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3, PSG)을 가까이에서 바라본 황문기(28, 강원)가 그 감상을 전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을 치러 0-0 무승부를 거뒀다.
10년 만에 돌아온 홍명보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이었던 이번 팔레스타인과 경기에서 한국은 승점 1점을 획득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열리는 조별리그 2차전 오만 원정 경기에서 첫 승리를 노리게 됐다.
이날 한국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으나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경기 외적으로 여러 논란이 있던 상황속에서 첫 승리를 위해 나선 대표팀은 3차 예선 첫 경기 정예 멤버로 나섰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아쉬운 잔디 상태와 부진한 결정력으로 첫 승을 다음 경기에서 기약하게 됐다.
이날 대표팀 선발 라인업 11인 중에서 가장 의외인 이름은 황문기다. 1996년생으로 황희찬, 김민재, 황인범 등 대표팀 중견급 들과 동갑인 그는 이번이 대표팀 첫 발탁이었다. 황문기는 미드필더 출신다운 좋은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크로스, 허를 찌르는 전진패스로 6도움을 올리면서 K리그 도움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른쪽 라인에서 윙포워드로 출전한 이강인과 호흡을 맞춘 황문기는 주로 수비와 지원 역할을 담당했다.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오버래핑하면서 크로스를 올리면서 공격에 기여했다. 그는 후반 22분 황재원(대구 FC)과 교체로 경기장을 떠나면서 인상적인 데뷔전을 마치는데 성공했다.
황문기는 이날 대표팀서 강원서 뛰던 다른 롤을 소화했다. 그는 "선수라면 어느 팀에서 뛰던지 감독의 전술에 맞춰서 해야 되는 겟 프로 선수로 의무다"라면서 "그래서 다소 아쉬웠다. 더욱 빠르게 전술적으로 녹아들도록 노력해보겠다"라고 대표팀 데뷔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오른쪽서 이강인과 호흡을 맞춘 황문기는 "왜 프랑스 최고의 팀에서 뛰는지 알겠다. 한 수 위의 선수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도 내가 제대로 지원을 못해준 것 같아서 아쉽다"라고 전했다.
이날 한국의 경기력은 답답했다.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쉽게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가장 눈에 띄었던 이는 이강인이다. 그는 적절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스로 한국 공격의 시작과 진행을 책임졌다.
이강인은 부지런히 뛰었다. 전반 41분 역습 상황에서 동료와 원투패스를 받은 뒤 박스 안으로 진입한 이강인이 낮게 깔리는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골키퍼 다리 사이로 빠지는 듯했으나 침착하게 잡아냈다. 뒤이어 다시 맞이한 찬스에서 황인범이 감각적으로 공을 잡아놓은 뒤 슈팅했지만, 옆그물을 때렸다.
이강인은 후반 15분 좋은 찬스를 잡았으나 다시 한 번 잔디에 울었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 오세훈이 내준 공을 손흥민이 잡은 뒤 이강인에게 넘겼다. 붙는 수비수로 없어서 완전히 프리한 상황. 이를 이강인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넘겼다. 잔디로 인해 제대로 맞지 못한 것이 컸다.
후반 28분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이강인은 예리한 슈팅을 날렸으나 이 역시 선방에 막혔다.
황문기가 함께 뛰며 느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이강인이다.
큰 관심을 모았던 양민혁은 일단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에 황문기는 "(양)민혁이가 논플레잉 멤버라 함께 못 뛰어서 아쉽지만, 계속 응원해줬다. 다음에 기회가 올때 잘해보자고 서로 힘을 냈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