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거신 전화는’이 안방극장에 찾아온다.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기획 권성창/ 연출 박상우, 위득규/ 극본 김지운/ 제작 본팩토리, 바람픽쳐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서는 박상우 감독과 함께 배우 유연석, 채수빈, 허남준, 장규리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거신 전화는’은 협박 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로, 유연석, 채수빈, 허남준, 장규리 등 실력파 배우들과 탄탄한 필력을 자랑하는 김지운 작가, 감각적인 연출력의 박상우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날 박상우 감독은 작품에 대해 “쇼윈도부부라고 홍보되고 있는데, 그 정도도 못하는 사이다. 정계의 엄친아 백사언과 비밀에 감춰진 부인이 있다. 재벌집 딸이지만, 알수없는 요인으로 정체도 공개 못하는 중인데, 협박전화로 인해 서로 이해해가는 모습이 있다. 네 분이 펼쳐나가는 로맨스가 드라마를 따뜻하게 만들어줄것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배우들은 각자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이입해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완벽한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분한 유연석은 “고향같았던 MBC를 떠났다가 돌아왔다. 제가 첫 드라마가 MBC ‘종합병원2’이다. 이후 여러 작품을 했다가 고향같은 곳에 와서, 오랜만에 로맨스릴러 장르로 시청자분들을 만나게 됐다”며 “설레고 한편으로 기대가 된다”라고 ‘맨도롱 또돗’ 이후 9년 만에 MBC에 컴백하는 소감을 전했다.
유연석과 채수빈은 쇼윈도 부부 백사언과 홍희주 역으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두 사람은 얼굴 합만큼은 천생연분이지만 실상은 정략결혼 커플로, 집에서도 서로 말 한마디 섞지 않는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이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백의용(유성주 분)과 우리나라 최고의 언론사주 홍일경(최광일 분)의 끈끈한 동맹으로 맺어진 사이이기 때문.
허남준은 극 중 외모부터 다정한 성격까지 모두 갖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상우’ 역으로 분한다. 20만 구독자를 가진 미스터리 전문 개인 방송 크리에이터이기도 한 그는 대학 시절 함께 수어 봉사를 다녔던 홍희주(채수빈 분)의 곁을 맴돌며 그녀의 남편인 백사언(유연석 분)의 질투와 경계심을 일으킨다.
장규리는 극 중 방송국 아나운서 ‘나유리’ 역으로 열연을 펼친다. 명문대를 졸업한 유리는 빼어난 외모와 타고난 친화력을 탑재한 밝고 사랑스러운 인물. 유리는 방송국 선배인 백사언(유연석 분)을 우상으로 생각하며 지금까지도 존경과 애정을 담아 대놓고 덕질하고 있다. 유리는 사언의 아내가 자신과 뉴스에서 함께 합을 맞추는 수어 통역사 홍희주(채수빈 분)라는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있다.
배우들에 ‘지금 거신 전화는’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먼저 유연석은 “근래 제가 로맨스물을 하면서 우유부단하고, 따뜻한 인물을 맡았다. 이 대본에는 굉장히 냉철하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차가운 가슴을 가진 사언이 무언가 사건을 계기로 로맨스가 짙어지는 인물을 맡았다”며 “그런 차가운 인물을 양파 껍질처럼 파헤쳐나가다보면 그런 매력이 보이더라. 그런 변화하는 사언의 모습이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채수빈은 “일단 로맨스와 스릴러가 합쳐진 작품이 새롭게 느껴지면서 재밌게 대본을 읽었다. 희주라는 캐릭터도 만나자마자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늘 말로 하는게 편한데, 수어로 소통하는 것도 새로웠고, 되게 억압받고 힘든 삶을 살아서 굉장히 수동적인 인물인것 같으면서 강단있고 자기만의 그런 똘기(?)랄까, 그런게 재밌고 통통튀는 지점으로 느껴졌다”고 이야기했다.
허남준은 ‘지금 거신 전화는’을 선택한 이유에 “처음에 감독님과 같이 미팅을 하고 대화를 나눴을 때 너무 좋았다. 사실 현장에서 대화를 하면서 만들어야하니까 감독님이 좋아서가 첫번째였고, 그리고 대본이 재밌다. 그리고 캐릭터가 자와 다르게 멋있다. 내적으로 가득 차있고, 멋있는 캐릭터라서 도전해보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부드러운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장규리는 “(원작) 웹소설을 저도 읽어봤는데, 거의 한자리에 앉아서 후루룩 읽었다. 상우랑 유리가 원작에 없는 캐릭터라서 김지운 작가님이 세계관을 넓혀가실지 기대됐다. 안해본 전문직 캐릭터, 사랑스럽고 밝은 인물이라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덧붙였다.
