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19)이 잉글랜드 무대에 첫발을 내딛게 될까. 그가 토트넘 홋스퍼에 공식 합류한 지 약 열흘 만에 데뷔전을 치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풋볼 런던'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양민혁과 네 명의 젊은 선수가 탬워스와 FA컵 맞대결에서 선발 출전할 수 있다. 양민혁은 탬워스전에 출전할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12일 오후 9시 30분 영국 탬워스의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FA컵 3라운드에서 탬워스(5부리그)와 맞붙는다.
대거 로테이션이 예상되는 경기다. 토트넘은 부상자가 많은 데다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카라바오컵까지 병행하면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 상대팀 탬워스도 5부리그에서 16위에 머물고 있는 약체인 만큼 그간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토트넘에 합류한 양민혁도 첫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풋볼 런던은 그가 탬워스전에서 조금이라도 출전 시간을 부여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민혁은 리버풀과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에서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에 나서진 못했다.
매체는 "양민혁이 이번 주말 토트넘에서 인사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1월 1일에 공식적으로 토트넘에 합류했으며 새로운 팀원들과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방식에 대해 알아가는 데 몇 주를 보냈다"라며 "양민혁은 리버풀과 경기에서는 1분도 뛰지 못했다. 탬워스전에서는 교체로든 선발로든 출전할 가능성이 꽤 높다고 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토트넘 소식에 능통한 존 웬햄도 양민혁의 데뷔를 점쳤다. 그는 '토트넘 뉴스'를 통해 "마이키 무어와 양민혁 둘 다 리버풀을 상대로 출전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양민혁은 탐워스전에서 교체로 나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웬햄은 "브레넌 존슨에게 출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양민혁이 선발로 나오진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그는 출전할 것 같다. 이를 통해 스쿼드에 더 많은 옵션이 생기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히샬리송이 다시 선발로 나설 수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 뉴스도 "토트넘 팬들은 양민혁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며 "탬워스와 경기는 현실적으로 예견된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양민혁은 큰 압박이 없는 환경에서 데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물론 양민혁의 선발 기용은 다소 도박수일 수 있다. 토트넘 뉴스는 "그러나 포스테코글루는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다. 따라서 그는 너무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토트넘이 몇 골을 넣었을 때만 양민혁에게 잉글랜드 축구 데뷔전을 안겨줄 수 있다"라고 전했다.

풋볼 런던이 예상한 선발 라인업에도 양민혁의 이름은 없었다. 매체는 양민혁 대신 2005년생 스트라이커 윌 랭크셔와 2007년생 윙어 무어가 기회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풋볼 런던은 베르너-랭크셔-무어, 제임스 매디슨-루카스 베리발-파페 사르, 세르히오 레길론-아치 그레이-라두 드라구신-제드 스펜스, 안토닌 킨스키가 4-3-3 포메이션을 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체는 "경기 도중 어느 시점에서 양민혁의 데뷔전이 열릴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최고의 전력으로 탬워스를 상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젊은 선수들을 볼 기회가 있는지 묻는 말에 "아니다. 경기에서 이길 것 같은 팀을 선택할 기회다. 경기에 나설 선수들은 바로 그런 선수들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무어가 복귀하는 건 좋은 일이다. 주말에 출전 시간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외에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양민혁은 토트넘에서 등번호 18번을 배정받았다. 높은 번호대를 사용하는 보통 유망주와 달리 1군 멤버가 주로 쓰는 18번을 달게 된 것. 특히 토트넘의 18번은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 해리 케인이 어릴 적 사용하던 번호다. 케인 외에도 위르겐 클린스만, 저메인 데포, 페르난도 요렌테 등 주요 공격수들이 18번을 거쳐갔다.
양민혁은 이영표, 손흥민에 이어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 3번째 한국 선수다. 그는 지난 시즌 K리그에 혜성처럼 나타났다. 양민혁은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FC에 입단했고, 데뷔 시즌 38경기 12골 6도움을 터트리며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손에 넣었다.
프로 데뷔 4개월 만에 토트넘과 공식 계약까지 맺은 양민혁이다. 지난 7월 토트넘은 "양민혁이 강원FC에서 토트넘으로 합류한다. 우리는 K리그1 강원FC 소속인 그의 입단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 지난 4월 만 18세가 된 양민혁은 2030년까지 계약에 동의했으며 2025년 1월에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제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누빌 일만 남았다. 양민혁은 시즌을 마치자마자 토트넘의 요청에 따라 런던으로 출국하며 팀에 조기 합류했고, 1월 1일부터 공식 선수로 등록됐다. 1군 훈련을 소화 중인 그는 연습 경기에서 득점포까지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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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