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에 뒤늦게 만개한 슈퍼 백업, '호부지' 첫 캠프 제외라니…스페셜리스트 육성 위한 파격 결단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1.12 17: 40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오는 25일부터 부임 이후 첫 CAMP2(스프링캠프)를 지휘한다. 25일 창원에서 간단하게 훈련을 시작한 뒤 30일에는 미국 애리조나 투손으로 출국해 본격적으로 몸을 만든다. 2월 19일까지 훈련을 진행한 뒤, 21일 대만 타이난으로 이동해 대만 프로야구 6개 팀들과 총 8차례의 평가전을 치른다. 
올해 스프링캠프 명단과 일정은 대폭 바뀌었다. 35명의 선수들이 캠프에 합류한다. 이전보다 규모가 대폭 줄었다. 또한 그동안 미국에서 연습경기 일정까지 모두 소화하고 시범경기 직전 귀국했지만, 올해는 미국에서 머무는 기간을 줄였다. 애리조나에서 몸을 만든 뒤 대만으로 이동해 대만 프로팀들과 실전 연습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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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규모가 축소되고 훈련 일정도 이전과 달라지면서 일부 선수가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게 됐다. 대표적인 선수가 외야수 천재환(31)이다. 천재환은 현재 선수단 구성에서 확실한 1군 선수로 분류되는 선수다. 주전은 아니더라도 팀의 4번째 외야수로 대타, 대주자, 대수비 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지난해 그 역할을 알토란 같이 해냈다. 89경기 타율 2할8푼4리(215타수 61안타) 5홈런 33타점 31도루 8도루 OPS .740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손아섭이 무릎 십자인대 부상, 박건우가 손목 골절 부상으로 차례대로 이탈한 후반기, 천재환이 두 선수의 공백을 충실하게 채웠다. 천재환이 없었다면 외야진의 구멍은 허허벌판이 될 수 있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2017년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다재다능한 면모를 갖췄지만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22시즌에서야 처음 1군에 등록됐고 지난해, 30세 시즌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뒤늦게 핀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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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호준 감독은 천재환을 캠프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의외의 결정이다. 그 배경에는 스프링캠프에서 치를 특별하면서 파격적인 훈련 스케줄이 있다. 일단 베테랑 고참 선수들과 신예 선수들의 훈련 스케줄을 분리시켰다. 모두가 의아해 할 수는 있지만 이호준 감독이 지도자 연수 시절부터 생각한 훈련법을 도입하려고 한다. 
이 독특한 훈련 일정의 기본 골자는 ‘스페셜리스트’의 육성이다. 수비에 강점이 있고 대수비로 활용할 선수들은 수비 연습에 집중하고 타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들은 타격 훈련에 집중을 시킬 계획이다. 이호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은 훈련 방식 중 특이한 것들이 있어서 베테랑 선수들과 따로 일정을 소화한다. 대신 베테랑 선배들은 자신들의 루틴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라고 전했다.
예를 들자면, 내야수 김한별의 경우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대수비로 나섰을 때 완벽한 수비를 펼칠 수 있도록 준비시킬 계획이다. 그리고 타격 재능을 눈여겨 본 송승환 한재환 김범준은 수비 주루 훈련보다는 타격 훈련을 집중시켜 시즌 중 거포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육성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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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천재환의 이름이 제외됐다. 스페셜리스트 육성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천재환에게도 이를 설명했다. 천재환의 경우 주전급으로 검증이 된 선수니, 스프링캠프에서는 아직 만족할 수준의 기량을 갖추지 못한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게끔 집중적으로 훈련을 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이 감독은 지난 3일 신년회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천재환 선수가 캠프에 못 가게 됐다. 빠지게 된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설명했고 2차 대만 캠프 때 보자고 했다”라며 “1차 캠프에서는 이렇게 진행되기 때문에 명단에서 빠지게 됐고, 2차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고 설명해줬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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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감독은 올해 야심찬 사령탑 첫 시즌을 위해 결단을 내렸고 그 결단의 결실이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맺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호준 감독은 캠프 출발을 앞두고 구단을 통해 “우리의 2025시즌은 CAMP 1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임을 기억하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CAMP 2 기간 동안 부상 없이 좋은 성과를 가지고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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