‘지금 거신 전화는’은 실제로 동명의 웹소설을 드라마화한 작품, 원작과 차이점에 대해 박상우 감독은 “원작 웹소설은 포맷 특성상 수위가 높다. 저희는 지상파라 수위 조정에 작가님이 고민을 많이 했다.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 추가되면서 소설보다 드라마화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또 스포가 될 수 있어 말씀드리기 어려운 게 많다”고 갈무리했고, 실제로 허남준과 장규리가 맡은 역할은 웹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의도치않게 ‘지금 거신 전화는’은 5년 만에 시즌2로 돌아온 SBS ‘열혈사제2’와 동시간대에서 경쟁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유연석은 “공교롭게도 제가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 작품을 홍보했고, 주연 배우들과 예능 촬영을 했다. 저도 ‘열혈사제’ 재밌게 봤고 시즌2도 챙겨봤다. 재밌다”면서도 “장르적인 차이가 있어서 스릴러와 로맨스가 접목된 그런 장르를 보시고 싶었던 분들은 저희를 선택해주시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유연석은 앵커 출신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 역을 맡으면서 어떻게 작품을 준비했냐는 물음에 “아나운싱을 해야 해서, 대변인 분들의 영상도 찾아봤다. 실제로 MBC 전종환 아나운서 님 통해서 여러차례 배웠다. 성심성의껏 알려주셔서 페이퍼 정리해주시고, 참고 영상을 보여주셔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현재 정치인 분들이 기자회견이나 브리핑하는 그런 모습을 챙겨보면서 참고했다”고 했다.
실제로 촬영 내내 수트를 입고 등장하기 때문에 남다른 준비도 했다고. 유연석은 “의상은 아무래도 앵커 시절 때나 대변인으로서 수트를 입고 나오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수트를 맞춤제작을 했다 제 몸에 싹 감기게끔, 배역에 수트 옷까지 입어버렸다”고 웃었다.
수어를 하는 채수빈은 “촬영 들어가기 2달 전부터, 재촉을 했던 것 같다. 저 수어 선생님 빨리 만나게 해주세요, 배우고 싶어요. 그래서 그동안 나와있던 대본의 수어는 외워 놓고 있는 상태로 촬영에 들어갔다 .중간에도 수어가 마냥 쉬운 언어가 아니다. 농인 역할 보다는 함묵증을 갖고 수어로 소통하지만, 직업이 수어 통역사다 보니까. 뉴스 통역, 나라별 통역이 달라서 우여곡절이 많았던 작품이다. 되게 열심히 했다고 생각이 든다. 잘 나왔죠?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나운서 역할을 맡은 장규리는 “저는 아나운서 씬이 꽤 많아서, 감사하게도 드라마 측에서 정다희 아나운서님을 연결해주셨다. 스피칭 수업을 받았고, 감사하게도 제가 영상을 보내면 거기에 피드백을 해주시고, 그 다음신은 반영해서 촬영하고 반복했다. 너무 죄송할 만큼 질문을 많이 했는데, 항상 친절하게 말씀해주셔서 이 자리를 빌려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유연석과 채수빈의 로맨스 호흡은 어떨까. 유연석은 “저희가 초면은 아니다. 예전에 8~9년 전에 커피 광고를 찍은 적이 있었다. 지금과는 다르게 대면대면했다. 수빈씨가 워낙 낯도 많이 가리고, 저도 그날은 낯을 가렸던 것 같다”면서 “서로가 대면대면하게 촬영을 마쳤다가, 이번에 드라마를 같이 하게 되면서 처음에 대화조차 없는 역할이다 보니까 너무 빠르게 친해지려고 하지는 않았다. 로맨스 극대화되는 과정이 있어서 천천히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저는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하고, 그 케미가 후반부 로맨스 장면에 폭발한다.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채수빈 역시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사실 처음에 오빠 봣을때 우리가 인터뷰를 하다가 이야기를 했는데, 서로 첫인상을 차갑게 봤더라. 이번에 작품을 하면서 천천히 친해지긴 했지만, 후반부 가면서 친해지고 편해지고, 선배에게 많은 걸 배웠다. 후배들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참 멋있다. 따라가고싶다’는 마음으로 따라갔다”고 말했다.
드라마 시청률 공약도 빠질 수 없었다. 오늘이 첫 제작발표회 참석이라는 허남준에 기회가 넘어간 가운데, 허남준은 “20% 시청률이 넘으면 다같이 캠핑을 가서, 유연석 선배 유튜브에 출연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유연석은 “낙원이들(극중 지상우 유튜브 구독자명), 연덕(유연석 유튜브 구독자명)이들, 그리고 시청자 분들을 위해 라이브 중계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경림이 약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유연석은 “그날 전화 통화 이벤트도 진행하겠다”며 “그날은 웬만한 장난전화는 다 받겠다”고 이야기했다. 박경림도 “거기서 구독자 분들이 원하는 미션을 하라”고 거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작품을 통해 얻고 싶은 수식어를 묻자, 유연석은 “제가 이 드라마를 하면서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영광의 미간으로 ‘섹시 미간’”이라고 답했다. 수어를 하는 채수빈은 “저는 수어를 하니까, ‘수어 수빈’”이라고 말했다.
허남준은 “제작발표회가 어렵다”며 고민에 빠졌고, 이에 유연석은 “제가 같이 촬영을 해보니까 목소리가 너무 좋다. 제가 하나 지어도 되냐, ‘목젖 남준’, ‘꿀목젖 남준’”이라고 수식어를 지었다. 장규리도 지어달라는 요청에 유연석은 “유리 규리?”라고 말해 박경림에 쓴소리를 내뱉었으나, 장규리는 만족한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지금 거신 전화는’은 오는 22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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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