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이번엔 예상치 못한 팬의 무리한 행동으로 곤란을 겪었다.
영국 언론 '더 선'은 11일(한국시간)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 전 맨유 라커룸에서의 대화가 도청된 사실이 드러났다. 범인은 경기 이틀 전에 빌라 파크의 직원을 속여 라커룸에 도청 장치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맨유는 지난 6일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와의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경기는 에릭 텐 하흐 감독의 향후 거취를 좌우할 중요한 경기로 여겨졌다. 좋지 못한 분위기에 팬의 과감한 행동으로 인해 맨유의 라커룸 대화가 외부로 유출될 뻔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구단 직원을 속여 원정팀 라커룸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는 대담한 행동을 저질렀다.
구단 관계자는 "이 사건은 매우 충격적인 보안 위반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범인은 맨유 팬이라고 밝혔지만, 별다른 악의는 없었고 단순히 라커룸에서 어떤 대화가 오가는지 궁금했을 뿐이다. 그러나 빅클럽 라커룸에 무단으로 접근한 것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범인이 치밀한 계획을 세웠음을 보여준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특정 기기에서 전화를 걸면 마이크가 자동으로 켜지는 중국제 휴대전화를 이용했다. 이 장치는 라커룸의 보이지 않는 곳에 부착되었고, 심지어 경기가 끝난 후 이를 회수하려는 시도까지 했다고 한다.
텐 하흐 감독과 선수단의 대화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더선'은 "감독의 지시사항과 선수들의 대화가 매우 명확하게 들렸다"라고 귀띔했다.
한편, 경기장을 관리하는 아스톤 빌라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며 도청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측은 향후 보안 강화를 통해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