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살에 베어스 첫 캡틴…152억 포수, 왜 WC 기억 소환했을까 “미안한 마음 갖고 선수들 이끌겠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5.01.16 16: 40

“동생들한테 정말 미안했다. 미안한 마음을 갖고 선수들을 이끌겠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2025시즌을 이끌 새로운 캡틴으로 ‘베테랑 포수’ 양의지(38)를 낙점했다. 사령탑 계약 마지막 해를 맞아 지난 시즌 주장 완장을 찬 양석환의 유임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이 감독의 선택은 김재호의 은퇴로 팀 내 최고참이 된 양의지였다. 
양의지는 진흥고를 나와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2차 8라운드 59순위 지명된 무명 선수였다. 그러나 행복은 지명 순이 아니었다. 2010년 127경기에 출전하며 신인상을 차지하더니 내친 김에 포수왕국 두산의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이후 2015년부터 시작된 두산 왕조의 안방을 든든히 지켰고, 이에 힘입어 2019년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125억 원 FA 대박을 쳤다. 

두산 베어스가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43주년 창단기념식 겸 시무식을 가졌다.행사에는 고영섭 신임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태룡 단장, 이승엽 감독 및 주장 양의지를 비롯한 선수단 85명이 참석했다.두산 주장 양의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1.15 /cej@osen.co.kr

두산 베어스가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43주년 창단기념식 겸 시무식을 가졌다.행사에는 고영섭 신임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태룡 단장, 이승엽 감독 및 주장 양의지를 비롯한 선수단 85명이 참석했다.행사를 마친 뒤 두산 양의지와 이승엽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1.15 /cej@osen.co.kr

양의지는 NC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며 공룡군단의 창단 첫 통합우승 주역으로 우뚝 섰다. 그리고 두 번째 FA를 맞아 장고 끝 전격 친정 복귀를 택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4+2년 152억 원 FA 계약이라는 또 한 번의 잭팟을 터트린 그였다. 
양의지는 30대 중반이 넘은 나이에도 계약 첫해 129경기 타율 3할5리 17홈런 68타점, 이듬해 119경기 타율 3할1푼4리 17홈런 94타점을 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해에는 잦은 부상으로 수비에서 608⅓이닝(9위) 소화에 그쳤으나 양의지는 여전히 두산 공수의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전력이다. 양의지는 계약 3년차를 맞아 두산에서 첫 주장을 맡으며 막중한 책임감까지 안게 됐다. 
지난 15일 제43주년 창단기념식에서 만난 양의지는 어떻게 주장을 맡게 됐냐는 질문에 “작년에 (양)석화이가 잘해줘서 생각하지 못했는데 코칭스태프에서 ‘이제 한 번 할 때도 되지 않았냐. 한 번은 네가 해줘야 한다’라고 해서 알겠다고 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두산 주장이라는 자리가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처음 입단했을 때 김동주, 홍성흔 선배님이 주장이셨고 그분들 보면서 야구하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라며 “이제 어린 친구들이 날 보면서 느끼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모범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한다. 한편으로는 영광이다”라고 베어스 캡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프로야구 KT 위즈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꺾었다. 프로야구 KT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두산에 4-0으로 승리했다. KT는 2016년 KIA(LG 상대), 2021년 키움(두산 상대)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승리한 팀이 됐다. 9회말 두산 김재환, 양의지, 곽빈, 양석환 등 선수들의 표정이 어둡다. 2024.10.02 / dreamer@osen.co.kr
두산 주장을 맡은 순간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아픔이 떠올랐다. 양의지는 지난 시즌 막바지 쇄골을 다쳐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를 모두 결장했고, 양의지 없는 두산은 5위 KT 위즈에 뼈아픈 업셋을 당했다. 
양의지는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보는데 답답했다. 많이 힘들었다. 힘든 때 고참이 나가서 힘을 내주고 경기를 풀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동생들한테 정말 미안했다”라며 “올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선배로서 더 열심히 좋은 주장 역할을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두산에서 주장은 처음이지만,  NC 시절 3시즌 동안 주장 완장을 찼던 경험이 있다. 2020년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 당시 남다른 리더십을 뽐내며 ‘우승 캡틴’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양의지는 “주장을 해보면서 느낀 건 선수들이 편안하게 야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게 주장의 역할이다. 우리 선수들은 알아서 다들 잘한다”라며 “또 잘 되는 팀을 보면 벤치 분위기가 항상 좋다. 우리는 작년에 좋았다가 마지막에 안 좋아졌다. 그걸 빨리 개선하지 못한 채 마지막을 맞이한 게 문제였다”라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가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43주년 창단기념식 겸 시무식을 가졌다.행사에는 고영섭 신임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태룡 단장, 이승엽 감독 및 주장 양의지를 비롯한 선수단 85명이 참석했다.두산 양의지, 강승호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01.15 /cej@osen.co.kr
주장 양의지는 올해 두산의 성적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 양의지는 “보강은 없지만, 작년 우리가 가장 젊고 좋은 불펜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어린 투수들이 작년 경험을 통해 더 강해졌을 것이고, 성장했을 것이다. 충분히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올해 어린 선수들을 더 신경 쓸 생각이다. 타자들의 경우 팀배팅 등 디테일한 부분을 짚어주면서 두산이 점수를 뽑아야할 때 뽑을 수 있는 강팀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양의지는 구체적으로 “전력 분석을 작년보다 더 디테일하게 해야 한다. 경기를 할 때 왜 이 상황에서 이런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알았으면 좋겠다. 타석에서 무작정 안타를 치는 게 아닌 살아나거나 주자를 보내주거나 불러들여야 한다. 이런 플레이가 이뤄지면 몇 승은 더 추가하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건 출루율과 팀배팅이다”라고 강조했다. 
양의지 개인 또한 지난해보다 더 많은 수비 이닝을 책임지며 팀과 후배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 그는 “작년 몸 관리를 못한 부분이 있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다”라며 “올해는 조금 더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부상 없이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작년에 (강)민호 형이 하는 걸 보니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린 거 같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악착같이 나갈 것”이라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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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4일 도봉구 무수골 일대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연탄 나눔 행사는 연말을 맞아 저소득 소외계층에 사랑을 전하는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이다.두산 양의지가 연탄을 나르고 있다.   2024.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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