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신인투수 정현우(19)가 한화 이글스 류현진(38), SSG 랜더스 김광현(37), KIA 타이거즈 양현종(37)의 뒤를 잇는 좌완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을까.
한국야구는 최근 국제무대에서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꾸준한 하락세다. 2015년 프리미어12 초대 대회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지만 WBC에서 3개 대회(2013년, 2017년, 2023년) 연속 본선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고 프리미어12에서도 2019년 준우승에 이어 지난해 대회에서는 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부진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지적받고 있지만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차세대 에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대표팀은 2006년 WBC 4강 진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등 전성기를 맞이했을 때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 등 특급 에이스들이 마운드를 책임졌다.
하지만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는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문동주(한화), 원태인(삼성), 곽빈(두산) 등 기대주들이 있는 우완투수와 달리 좌완투수는 여전히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KIA)을 넘어설 수 있는 유망주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이다. 2021년 신인상을 수상한 이의리(KIA)가 4시즌 동안 80경기(393⅔이닝) 26승 22패 평균자책점 3.89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제구 불안이 꾸준히 아쉬운 점으로 지적받고 있고 지난해 5월 토미 존 수술을 받아 올해도 복귀가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황준서(한화)도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36경기(72이닝) 2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8로 다소 아쉬운 데뷔 시즌을 보냈다.

올해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좌완투수 유망주는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정현우(키움)다. 덕수고 에이스로 활약하며 고교 통산 29경기(101⅓이닝) 11승 1패 평균자책점 1.24로 빼어난 성적을 거둔 정현우는 지난해 9월에는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18세 이하 야구선수권대회에 청소년 국가대표팀으로 출전해 2경기(3⅔이닝)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1로 활약했다. 전주고 우완 에이스 정우주(한화)와 전체 1순위 지명을 두고 마지막까지 경쟁을 펼쳤고 키움은 완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정현우를 택했다.
신인선수가 성장을 하는데 중요한 것은 충분한 출전 기회를 얻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키움은 정현우에게 최고의 팀이 될 수 있다.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는 키움은 올 시즌 외국인투수를 케니 로젠버그 1명만 기용할 예정이다. 어린 투수들에게 빠르게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성장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정현우 역시 유력한 선발투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루키캠프에서 프로선수로서 첫 훈련을 소화한 정현우는 지난 7일 인터뷰에서 “캠프에 갔다오니까 프로에 더 가까워진 것 같다. 형들과 함께 운동을 하다보니까 지금까지 해왔던 것은 다 버리고 새롭게 출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추어 때보다 운동량도 더 많고 확실히 잘 짜여진 스케줄로 운동을 하는 느낌이다. 많은 운동량을 소화하려고 하니까 아직 체력적으로 부족한 점을 느꼈다”라고 프로선수가 된 소감을 밝혔다.
“아직 구단에서 보직에 대해 들은 것은 없다”라고 말한 정현우는 “기본적인 체력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아직은 내 위치가 없으니까 구단에서 맡겨주는 보직에서 열심히 던질 생각이다”라고 데뷔 시즌을 앞둔 각오를 이야기했다.
전체 1순위 지명 유망주로 데뷔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정현우가 많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