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에 SOS+등번호 교체+7kg 증량…‘연봉 3700’ 휘문고 오타니의 처절한 노력 “한 번만 더 응원해주세요”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5.01.20 11: 40

“한 번만 더 응원해주세요.”
올해를 다를까. 아니 올해는 달라야 한다. 오프시즌 그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린 김대한(25·두산 베어스)이 2025시즌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날개를 펼 수 있을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대한은 지난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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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한은 양의지, 양석환, 정수빈, 이영하, 이병헌 등 5명과 함께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편성됐다. 두산 선수단 본진은 24일 출국길에 오르며, 김대한은 본진보다 닷새 먼저 캠프지인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몸을 만든다. 
공항에서 만난 김대한은 “미국에서 훈련했던 걸 따뜻한 곳으로 가서 이어서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마침 (양)석환이 형이 사비로 도와주신다고 해서 감사하게 선발대로 가게 됐다”라고 밝혔다. 
아마추어 시절 휘문고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로 불렸던 김대한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차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은 당시 투수 김대한의 가치를 높이 샀지만, 선수 의지에 따라 타자(외야수)로 커리어를 출발했다. 김대한은 당시 김재환, 정수빈, 박건우의 뒤를 이을 베어스 차세대 주전 외야수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부진과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1군 통산 19경기 15타수 무안타 3볼넷 4득점이라는 1차지명답지 않은 성적을 남기고 2020년 8월 군으로 향했다. 입단 후 1년 반 동안 두산의 두터운 외야진을 뚫지 못하며 2년차 시즌 도중 현역병 입대라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2022년 2월 전역한 김대한은 복귀를 준비하던 도중 햄스트링을 다치며 다시 재활의 시간을 가졌다. 그럼에도 10월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김대한을 베어스 우타 라인의 핵심 기대주로 꼽으며 “김대한은 보디빌더를 해도 될 것 같다. 힘이 좋다. 지치지도 않는다”라는 높은 평가를 내렸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 정수빈, 양석환, 이영하, 김대한, 이병헌이 19일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인천공항을 통해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스프링캠프 인원은 이승엽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3명과 선수단 44명 등 총 57명이다. 투수 22명, 포수 4명, 내야수 9명, 외야수 9명이 참가한다. 신인 중에서는 1라운드 지명자 내야수 박준순과 3라운드 지명자 투수 홍민규가 이름을 올렸다.두산 김대한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19 /sunday@osen.co.kr
김대한의 비상을 가로막은 건 또 부상이었다. 정수빈의 뒤를 받칠 백업 중견수로 낙점됐지만, 2023년 3월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5회 3루 슬라이딩을 하다가 우측 중수골이 골절됐다. 김대한은 또 다시 장기 재활에 돌입했고, 5월 복귀 후 33경기 타율 1할9푼8리 1홈런 7타점 OPS .566로 다시 고개를 숙였다. 시즌 뒤 참가한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는 불운까지 겹쳤다.
이승엽 감독은 2024시즌 다시 휘문고 오타니의 재림을 기대했다. 그러나 김대한은 또 1군과 2군을 오가며 61경기 타율 1할3푼3리 1홈런 7타점에 그쳤다. 김대한은 부진을 딛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승엽 감독의 “타격을 바라지 않는다. 대주자, 대수비 역할을 위해 넣었다”라는 코멘트에서 그의 떨어진 위상이 확인됐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김대한은 2024시즌 종료와 함께 새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10월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2024 피닉스 교육리그, 11월 이천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2024시즌을 복기, 2025시즌 과제를 확인했고, 선배 김재환과 함께 ‘전직 메이저리거’ 강정호에게 SOS를 요청, 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운영하는 ‘킹캉 스쿨’에 사비를 들여 다녀왔다. 
김대한은 강정호 스쿨 수강 배경에 대해 “(김)재환 선배님이 다녀오신 걸 보고 나도 가려고 했다. 힘든 시기에 (강)정호 선배님이 올려주신 영상을 보고 확실하게 마음을 먹었다”라며 “재환 선배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걸 배울 수 있냐고 많이 물었다. 선배님이 숙소부터 세세하게 잘 알려주셨다”라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 정수빈, 양석환, 이영하, 김대한, 이병헌이 19일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인천공항을 통해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스프링캠프 인원은 이승엽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3명과 선수단 44명 등 총 57명이다. 투수 22명, 포수 4명, 내야수 9명, 외야수 9명이 참가한다. 신인 중에서는 1라운드 지명자 내야수 박준순과 3라운드 지명자 투수 홍민규가 이름을 올렸다.두산 김대한과 이병헌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19 /sunday@osen.co.kr
수강 만족도는 상당히 높아 보였다. 김대한은 “미국에 잘 다녀왔다”라며 “몰랐던 부분을 배워서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어려워서 헤매기도 했지만, (강)정호 선배님이 설명해주시는 걸 들으면서 ‘이래서 안 됐구나’라는 걸 느꼈다. 다만 모든 건 시즌 때 해봐야 안다. 잘 준비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대한은 훈련과 더불어 체중 증량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이 또한 김재환의 도움이 크게 작용했다. 김대한은 “재환 선배님과 (미국에서) 하루에 두 끼를 먹었는데 그 두 끼를 정말 배 터질 때까지 먹게 해주셔서 살이 많이 쪘고, 잘 유지하고 있다. 한국 와서는 하루에 5끼를 먹었다. 그 결과 미국 가기 전보다 체중이 7kg 증가했다”라고 전했다. 
김대한은 새 출발을 위해 등번호 또한 기존 37번에서 27번으로 변경했다. 27번은 LG 트윈스로 떠난 베테랑 투수 김강률이 달았던 번호다. 
김대한은 “처음부터 다 새롭게 시작하려고 한다. 유니폼도 바뀌었고, 나 또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걸 배웠다. 정말 새로운 마음으로 해보기 위해 등번호를 바꿨다”라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 정수빈, 양석환, 이영하, 김대한, 이병헌이 19일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인천공항을 통해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스프링캠프 인원은 이승엽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3명과 선수단 44명 등 총 57명이다. 투수 22명, 포수 4명, 내야수 9명, 외야수 9명이 참가한다. 신인 중에서는 1라운드 지명자 내야수 박준순과 3라운드 지명자 투수 홍민규가 이름을 올렸다.두산 김대한이 미소를 짓고 있다. 2025.01.19 /sunday@osen.co.kr
프로 입성 후 가장 바쁜 오프시즌을 보냈지만, 김대한의 올해 키워드는 ‘내려놓기’다. 압박감 속 단기간에 훈련의 성과를 입증하기보다 편한 마음으로 시즌에 임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땀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마음이다.
김대한은 “그 동안은 내가 못해서 계속 쫓겼고, 그러다보니 야구가 잘 안 됐다”라며 “이번에 부모님이 얽매이지 말고 편하게 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나 또한 그게 맞는 거 같다. 절박한 상황은 맞지만, 올해는 너무 안 얽매이고 편하게 하고 싶다. 편하게 아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 동안 많이 실망했을 두산 팬들을 향한 당부의 메시지도 남겼다. 김대한은 “새로운 변화를 준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부상 없이 전보다 나은 시즌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팬들이 그동안 많이 실망하셨겠지만, 한 번만 더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올해는 100경기에 나가는 게 목표다”라고 절치부심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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