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엇갈린 말과 행동으로 손흥민(32, 토트넘)의 부상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홈 경기에서 승격팀 입스위치 타운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승점을 가져오지 못한 토트넘은 승점 16(5승 1무 5패)을 유지, 9위에 머물렀다. 승리했다면 3위까지도 도약할 수 있었던 기회였지만 토트넘은 졸전 끝에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토트넘은 전반에만 두 골을 내줬다. 전반 31분 스모딕스의 바이시클킥에 선제골을 내준 뒤 전반 43분 델랍에게 추가골을 허용, 일찌감치 무너졌다.
후반 24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만회골로 겨우 무득점 수모를 벗은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은 마지막까지 입스위치 타운을 몰아쳤지만 여전한 결정력 부족으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특히 부상에서 회복 중인 에이스 손흥민이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5무 5패만 기록 중이던 팀에 귀중한 첫 승만 안겨준 채 헛심을 팔아야 했다.
지난 9일 글로벌 매체 ESPN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나는 국가대표 감독과 대표팀의 선수 운용 계획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면서 "내가 호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있을 때 각 구단 감독이 내게 어떻게 해달라고 말하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건강한 손흥민을 원한다. 손흥민이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해 토트넘과 한국 대표팀에 기여했으면 좋겠다"면서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의 최근 부상을 알고 있다"고 말해 손흥민에 대한 관리를 강조했다.
손흥민은 현재 100%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태다. 지난 9월 27일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다친 햄스트링 여파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은 부상 직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2연전(요르단, 이라크)에도 불참, 영국 런던에 남아 회복에 집중해야 했다.
3경기를 쉰 손흥민은 지난달 19일 4-1로 완승을 거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리그 8라운드 홈 경기를 통해 복귀했다. 자책골을 유도하고 직접 쐐기골까지 넣으면서 맹활약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경기 후 다시 통증을 느껴 다시 3경기를 쉬어야 했다. 손흥민은 지난 3일 4-1로 이긴 아스톤 빌라와 리그 홈 경기에 다시 나서 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손흥민은 56분을 뛰는 데 만족해야 했다.
당시 손흥민은 예상치 못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교체 지시에 '나를 교체하는 것이냐'며 강한 불만의 제스처를 보여주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든 55분이나 60분 이상은 뛰게 하지 않을 예정이었다"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다음 2-3으로 패한 갈라타사라이와 유로파리그 경기에도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손흥민은 전반만 소화한 채 후반부터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말대로 세심한 관리에 돌입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날 모든 것이 깨져버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초 손흥민의 경기 출전 시간을 차츰 늘려갈 생각이었으나 상황이 급박해지자 손흥민을 빼지 못했다. 결국 손흥민은 추가시간 8분까지 포함해 풀타임을 소화해야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스스로 손흥민에 대해 한 말이 공허한 메아리로 남은 순간이었다. 차라리 비기거나 승리라도 해 승점을 가져왔으면 몰라도 아무것도 얻지 못한 허무한 경기였다.
지난 크리스탈 팰리스와 9라운드 경기에 이어 다시 하위권 팀에 무너진 토트넘이었다. 명분도 얻지 못했고 에이스의 몸 관리도 망친 어이없는 결과물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손흥민의 부상 관리를 당부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팀 승리를 위해 무리한 기용을 감행하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에 대한 관리 부담은 고스란히 홍명보호로 넘겨졌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최근 대표팀 명단 발표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손흥민의 컨디션이나 몸 상태"라며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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