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36, 바르셀로나)가 사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을 뻔했다고 고백했다.
영국 '90MIN'은 21일(한국시간) "레반도프스키는 맨유 이적 실패에 얽힌 진짜 이야기를 공개했다. 그는 지난 2012년 맨유 입단에 합의했다. 하지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레반도프스키의 프리미어리그(PL) 진출을 막았다"라고 보도했다.
레반도프스키는 최근 맨유의 전설적인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실 퍼디난드와 맨유에서 함께 뛸 수도 있었다고 밝히며 화제를 모았다.
레반도프스키는 "알렉스 퍼거슨 경과 나눈 대화가 기억난다. 난 2012년에 맨유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퍼디난드는 "난 그때 거기에 있었다!"라고 놀라 답했다.
퍼거슨 경이 직접 레반도프스키에게 전화를 걸어 영입을 추진했다. 레반도프스키는 "프리시즌을 앞두고 나눴던 대화를 기억한다. 난 퍼거슨 경기 내게 전화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한 경기에서 45분을 뛰고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그때 전화를 받았다"라고 되돌아봤다.
이어 레반도프스키는 "당시 내 영어 실력은 지금과 달랐다. 특히 퍼거슨 경 같은 사람 이야기를 나누려 하면 더욱 그렇다. 난 매우 긴장했고,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입니다'라고 말했다. 퍼거슨 경은 스코틀랜드 억양으로 '안녕, 안녕'이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퍼디난드는 퍼거슨 경을 따라하는 레반도프스키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당연히 레반도프스키의 대답은 '예스'였다. 그는 "그래도 퍼거슨 경이 쉬운 영어로 내게 묻고 있는 건 알았다. 난 '물론이죠. 난 맨유에 합류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렇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레반도프스키는 맨유로 이적하지 못했다. 그는 2년을 더 도르트문트에 머물렀고, 2014년에야 자유 계약(FA) 신분으로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할 수 있었다. 이후 레반도프스키는 6년 동안 바이에른의 골잡이로 펄펄 날았고, 2022년 여름부터는 바르셀로나로 이적해 활약 중이다.
레반도프스키의 맨유행이 불발된 이유는 도르트문트의 제지였다. 그는 "도르트문트 회장과 대화가 기억난다. 그는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내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맨유에 판매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금은 완벽한 시기가 아니라고 했다"라며
만약 레반도프스키가 2012년에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면 양측의 운명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수 있다. 그는 나이도 어렸던 만큼 웨인 루니의 훌륭한 대체자가 되어줄 수 있었다. 레반도프스키는 "퍼거슨 경이 전화하면 거절할 수 없기 때문에 맨유 입단에 찬성했다. 특히 22살, 23살 때는 더욱 그렇다. 도르트문트에서도 행복했지만, 맨유는 전성기였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물론 레반도프스키는 퍼거슨 경의 지도 없이도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성장했다. 현대 축구에서 그만큼 뛰어난 정통 스트라이커는 찾아보기 힘들다. 레반도프스키는 2020년엔 바이에른의 트레블을 이끌며 발롱도르 수상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시상식이 취소되면서 안타까운 피해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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