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도 아찔했던 순간, 벤탄쿠르는 왜 경기 중 갑자기 쓰러졌나?

로드리고 벤탄쿠르(28, 토트넘)는 왜 갑자기 쓰러졌을까. 

토트넘은 9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 1차전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1-0 승리했다.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벤탄쿠르는 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를 시도하다 착지하는 과정에서 크게 넘어졌다. 의료진이 즉시 투입됐고, 경기는 약 8분간 중단됐다.

벤탄쿠르는 의식을 잃었고 산소마스크까지 썼다. 들것에 실려나간 벤탄쿠르는 앰뷸런스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브레넌 존슨이 급히 투입됐다.

‘데일리 메일’은 벤탄쿠르가 쓰러진 원인을 분석했다. 이 매체는 “축구선수들이 갑자기 쓰러지는 것은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심장에 문제가 있는 선수들이 많다. 크리스티안 에릭센 역시 심장 부정맥으로 지난 2020년 경기 중 쓰러졌다. 갑자기 폭발적인 신체활동을 하는 축구선수들은 심장에 무리가 가 쓰러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벤탄쿠르의 경우 심장문제보다 머리에 충격이 가해져 뇌진탕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더선'은 "벤탄쿠르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를 시도하다가 착지 과정에서 팔이 부자연스럽게 꺾였다.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채 들것에 실려 나갔다"라고 전했다.

주장 손흥민도 놀랐다. 경기 후 손흥민은 "우리의 모든 마음과 힘이 그와 함께한다”면서 동료를 위로했다. 

여러 사람들의 기도와 염려로 벤탄쿠르는 의식을 되찾았다. 벤탄쿠르는 병원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의식을 회복한 사진을 올렸다. 그는 “모든 응원에 감사하다. 승리를 축하해!”라며 자신이 없는 가운데 승리한 동료들을 축하했다. 

벤탄쿠르의 회복에 대해 다행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괘씸한 그가 벌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벤탄쿠르가 손흥민을 인종차별했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벤탄쿠르는 동료이자 주장 손흥민을 방송 중 조롱하는 모습을 보여 충격을 줬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 TV 프로그램에서 동료 손흥민을 웃음거리로 여겼다. 그는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 역시 이에 맞장구를 치면서 함께 웃었다. 아시아인 모두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인종차별 발언이었다.

사태가 커지자 벤탄쿠르는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이름 표기를 SONY로 하는 등 형식적 사과에 그쳤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벤탄쿠르를 사랑한다”면서 용서를 받아줬다.

토트넘 구단은 벤탄쿠르에게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고 유야무야 넘어갔다. 영국축구협회(FA)는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한화 약 1억 7,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