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차량의 급증이 가져오는 대기 오염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시급한 사안이다. 현재 10년 이상 된 차량이 전체 차량의 35%에 달하면서 교통 부문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가 심각한 환경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제조사들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데는 여전히 부족함이 많다.
▲노후차량,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남을 것인가
노후차량이 도시 대기질을 악화시키고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특히,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 배출량이 높은 노후 내연기관 차량이 도심을 주행하는 한, 대기질 개선은 불가능에 가깝다. 자동차 성능의 개선으로 일부 오래된 차량도 운행은 가능하지만, 그로 인한 공기 오염은 여전히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노후차량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대기질 개선도, 국민 건강 보호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전기차 보급, 현실적인 장벽을 넘어서야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려 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장벽이 크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 높은 전기차 가격, 그리고 여전히 존재하는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전기차 보급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 보조금에도 불구하고 신차 구매 부담이 크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유지하거나 중고 차량을 선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노후 내연기관 차량의 증가로 이어져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순한 재정적 지원을 넘어, 비재정적 인센티브가 확대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 제공, 통행료 할인, 고속도로 휴일 전용 차선 이용 권한 등의 인센티브를 통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조기 폐차 지원금의 확대, 노후차 배출가스 저감장치(DPF) 설치 지원, 대기 오염이 심각한 지역의 실시간 배출가스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배출가스 규제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주요 도시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 배출가스 규제를 즉각 강화해야 한다.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중심부에서는 경유 차량 통행을 제한하거나, 전기차와 수소차 같은 저공해 차량에 우선 주행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환경 문제 해결을 넘어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국민이 저·무공해 차량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인식 개선 활동을 펼쳐야 한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지금이 바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이다. / 자동차시민연합 대표 임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