그는 2024년 K리그 최고의 '뉴페이스'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에 합류했고,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양민혁은 지금도 강릉제일고를 다니고 있는 고3 신분이지만, K리그1을 휩쓸고 있다.
막내로 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3일 전해진 KFA와 인터뷰에서 "굉장히 영광이다. 어린 나이에 기회를 받게 돼서 감사하다. 막내이다 보니까 형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빨리 친해지고 적응해야 할 것 같다"라며 "발표가 난 뒤 학교에 며칠 가지 않아서 많은 얘기를 듣진 못했다. 몇몇 친구들이 다 축하한다고 해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게 될 손흥민과도 함께 뛸 수 있는 기회의 자리다. 양민혁은 "쿠팡플레이 시리즈 때도 내게 '아주 잘하고 있다', '영어 공부 많이 해야 한다'라고 조언해주셨다. 이번엔 직접 만나서 같이 생활하기 때문에 더 기대된다. 좀 더 친해져서 빨리 얘기도 해보고 싶고,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드디어 손흥민과 함께 훈련장에 들어서게 된 양민혁을 포함한 선수단 전원이 운동장을 뛰며 웜업을 마쳤다. 뒤늦게 합류한 7명의 해외파 중 황희찬은 곧바로 전술훈련에 임했고 나머지 6명은 웜업 후 선수단과 따로 분리돼 간단한 스트레칭을 진행, 자전거를 타며 몸을 풀었다. 이들 중 이한범은 스트레칭 후 자전거 대신 전술 훈련에 임했다. 짧게나마 손흥민과 함께 '한 팀'으로 훈련에 임한 양민혁이다.
한편 2일 만난 홍 감독은 선수단 피로도와 관련해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주축 선수들이 며칠 휴식할 수 있느냐가 많은 영향을 끼친다. 내일 도착하다 보니까 4일 하루 훈련하고 경기해야 한다. 한번 지켜보도록 하겠다"라며 뒤늦게 합류하는 이들의 피로를 신경 쓰고 있다고 직접 밝혔다.
그는 양민혁, 엄지성 등 먼저 소집된 자원의 활용 방법에 대해 "하나의 방법"이라며 "아무래도 유럽파 선수들이 한국에 와서 경기하고 다시 열몇 시간 날아가서 경기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라며 선수 피로도에 따라 비주전 자원을 기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홍명보호는 4일 선수단 미팅과 훈련을 진행한 뒤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을 치른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