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지구 최강의 투수로 메이저리그를 지배해던 제이콥 디그롬(37·텍사스 레인저스)이 부활을 선언했다. 올해 풀타임 시즌으로 30경기 등판을 목표로 세웠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5시즌 텍사스 레인저스 팬페스트에 참석한 디그롬의 새 시즌 각오를 전했다.
디그롬은 “정말 흥분된다. 작년에는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보며 나아갔고, 지금은 확실히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이하는 것 같다. 정말 기분이 좋다”며 부상에서 돌아와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이하는 설렘을 표했다.
이어 그는 “올해 목표는 가능한 많이 마운드에 서는 것이지만 분명 현명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이닝 넘게 던지진 않더라도 30번의 선발등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여기서 투구하기 위해 계약을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올해 최대한 많이 등판해 팀에 기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014년 뉴욕 메츠에서 데뷔 첫 해부터 내셔널리그(NL) 신인상을 차지한 디그롬은 2018~2019년 2년 연속 NL 사이영상으로 전성기를 보냈다. 2020년 최고 시속 102.2마일(164.5km), 평균 99.2마일(159.6km)을 뿌린 디그롬은 파이어볼러답지 않게 안정된 커맨드로 슬라이더, 체인지업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사진] 텍사스 제이콥 디그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1/19/202501192117775853_678d23ae2495f.jpg)
그러나 신은 모든 것을 다 주지 않았다.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으로도 유명한 디그롬은 2021년부터 부상의 늪에 빠졌다. 옆구리, 전완근, 팔꿈치, 어깨 등 부상이 끊이지 않으면서 2022년까지 2년간 각각 15경기 92이닝, 11경기 64⅓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부상 리스크를 안은 상태로 FA 시장에 나왔지만 의외로 대박을 쳤다. 텍사스가 5년 1억8500만 달러(약 2700억원) 대형 FA 계약을 디그롬에게 안겼다. 30대 중반에 부상이 잦았던 디그롬에게 5년을 보장한 것이다. 위험성이 큰 계약으로 우려됐는데 첫 해부터 사달이 났다.
2023년 6경기(30⅓이닝 2승 평균자책점 2.67 탈삼진 45개) 만에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이탈했다. 4월29일 뉴욕 양키스전이 시즌 마지막 등판으로 복귀를 시도하다 팔꿈치 인대 손상이 발견됐고, 6월초 토미 존 수술을 결정하면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다.
![[사진] 텍사스 제이콥 디그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1/19/202501192117775853_678d23ae8bd9f.jpg)
당시 인터뷰 중 디그롬은 절망감을 드러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텍사스가 그해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디그롬 악재가 그나마 묻혔다. 재활을 거쳐 지난해 9월 1년 5개월 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돌아온 디그롬은 3경기(10⅔이닝) 평균자책점 1.69 탈삼진 14개로 호투했다. 복귀전에서부터 최고 시속 97.7마일(158.8km) 강속구를 던지며 건재를 알렸다.
크리스 영 텍사스 야구운영사장은 “내가 올해 가장 기대하는 것 중 하나가 디그롬의 건강한 시즌과 우리 팬들이 그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가 던질 때마다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기분을 우리 팬들이 한 시즌 동안 제대로 봤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도 “작년에 그 맛을 잠깐 봤다. 디그롬은 정말 대단한 재능을 갖고 있다. 그를 건강하게 돌보는 게 우리 일의 일부가 될 것이다”며 부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를 예고했다.
건강한 디그롬에 대한 텍사스 팀 동료들의 기대도 상당하다. 텍사스 거포 2루수 마커스 시미언은 “디그롬의 풀시즌은 모두가 원하는 것이다. 건강할 때 그는 최고의 투수”라고 치켜세웠다. 좌완 선발 코디 브래드포드도 “디그롬은 특별한 사람이다. 태어날 때부터 공을 던지는 재능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데 디그롬이 그렇다. 건강할 때 그는 틀림없이 야구 역사상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 2025년 그가 우리 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보는 건 정말 흥미로울 것이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사진] 텍사스 제이콥 디그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1/19/202501192117775853_678d23aee2def.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