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김민재(28, 뮌헨)는 건재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개최되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4차전’에서 오세훈과 오현규, 이재성의 연속골이 터져 이라크를 3-2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린 한국(3승1무)은 무패행진은 이어가며 조 선두를 지켰다. 이라크(2승1무1패)는 첫 패배를 당했다.
주장완장을 찬 김민재는 어느 때보다 든든했다. 이번 소집을 앞두고 햄스트링을 다친 주장 손흥민이 약 1년 만에 대표팀에서 빠졌다.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를 새 주장으로 선임했다. 앞으로 김민재가 팀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예고였다.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가 전체적으로 컨트롤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선후배 관계도 좋아서 주장으로 선임했다”고 기대를 걸었다.
김민재는 기대에 100% 보답했다. 요르단전부터 김민재는 조유민과 센터백 콤비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초반에는 불안했지만 가면 갈수록 철벽이었다. 김민재가 지킨 후방으로 결정적인 패스가 넘어오지 않았다. 김민재는 요르단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라크에는 더욱 강력한 공격수 아이멘 후세인이 있다. 김민재가 제공권 싸움에서 이겨야 한국의 실점을 막을 수 있다.
김민재는 “(후세인과) 2-3차례 경기장에서 만났다. 공중볼이나 제공권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공격수지만 끈질기게 뛰는 선수다. 제공권에서 신경을 써야한다. 세컨볼 떨궈주는 볼을 주의하겠다. 경험이 없는 선수들과 이야기 잘하면서 커버하겠다”고 강조했다.
수비뿐만 아니라 김민재는 한국대표팀 전체를 통솔했다. 최후방에서 선수들을 일일이 지켜보면서 컨트롤타워 역할에 충실했다. 막내 배준호와 김민재는 7살 차이가 난다. 하지만 소통에 문제는 전혀 없었다.
김민재는 “운동장에서 안되는 부분을 빨리 이야기해서 전체 선수들에게 연결을 시킬지 가장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이 저와 7-8살 차이가 난다. 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라크는 수비에만 주력하며 역습을 노렸다. 한국이 점유율 70% 이상을 쥐고 주도권을 잡았다. 이라크가 간간이 속공에 나섰지만 김민재가 사전에 차단해 위험한 장면을 만들지 않았다.
이라크 공격수 아이멘 후세인도 김민재의 수비에 막혔다. 전반 38분 후세인에게 날카로운 크로스가 날아왔다. 후세인이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자칫 실점할 수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후세인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5분 알리 자심의 개인기에 흔들린 한국은 아트완의 패스를 막지 못했다. 후세인이 오버헤드킥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김민재가 아트완에게 붙었지만 실점을 막지 못했다.
위기의 한국은 후반 29분 오현규와 이재성의 연속골이 터져 한숨을 돌렸다. 김민재가 든든하게 뒷문을 지켜주면서 공격수들이 마음 놓고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재성이 추가골로 이라크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하지만 추가시간 세트피스에서 이라크에게 두 번째 실점을 한 장면은 아쉽다. 한국의 막판 집중력이 다소 흔들렸다. 김민재가 주장인 수비진에서 2실점은 승리에도 옥에티였다.
이번 소집에서 김민재는 손흥민의 부재로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어려운 고비마다 든든한 김민재가 한국의 중심을 잡아줬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