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변요한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을 함께 한 변영주 감독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변요한은 최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지난 4일 종영한 MBC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약칭 백설공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 고정우(변요한 분)가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다. 이 가운데 변요한은 주인공 고정우 역을 맡아 매회 극적인 열연으로 전율을 선사했다.
드라마는 특히 독일 소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원작 삼아 한국 드라마로 각색돼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영화 '화차'로 뜨거운 사랑을 받은 변영주 감독이 처음으로 드라마에 도전하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고, 공개 후 기대에 부응했다며 '웰메이드 스릴러'라는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원작은 읽다가 닫았다"라고 고백한 변요한은 "각색이 부족함 없이 너무 잘됐다. 그런 부분 때문에 다들 치열했고, 원작 작가님도 엄청나지만 드라마로 리메이크할 때 만만찮은 에너지로 컨트롤했다. 그러지 않으면 작품을 사오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 자신감들이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다행히 완주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자부했다.
또한 "원작을 읽다 만 건 소설 원작인 작품을 접해보기도 했는데, 이건 저만의 방법이다. 첫인상, 어떤 사건, 어떤 지역까지만 읽고 이 사람의 감정이 너무 섬세해질 때 닫는다. 어느 정도 속독 비슷하게 한다. 너무 디테일해지면 제 자유가 없어지는 것 같아서 그렇다. 아닌 분들도 있지만 저는 그렇다"라고 털어놨다.
나아가 변요한은 "고정우가 범인인지, 아닌지를 표현하는 첫 단추가 중요했다. 원작을 읽은 분들은 진실을 아니까 그 수위도 맞춰줘야 했다. 장르 특성상 가져가야 하는 지점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변영주 감독님의 방향 대로 따라간 것 같다. 물론 원작의 딜레마는 갖고 있되 감독님의 지시 대로 첫 단추를 꼈다. 10년을 단축시켜 보여줘야 하고, 죽을까 살까도 보여줘야 하고, 15~20분 안에 얘의 10년을 뇌리에 깊게 심어드려야 하는데 그런 것들은 변영주 감독님의 영역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그는 "첫 드라마라고 해서 감독님이 개성과 성향을 버리지 않았다. 그 아이덴티티가 굉장히 뚜렷하게 서있기 때문에 존재감 만으로도 이미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스탠스가 배우한테 엄청난 확신을 준다. 그게 디렉션의 방법인 것 같다. '이렇게 하자'가 아니라 현장에 늘 꼿꼿하게 서 있는 게 쉽지 않다. 헷갈릴 수도 있는데 헷갈리면 헷갈린다고 얘기도 하신다. 그게 오히려 저는 꼿꼿하게 서있다고 생각했다. 터프하면서도 섬세하시다. 거친게 아니라 시원시원하시다. 감독님으로서 저도 처음 느끼는 에너지였다. 굉장히 특별하신 분 같다. 다음 작품도 굉장히 기대된다"라며 웃었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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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팀호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