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비 사기 혐의로 피소된 작곡가 겸 가수 유재환이 무혐의 결정을 받았다.
서울강서경찰서는 지난 10일 사기 혐의로 23명에게 단체 피소된 유재환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고소인들은 지난해 8월 12일 “유재환이 작곡 대금을 받더라도 작곡을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3명으로부터 총 5500여만 원을 받아챙겼다”며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유재환이 곡 제작을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냈다.
유재환은 불송치 결정 후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마냥 좋다는 느낌은 전혀 안 든다. 그냥 오해는 벗었구나 싶은, 겸손한 마음이 든다”며 “좋은 일을 하고자 시작했는데 오해로 번지게 돼 많이 아쉬웠다. 너무 힘든 시간이기도 했고 나름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되어서 안타깝기도 하다”고 말했다.
유재환은 “제가 곡비를 받은 것이 아니다. 제 자식 같은 곡들을 드리는데 작곡비나 편곡비도 안 받고 순수하게 제작비만 받고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던 일이다”라며 “처음에 130만 원을 받았던 건 그걸로 곡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런데 하다 보니 세션비도 오르고 제작비가 150만 원이 나오다가 180만 원, 나중에는 200만 원이 나오더다. 제작비가 이렇게 오를 줄 모르고 130만 원만 받고 시작한 게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유재환은 근황에 대해 “아무 일도 못하고 집에서 작업하고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4개월 밖에 안 됐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사실상 칩거 생활 중이다. 극단적인 선택도 시도했다. 그 때문에 한동안 정신병동에 입원도 했다. 그러다가 어머니까지 돌아가시니 일상적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생활고도 겪으며 많이 힘들었다. 현재 파산 상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유재환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그래도 음악을 해온 사람이니까, 음악으로 갚아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렵지만 다시 건반을 쳐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재환은 지난해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그는 “저의 불찰”이라며 “개인적인 이들이 여럿 중첩해 생겼고, 그러면서 건강 이상이 있었던 건 사실이나 고의로 금전적 피해를 드리려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lnino8919@osen.co.kr