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X옥택연 ‘남주의 첫날밤’, 문화재 못질하더니..2주 만에 “촬영분 폐기”(공식)[종합]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5.01.17 06: 29

배우 서현과 옥택연이 주인공으로 촬영 중인 KBS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극본 전선영 / 연출 이웅희 / 제작 스튜디오N, 몬스터유니온)가 문화재 훼손 논란으로 한차례 물의를 빚은 가운데, 병산서원에서 찍은 촬영분은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16일 오후 KBS 측은 OSEN에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병산서원 촬영분은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병산서원에 못질을 했다는 문화재 훼손 논란이 터진 뒤 2주 만이다.
지난 2일 민서홍 건축가는 개인 SNS를 통해 못질을 당한 병산서원 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며 “서원 내부 여기저기에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있었고, 몇몇 스태프들이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 둘러보니 이미 만대루의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었다"라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스태프들은 귀찮다는 듯,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며 궁금하시면 시청에 문의하면 되지 않겠느냐? 허가받았다고 도대체 몇 번이나 설명해야 하는 거냐?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성을 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사진] 민서홍 건축가 SNS
이후 건축가는 안동시청 문화유산에 연락은 물론,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에 신고하고, MBC, JTBC에 전화 제보를 시도했다고. 하루 뒤 다시 확인했으나 촬영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다고.
이에 민서홍 건축가는 “못 좀 박는 게 대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문화재를 촬영 장소로 허락해 주는 것도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의문이다.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개탄스럽다. 결코 대수롭지 않다고 치부할 수 있는 일은 아니리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논란이 커지자, KBS 측은 “제작진은 지난 연말 안동병산서원에서 사전 촬영 허가를 받고, 소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현장 관람객으로부터 문화재에 어떻게 못질을 하고 소품을 달수 있느냐는 내용의 항의를 받았다”면서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KBS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사진] 나무엑터스, 피프티원케이, 후크엔터테인먼트, 엑스와이지 스튜디오
이어 “현재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에 있다. 당시 상황과 관련해 해당 드라마 관계자는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에 있다”면서 “또한 앞으로 재발 방지 대책과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 드라마 촬영과 관련한 이 모든 사태에 대해 KBS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입장을 밝힌 이후에도 안동경찰서에 고발장이 접수되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3일 KBS는 재차 입장을 내고 “오늘(3일) 안동 병산서원에 드라마센터장과 책임 프로듀서를 급파해 현장 상황을 파악한 결과, 기존에 나 있던 못자국 10여 곳에 소품을 매달기 위해 새로 못을 넣어 고정하며 압력을 가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제작팀이 못을 넣었던 곳은 병산서원 만대루 기둥 보머리 8곳과 동재 보머리 2곳 등 10여 곳으로, 현재 일부 언론이 보도한 ‘만대루 기둥 못자국’ 사진과는 관련이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BS 측은 “기존에 못자국이 있는 곳이더라도 새로 못을 넣어 압력을 가한 행위는 문화재 훼손에 해당됨으로 이 사안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다만, 촬영과정에서 제작팀은 소품을 거는 것이 가능한 위치인지를 사전에 병산서원을 관리하고 있는 별유사님께 검토를 받았고, 별유사님 입회하에 촬영을 시작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첨언했다.
또한 고발장 접수와 관련해서는 “KBS는 경찰 수사 및 안동시와 국가유산청 조사를 지켜보며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또한 향후 훼손된 부분의 복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이 외에도 “드라마 외주제작사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의 소중한 가치를 알리는 교육을 실시하고, 향후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 KBS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겠습니다. 가이드라인에는 문화재와 사적지, 유적지에서 촬영을 진행할 경우 문화재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거나 전문가 입회 하에 촬영을 진행하는 내용 등을 담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KBS 측은 논란 2주 만에 드라마에 사용될 예정이었던 병산서원 촬영분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KBS 2TV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노브레이크’ 경로 이탈 로맨스 판타지로, 서현, 옥택연, 권한솔, 서범준, 지혜원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현재 촬영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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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민서홍 건축가 SNS, 소속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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